'추석대전'서 安·文 누르고 지지율 반등…이젠 말보다 현실성 있는 공약이 먼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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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강주모 기자] 최근 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답보상태를 보이고 있다. 대신 지난 해부터 철옹성을 유지해오던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지지율이 급락했다가 이번 추석연휴룰 기점으로 소폭 반등한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박 후보의 상승과 안 후보의 지지율이 상반된 현상에 대해 안 후보의 아파트 다운계약서 논란이나 논문표절(안철수), 과거사 발언 사과(박근혜)에 기인한다고 분석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안 후보나 박 후보(민주통합당 무문재인 후보 포함)나 고정적인 지지층이 존재한다. 정치권에서는 이들을 두고 '집토끼'라는 표현을 종종 사용하는데 안 후보의 경우는 집토끼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결과로 지지율 하락이라는 쓴맛을 봤다. 바꿔 말하자면, 박 후보의 지지율 반등에는 집토끼 단속을 제대로 했다는 얘기로 해석할 수 있다.

박 후보는 이번 대선 지역행보에서 가장 첫 행선지로 PK(부산·경남)을 선택했다. 상식적으로 보더라도 그의 첫 민심행보는 그의 텃밭인 TK(대구·경북)을 찾았어야 했다. 하지만 박 후보는 보란듯이 TK를 둔 채 PK행 티켓을 먼저 끊었다. 부산은 우리나라 경제활동의 허파로 통하는 곳임은 물론, '제2의 도시'다. 또, 지난해 저축은행 사태로 인해 만신창이 상태가 된 후 이렇다할 손에 잡히는 후속조치가 미비했던 지역이기도 하다.

저축은행 대부분의 피해자들은 팍팍한 삶을 살아가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40~50대 중장년층의 사람들이 대다수다. 박 후보에게는 절대적 지지자로 통하는 부산의 중장년층들의 아픈 마음을 외면할 수 없었던 것이다. 박 후보는 지난달 24일, 부산택시조합과 구포시장을 방문해 민심을 청취했다. 그는 "새누리당은 부산 시민 여러분께 많은 신세를 졌다. 부산을 21세기 해양수도로, 아시아 영화중심 해양관광중심으로 새롭게 설계하고 키워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의 부산방문이 '현명한 선택'이었다는 데는 이견을 달 수 없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없지 않다. 이른바 행보의 '모양새'만 갖췄을 뿐, '속 빈 강정'이라는 지적도 많은 게 사실이다. 박 후보는 이번 부산 방문에서 "열정이 부산의 선거스타일이다. 그런 열정으로 하면 이루지 못할 것이 없다"며 선거를 독려했다. 이는 '화끈하게 밀어달라'는 박근혜식 우회적인 스타일의 표현이었다. 구체적으로 '어떻게, 부산 시민들을 위해 어떤 성과를 내겠다'는 이른바 공약 부재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노출시켰다.

심지어 이날 부산 선대위원장을 맡은 정의화 의원이 앞선 인사말에서 "해양수산부를 부산으로 가져와서 독립 부처로 만들고 제2의 허브 공항이 부산 가덕도로 오도록, 이 2가지 공약을 박 후보가 꼭 선택해주기를 바란다"며 "우리를 밀어준 부산 시민들께 박 후보가 말과 행동을 보여달라"고 요청하며 분위기를 잡았지만 끝내 박 후보는 이에 화답하지 않았다.

박 후보의 "~잘 해야죠",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는 기존의 수동적인 표현보다는 "~하도록 하겠습니다"라는 보다 능동적인 화법이 요구된다. 이제 박근혜 후보는 더 이상 새누리당 내 경선 후보가 아닌 안 후보, 문 후보와의 대선 결승전을 치르고 있는 선수라는 점을 절대로 간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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