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푸드 프로젝트' 769억원 투입…성과는 '미미'


▲ 지난 1월 제 10회 외국인정책위원회에서 한식의 우수성을 설명하고 있는 서규용 농림수산부 장관

국내 특급호텔도 한식당 외면
한식세계화 연구용역 모델 식당, 쌀 제외 대부분 '수입산'
사업 4년째 무계획…부실·졸속사업 전형

[투데이코리아=정단비 기자] K-팝 열풍과 더불어 한식을 세계화하기 위해 정부는 오는 2017년까지 한식을 세계 5대 음식으로 만들겠다며 야심착 추진한 'K-푸드 프로젝트' 사업이 769억원의 예산이 투입됐지만 그 성과가 미미해 예산을 낭비하고 있다는 비판이 쏟아지는 가운데, 한식세계화 사업을 수입전문회사에게 맡긴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에 따르면 최근 김치 유통기한을 늘리는 기술로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하고, 전통한식을 패스트푸드 형태로 특화시킨 식당을 선보여 국내 외식기업의 해외진출을 위한 현지화 지원사업(농식품부 선정, 연구용역비 2억)사업자로 선정된 ‘아워홈’에서, 취급하는 주요 음식제품 102개 중 74개(72.6%)가 수입 농축수산물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 기업은 축산물 및 농산물, 수산물, 가공식품에 이르기까지 외국 유명회사에서 직수입하여 국내에 판매하고 있는 수입 업무를 겸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한식세계화 사업자로 선정된 이후 '한식세계화의 첨병역활을 하는 기업'이라는 대대적인 홍보가 무색해졌다.

특히 한식세계화 연구용역 모델로 선정된 ‘밥이 답이다’라는 식당도 쌀을 제외한 주요 식재료 대부분을 수입산 농축산물로 원료를 사용하고 있어 파장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또 'K-푸드 프로젝트'의 성과에도 더욱 의구심이 생기고 있다.

실례로 세계의 이목이 쏠린 뉴욕 한복판의 한식당을 여는 이 사업인 `뉴욕 플래그십 한식당'은 50억원의 예산이 배정됐으나 졸속 추진으로 민간사업 참여자가 없어 49억6000만원을 한식세계화 사업내 자체변경하여 사용한 것을 비롯, 국내 특 1급 호텔 68곳 중 한식당을 운영하는 곳은 50%에 불과한 실정이다.

서울시내 20곳 특급호텔 중 한식당이 있는 곳은 5군데에 불과한 반면, 중식당과 일식당은 각각 41곳, 39곳에 달해 한식당 수를 압도하고 있다.

한식세계화와 함께 역점을 뒀던 전통주 역시 와인, 맥주 등 수입 주류의 공세에 밀려 매출액이 지난 2006년 593억원에서 지난해 418억 원으로 뒷걸음질 치고 있다.

홍 의원은 "이러한 기업(수입전문회사)에 한식세계화 차원에서 상을 주고 연구용역을 맡긴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이러고도 정부가 2017년까지 한식을 세계 5대 음식으로 만들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5일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 새누리당 간사인 김재원 의원 역시 “범정부 차원에서 2009년 시작된 ‘한식세계화사업’이 명확하고 구체적인 성과도 없이 지금까지 총 769억원의 예산만 소모하고 있다”며 사업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기도 했다.

'한식세계화사업'은 많은 정부부처와 기관이 참여해 4년째 진행하고 있는 사업이지만 아직 명확한 마스터플랜이나 장기 로드맵조차 수립하지 못한 채 무계획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중복 집행되거나 진행하다가 중단되는 사업이 다수 발생하는 등 부실·졸속사업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으며, 연구용역도 무계획적으로 다급하게 진행됐다고 지적이 오고 있다.

이에 대해 서규용 농식품부 장관은 "한식 세계화 사업이 시행 초기에 시행착오를 겪었음을 인정하지만 현재 한식세계화 사업이 농식품 수출을 확대하는 사업으로 전 국민들의 공감대를 바탕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답변했으며, 농식품부는 해명자료를 통해서도 "플래그쉽 한식당 사업은 유럽 경제위기에 따른 외식경기 불투명으로 외식기업이 신규투자를 억제하는 상황에서 건물매입 등을 위해 200억원 이상을 투자 할 수 있는 기업이 없어 사업이 중단된 것이다. 한식세계화의 목적을 조기에 달성하기 위해 플래그쉽 불용예산의 경우 한식을 알릴 수 있는 컨텐츠 개발과 한식의 우수성을 과학적으로 알리기 위한 연구용역사업에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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