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만 150억 체불…고액연봉·성과급 등 '제 식구챙기기'


▲ 사진=지난해 LH, '부패추방 및 청렴실천 결의대회', 이지송 LH 사장(작은 사진)

2010년~현재까지 총 임금체불액 278억원의 54% 절반이상 차지해 심각
전직 LH출신 50명 출자회사서 연봉 평균 1억3700만원
비리로 파면·해임된 직원, 퇴직금 전액 지급

[투데이코리아=정단비 기자] 우리나라의 전체 공기업 부채가 463조5000억원으로 국가 부채(420조7000억원)를 웃도는 가운데, 부채율 486%으로 지난 6월 말 현재 133조7000억원의 부채를 안고 있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 이지송)가 하도급업체의 임금은 체불한 채, 비리로 파면이나 해임된 직원에도 퇴직금을 전액 지급하고 고액연봉을 받는 등의 '제 식구 챙기기'식의 방만한 경영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LH가 발주한 건설현장에서 올해 들어 9월까지 발생한 하도급업체들의 임금체불액이 150억원이 넘는 것이 드러나면서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이는 최근 3년간 임금체불 총액 278억원의 절반을 넘는 것으로, 경기침체 여파로 인한 건설현장 임금체불이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8일 LH를 상대로 한 국회 국토해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민주통합당 이미경 의원은 "화성동탄의 메타폴리스 B모 대표의 연봉은 2억1300만원, 성남판교의 알파돔시티 J모 대표는 2억1000만원에 이르는 등 전직 LH출신 50명의 임원들이 출자회사에서 1년에 받는 연봉이 69억원으로 평균 1억3700만원에 달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2012년 9월 현재 LH 전체 PF사업 가운데 용인동백의 쥬네브(2008.12), 대전 엑스포 스마트시티(2009.12), 용인동백 모닝브릿지(2012.6), 화성 동탄 메타폴리스(2011.3) 등은 사업기간이 종료됐음에도 용도를 바꿔 개발되고 있다.

또 지난 5년간 LH의 주공출신 업체 용역낙찰 건수 등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LH가 지난해 발주한 현상설계 용역에서 선정된 업체의 68.4%가 주공 출신 인사의 업체로 드러났다.

현상설계는 공모를 통해 제출된 작품을 주관적으로 평가해 업체를 선정하는 방식으로, 당선 업체에 설계용역 수의계약 권한을 부여하는 제도다. LH는 우수한 작품 공모해 좋은 아파트를 공급한다는 명분으로 시행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방만 경영의 수단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어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이 LH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LH는 지난 2010년부터 현재까지 직무상 비리로 파면·해임된 직원 19명에게 총 5억1274만여원의 퇴직금 전액을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건설현장에서 하도급업체들이 지난 2010년부터 올해 9월까지 체불한 노임은 총 701건, 278억4484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올해 들어 9월까지 발생한 노임체불은 174건으로 150억4717만원에 달해, 최근 3년간 노임체불액의 54%를 차지해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올해 9개월간 체불액이 2010년(64억7933만원)과 2011년(63억1834만원) 각각 한 해동안 발생한 체불금액의 2배 이상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LH는 이같은 방만 경영을 하고도 9월 말 국회에 제출한 재무 개선 방안에서, 임대주택 건설과 관련한 재정 지원 확대와 부채 축소를 위한 유동성 지원 등 정부의 지원을 요청하기도 했다.

LH 관계자는 이에 대해 "PF 출자회사의 임원 임금 규모는 매년 자체적으로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통해 결정되고 있다"며 "현재 평균 연봉은 1억2000만원 수준으로 줄어들었으며 최근 여러운 경영여건 등을 감안해 급여 삭감 또는 동결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2010년 이후 급증해 지난해 부채 총액이 130조5712억원에 달하는 LH의 기관장 연봉은 지난 2009년 1억2665만9000원에서 지난해 2억2243만4000원으로 연봉이 연평균 15%이상 인상됐고, 지난해 이지송 LH 사장은 자신의 연봉보다 많은 1억1514만원의 성과급을 지급받았다.

같은 기간 직원들의 평균 연봉도 5870만1000원에서 6511만8000원으로 700만원 가량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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