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에 만월을 갈망하고 숭상하던 시대에 이미 일 년 중에서 가장 달이 밝은 한가위는 우리 민족 최대의 축제로 여겨지게 되었고, 후에 명절로 제정돼 오늘날까지 전승됐다. 추석에 행해지는 세시풍속 놀이로는 소놀이, 고싸움, 강강술래, 원놀이, 가마싸움, 씨름, 반보기, 밭고랑 기기 등을 들 수 있다. 이 중에서 대표적인 몇 가지를 살펴보자.

◆남성들의 진정한 힘겨루기 '고싸움'
고싸움놀이는 주로 전라남도 일대(현재의 광주광역시 남구 대촌동 칠석마을)에서 정월 대보름 전후에 행해지는 격렬한 남성 집단놀이다. 고줄은 줄 머리에 둥근 고를 만들어 세우고 단단하게 하기 위해서 대목을 속에 넣어 팔뚝만한 동아줄로 칭칭 감아 고줄이 빳빳하도록 하고, 둥글게 구부려 묶어서 고몸체를 만든다. 고를 메고 싸움터로 나가기 전에 마을을 돌며 농악으로 흥을 돋우고, 양쪽의 고가 서로 접근하면 고를 높이 들었다 내렸다 하며 기세를 올린다. 놀이꾼은 줄패장, 고를 메는 멜꾼, 고의 몸과 꼬리를 잡는 꼬리줄잡이, 농악대 등으로 구성되며, 우두머리인 줄패장은 고 위에 앉아 싸움을 총지휘하고, 부장들은 깃발을 휘둘러 기세를 북돋운다. 상대방의 고를 덮쳐 땅에 닿게 하면 이기게 되는 고싸움은 놀이를 통하여 마을사람들의 협동심과 단결력을 다지는 집단놀이로서 의의를 지닌다.

고싸움

◆여성들의 흥겨운 무용 '강강술래'
남해안 일대에 전승돼 주로 한 가위에 여성들이 노는 놀이로, 여성놀이 중 가장 정서적이며 율동적인 놀이이다. 고대 부족사회의 공동축제 등과 같은 모임 때 서로 손과 손을 맞잡고 뛰어 놀던 단순한 형태의 춤이 강강술래의 기원으로 추측된다. 수십 명의 부녀자들이 손을 맞잡고 둥그런 원을 지어 무리를 이루고, 목청이 빼어난 사람이 앞소리를 메기면 나머지 사람들은 뒷소리를 받으면서 춤을 춘다. 노래는 처음에 느린 가락으로 시작하다 점점 빨라지며, 춤 동작도 여기에 따라 변화한다. 이렇게 노래 가락에 맞춰 여러 형태로 원을 변형시키며 고사리꺾기, 덕석몰이, 청어엮기, 문열기, 기와밟기, 가마둥둥, 닭살이, 남생이 놀이 등 재미있는 춤 놀이를 벌이는 것이다.

강강술래

◆수고한 머슴에게 포상을 '소놀이'
추석 날 차례를 마치고 농악대가 풍물을 울리면 소 놀이가 시작된다. 두 사람이 허리를 굽히고 그 위에 멍석을 뒤집어씌우며 소의 시늉을 하고, 농악대와 마을 사람들은 소를 끌고 마을에서 가장 부농 집이나 그 해에 농사를 가장 잘 지은 사람의 집으로 찾아간다. 대문 앞에서 '소가 배가 고파 구정물을 먹고 싶어 왔으니 달라'고 외치면 주인이 나와서 일행을 맞이해 술, 떡, 찬을 차려 대접한다. 당년에 농사를 가장 잘 지은 집 머슴을 상머슴으로 뽑아 소등에 태우고 마을을 도는 경우도 있다. 농사를 천하의 대본으로 여겨 온 농경민족에게 풍작을 거두게 하였다는 것은 큰 공이니 위로하고 포상하는 뜻에서 소에 태우는 영광을 주는 것이다. 한번 상머슴으로 뽑히면 다음해 머슴 새경을 정할 때 우대를 받게 된다.

소놀이

◆어린 아이들의 지혜 겨루기 '칠교놀이'
전래 아동놀이의 일종인 칠교놀이는 칠교희라고도 부르며 7가지 조각으로 여러 교묘한 형태를 만들면서 노는 놀이이다. 칠교판과 칠교도를 가지고 혼자서 놀 수도 있고 몇 사람이 모여서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사방 10cm정도 되는 얇은 나무판을 직각 삼각형 큰 것 2개, 중간 것 1개, 작은 것 개, 정사각형 1개, 평행사변형 1개로 전부 7조각을 낸 칠교판으로 만들 수 있는 모형은 무려 100여종에 이르며 아동들의 구성놀이 중에서도 으뜸가는 놀이라 할 수 있다.

칠교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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