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 노래…"기억되는 가수가 되길 바란다"

IMG_7034.jpg
▲ 가수 선경

[투데이코리아=정단비 기자] "선경이 잘 되서 돈을 많이 번다면 내 스스로 복지사업을 할 수 있는 여건이 되지만, 잘못되더라도 거기서 끝이 아니라 복지사업에 대한 메세지를 전달하는 계기가 돼 돈 있는 사람들이 나서서 돕거나 평범한 사람들도 십시일반하자는 마음을 가지지 않을까 한다"

복지사업에 대한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라는 남다른 이유로 연예인의 길을 가게 됐다는 가수 선경의 말이다. 최근 꽃미남 트로트 가수 대열에 합류한 선경은 개그맨 허경환을 닮은 말끔한 외모와 '막가리'라는 재밌는 곡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평소 연예인 봉사단체 '백인이사회' 등 꾸준한 봉사활동으로 '마음이 따뜻한 사람'이라는 평을 받고 있는 선경을 지난 15일 한강근처 조용한 한 식당에서 만나보는 시간을 가졌다.

요식업계 젊은 CEO, '가수'가 되다

사실 가수가 될 줄을 꿈에도 생각을 못했다는 선경은 한때 식당을 운영하며 요식업의 꿈을 키우던 사장님이었다.

그는 "고등학교 때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외할머니가 계신 경상북도 문경으로 이사를 오게 됐다. 당시 어머니의 음식솜씨를 살려 식당을 한 번 해보자고 했는데 식당이 정말 잘됐다. 어머니가 그 식당을 저에게 물려주고 싶어하셨지만,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저에겐 와닿지가 않았었다. 이후 어머니의 설득 끝에 대학을 호텔경영학과에 진학해 낮에는 공부를 하고 저녁에는 식당에서 일을 도우며 요식업에 대한 꿈을 키웠다.

군 제대 후 스스로 장사를 한 번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가게를 시작했다. 당시 월급쟁이 봉급보다는 많이 벌었던 것 같다"고 데뷔 전 이력에 대해 설명했다.

선경은 가수를 할 것인지, 요식업에 계속 종사할 것인지를 고민하다 결국 가수를 택했다며 "물론 요식업을 해 돈을 벌어서 복지사업을 할 수도 있었지만 그 길보다는 가수를 하는 것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나팔수가 돼 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선경이 처음 가수가 된 것은 우연한 계기였다.

"아버지가 학창시절에 밴드를 하셔서 못다이룬 가수의 꿈이 있으셨다. 대학시절 별밤축제 가요제에서 대상을 받고 대형TV을 상품으로 받아온 적이 있는데 아버지가 애지중지하시며 다른 사람들에게도 자랑을 엄청 많이 하셨다"

그 일이 소문이 많이나서 이미 마을에서는 '노래 잘하는 사람'으로 소문이 나 있었다는 선경은 때마침 열린 '리'단위 노래대회에 할머니의 권유로 참가해 대상을 받으며, 연달아 '시'·'도'단위 대회에서 입상을 해 가수 인증서를 받았다.

가수 인증서를 가지고 무작정 서울로 상경해 가수분과위원회를 찾아갔다는 그는 "위원회를 찾아가니 대한민국 가수라는 가수 등록증을 줬다. '이제 가수가 된건가?'라고 생각하니 내 노래가 없는 것이었다. 이후 내 노래를 받기 위해 작곡가들을 무수히 찾아다녔다.

그러다 김범룡 선생님을 만나 노래 좀 가르쳐 달라고 졸랐다. 그렇게 1년 6개월 정도가 지나 첫 타이틀 곡 '좋은 날이 올거야'를 받아 열심히 활동했지만 이 노래가 나온지 3년이 지나도록 노래방에 등록이 안됐다"며 멋쩍게 웃었다.

'복지사업 메세지' 전달하는 가수 되고파
"노래에 대한 열정은 하면 할수록 더 해져"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께서 노인복지 사업을 하고 싶다고 하셨다"고 말문을 연 선경은 "연예인을 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복지사업에 대한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나이를 들어서 보니 장례비용도 만만치 않았다. 젊었을 때 멋지게 살다가도 늙어서 홀로 남게 되면 힘든 경우가 많다. 그래서 노인복지가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다"는 그는 거기서 더 나아가 자신의 경험한 아이들의 아픔을 보듬어주기 위해 유아복지도 함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아이들이 '나 아파' '자고싶다' 등 의사소통이 되는 나이까지만 보호가 된다면 한시름 놓는다. 그전까지 책임질 수 없는 부모들에게서 버린진 아이 중 사망율이 높다. 그때까지 키워줄 복지재단이 있어야하고, 돈이 없이 노후를 걱정하지 않도록 하는 노인복지, 처음과 끝을 함께 할 수 있는 복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일전에 봉사활동으로 서울시의 미혼모에게 배냇저고리를 만들어 주는 일을 했다. 이 때 1004벌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부족했다. 서울시내 몇 군데를 선택해서 줬음에도 미혼모가 1004명이 넘는데 버려진 아이가 몇명이겠냐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일은 소액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내가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니라 연예인이 되서 돈을 많이 벌자는 목적도 있지만, 언론매체를 통해 이러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는 생각을 했다. 어느정도 인지도가 쌓였을 때 방송을 나가 이 이야기를 하면 그 영향력이 미치리라 생각한다"

선경이 복지사업에 대한 나팔수를 자청한 이유로는 초등학생 때 어머니가 식당일하시며 전화받는 일이 힘들어보여 요즘 나오는 핸즈프리를 생각했었는데, 현실이 된 것처럼 '자본이 있는 사람들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어떤 일을 해낸다'는 생각이 든 것에서 비롯됐다고 한다.

또 그는 "방송에서 무명가수 10년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고 이전에는 이해를 하지 못했다. '안되면 포기하고 말아야지' 생각했는데 하다 보니까 이제 알겠다. 내가 한없이 부족하다. 배우고 공부하려면 10년도 짧더라. 노래에 대한 열정이 하면 할수록 더 해지고 있어 요즘에는 음악에 대한 애착도 많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고 복지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지만 노래에 대한 열정도 빼놓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힘든 연예계 생활, 보람된 적도 많아
선경에게 노래는 '나눔'…"노래하길 정말 잘했다"

아무 것도 모르고 서울로 상경해 홀로 연예계 생활을 시작한 그는 "집에다 자존심을 매일 놔두고 나온다"는 표현을 했다.

IMG_7023.jpg
▲ 16일 선경이 한강 근처 한 식당에서 피아노 연주를 하고 있다.
"나 스스로 나를 사랑하지만 내 자신이 상품이라고 생각되니 고충도 있었다. 취미로 즐기던 바이크를 비롯해 좋아하던 익스트림 스포츠도 가수가 된 뒤로는 다 끊었다.
또 유명하지 않은 연예인은 설 자리가 없고 많은 사람들이 연예인을 동경하는 것이 아니라 동정한다. 그리고 동정하는 사람 대부분이 자신보다 아래라고 생각한다. 이런 점이 참 힘들었다.

여기는 혼자다니는 사람을 독립군이라고 표현하는데, 혼자 매니저, 사장, 연예인 다 해야하다보니 너무 힘들고 외로웠다. 지금은 그래도 좋은 소속사와 많은 팬들이 있어 행복하다. 과거에는 치열한 경쟁속에서 나를 굉장히 아래로 볼 때 그 때가 참 힘들었다. 마음 다치는 것이 제일 힘들었다"

하지만 노래를 '나눔'이라고 생각한다는 선경은 이러한 힘든 상황에서도 자신의 재능을 나눔으로써 행복함을 느끼기도 한다고 한다.

"멋있는 말도 많지만 노래란 나눔이라고 생각한다. 작은 재능이지만 그 재능을 기부할 수 있고 나눌 수 있을 때 정말 행복한 것 같다. 노인분들이 많이 있던 시설에 간 적이 있었다. 그 자리에 가서 노래도 하고 윷놀이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 적이 있는데 정말 행복했다. 그날은 돈을 받은 것도 아니고 오히려 경비 등 쓰고만 갔지만 '노래하길 정말 잘했다. 누군가와 나눌 수 있는 것이 있구나' 받은게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리를 목적이 아닌 노래를 불렀을 때 그 행복이 배가 되는 것 같다. 지금도 봉사를 목적으로 연락을 주시면 어디가 됐든 출발한다. 봉사 활동 연락이 먼저 온다면 방송을 포기해서라도 갈 수 있다. 행복이라는 것 때문에.. 그런 일을 하고 나면 스스로가 행복해지고 그 힘으로 다른 어떤 무대에 가서도 더 행복하게 노래부를 수 있다"

신곡 '막가리'는 잘 맞는 옷
"여기에 빠져 미쳐보겠다"

팬들과의 소통들 중요하게 여기며 팬카페에서도 많은 활동을 하고 있는 선경은 이번 신곡을 정할 때도 팬들과 상의를 했다고 한다. 선경의 신곡 '막가리'는 장윤정의 '어머나', 이루의 '까만안경', 울랄라세션 '서쪽하늘'을 작곡한 윤명선 작곡가가 작곡한 곡인데, 그는 이 곡이 노래방 신기록을 세웠다며 "출발부터 기분이 좋다"고 들뜬 목소리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데뷔곡 '좋은 날이 올거야'는 아무리 활동을 해도 대중성이 없다고 노래방 등록은 안 시켜주더니 '막가리'는 사람들이 따라부르고 아이들이 따라부르는 동영상도 UCC로 올라오고 하니 한달여만에 노래방에 등재됐다.

이 노래를 부르고 나면 상당히 기분이 시원해진다. 부르기 전에는 가슴뛰고 부르고 나면 시원하고 잘 맞는 옷을 입었다고 생각한다. 노래도 연기라고 생각한다. 다음 곡이 나올 때까지 막가리라는 작품이 몇 부작이 될진 모르겠지만 정말 여기에 빠져 미쳐볼려고 한다"

또 선경은 젊은 남자 트로트 가수라고 하면 박현빈이 가장 먼저 생각난다는 기자의 말에 "그분이 앞서했기 때문에 후배가수들이 편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댄스트로트에 락을 가미시켜 창법이 조금 다르다고 볼 수 있다. 트로트라고 하면 꺾기, 기교라고 많이 말하는데 샤우팅을 많이 사용해 트로트같지 않다는 말을 듣기도 한다.

노래부를 때 시원하게 부르고자 한다. 차별화되는 것은 저는 정통 트로트보다는 세미 트로트이고 박현빈씨는 그만의 기교와 창법에 있는 색깔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막가리'라는 제목답게 "막 달리겠다"
"기억되는 가수가 되고파"

인터뷰가 끝날 무렵 선경은 이번에는 막가리라는 작품에 주인공을 맡았다며 "노래 내용 중에 사랑하는 너와나는 또 가리 사랑하는 너와 함께라면 달려간다는 내용이 있다. 간절함과 절실함을 가지고 전진하려고 한다. 한번 정말 막 달릴려보려고 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어 "처음에는 혼자 연예인이라는 생각에 혼자서 많이 했는데 지금은 대중들과 함께 가고 싶다. 대중을 생각하지 않는 연예인은 연예인의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방송을 통해 자신을 어필하려면 대중이 없으면 소용없다. 팬들과 같이 생각하는 소통하는 연예인이 되고 싶다"고 덧붙이며 "기억되는 가수가 되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하기도 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