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방의 기회없는 토론", "토론다운 토론회 원한다" 진행방식 변경요구


▲ 사진=지난 4일 서울 여의도 문화방송 스튜디오에서 방송토론을 앞두고 선전을 다짐하고 있는 (왼쪽부터)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통령후보, 민주통합당 문재인, 새누리당 박근혜

"추가질문은 왜 못하나"…진행 불만 많아
文측 "토론 겉치레..'앙꼬없는 찐빵'"…"자유토론 막는 유신시대 토론방식"

[투데이코리아=이정우 기자] 지난 4일 진행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주최한 새누리당 박근혜·민주통합당 문재인·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후보의 '대선후보 TV토론' 방식을 두고 말이 많다.

이날 진행된 토론을 두고 대선주자 캠프에서도 각자의 불만을 말하고 있지만, 대선토론을 시청한 유권자들 도 시간배정 및 토론방식에 대해 불만을 제기하며 '토론없는 토론, 맥빠진 토론'이라는 비판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이와함께 자유토론의 필요성을 외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추궁과 반박이 오가는 격의없는 맞짱토론이 되지않는 닫힌 토론방식과 사회자의 잦은 개입으로 지루함만 더하고 정책공약은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는 것이다.

중앙선관위나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선방위) 홈페이지만 보더라도 "국민이 후보의 토론 능력, 논리력, 통찰력을 파악하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구조", "갖고 나온 자료 읽는 시간으로 반 이상을 써버리는 게 토론인가", "사회자의 개입이 잦고 말도 길어 흐름이 끊긴다" 등의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이번 TV토론의 방식은 '자유토론'의 경우 제한시간 내에서 후보 간에 반론과 재반론을 자유롭게 할 수 있었던 반면, '상호토론'의 경우 질문자 1분, 답변자 1분30초 내에서 한 차례씩만 상호 질문이 가능한 규칙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 더이상 질문이나 답변이 불가능했다.

이러한 방식 때문에 원활한 토론이 이뤄지지 않아 보기에도 답답한 모습이 이어졌고, 질의 답변에 대한 충분한 토론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네티즌들 역시 "상호간의 박진감 넘치는 논쟁이 없다. 이건 연설이지 토론이 아니다"라는 비판을 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토론이라는 것이 서로 주고 받는 공방이 있어야 그말에 대한 책임과 진실을 알게 되는것인데 어제 토론은 토론이기보다는 토론 했다는 형식만 보여주는것같은 배신감을 느낀다"라며 토론방식에 대한 불만을 나타냈으며, 또 다른 네티즌은 "선관위 뭐하는 곳입니까? 부끄러운줄 아셔야죠. 자유토론 좀 해봅시다!"라며 박진감 넘치는 자유토론을 원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밖에도 "이게 토론회냐 발표회지", "토론은 특별한 규정 말고 자유토론을 해야합니다", "너무 제한적이었다. 토론다운 토론회여야지!", "재반론없는 이해안가는 토론방식을 수정하라", "이런토론이 세상에 어딨는지 초딩반장선거 토론도 이렇게는 안하겠다", "제대로 된 토론은 애초에 불가능 했습니다", "토론방식 당장 바꿔야한다", "대한민국의 가장 훌륭한 토론이 되어야 할 대선토론이 누가 정했는지 발표회가 되는군요" 등의 부정적 반응을 줄을 잇고 있다.

아울러 "'딱 한 번만 질문하고 답변하고 무조건 넘어가라'는 이런 식의 토론규칙은 토론을 통해 후보자를 검증하는 애초 취지와는 전혀 다르게 부실한 TV 토론 상황을 미리 만들어 놓은 꼴이 됐다"며 토론회에 대해 토론을 기획한 선관위에 책임을 물어야한다는 의견도 다수였다.

하지만 선관위는 "방송토론위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관위와 독립된 기관으로 설치되고 위원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추천한 사람을 포함해 학계, 박조계, 시민단체, 언론단체가 추천한 위원 11인으로 구성된다"며 "토론회 진행방식 관련 결정은 전적으로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의 고유 권한에 속한다"고 방송토론과 선관위는 무관함을 강조한 바 있다.

이같은 지적에 선방위는 이번 토론방식은 여야와 KBS, MBC, 경실련, 대한변협, 언론학회, 방송통신심의위, 선관위 등이 추천한 11명으로 구성된 선거방송토론위가 회의를 열어서 확정한 것으로, 후보자간 충분한 토론기회를 부여하지 못한 점은 있지만 국민이 궁금해하는 다양한 주제를 놓고 상호토론이 진행될 수 있도록 결정한 방식었다고 설명했다.

또 선방위는 "반론과 재반론의 기회가 없다는 주장과 달리 이번 토론회는 '국민공모 질문 후 자유토론' 방식과 '사회자 공통질문 후 상호토론' 방식이어서 후보자간 논쟁의 기회를 충분히 부여했다"고 반박했다.

한편 5일 민주통합당 이인영 선대본부장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선대본부장 회의에서 "처음부터 왜곡된 토론방식의 한계를 국민들도 절감했을 것이다. 재질문이 없는 토론 방식은 토론을 요식절차, '앙꼬 없는 찐빵'으로 만들었다"고 혹평하며 "자유로운 토론을 막는 유신시대 토론방식이었다. 선관위가 유신시대의 통일주체국민회의가 했던 대의원 토론회 방식으로 전락시켜버렸다"고 비난했다.

문성근 문 후보 측 선거대책위원회 시민캠프 공동대표도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대선토론회 룰이 너무 복잡해 도무지 토론이 안되네요"라며 "이런 토론을 보고 대통령을 뽑으라고요? 룰을 만든 중앙선관위 대단합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와함께 이날 토론에서 이정희 후보에게 맹공세를 당한 새누리당은 "자기 신분과 역할을 잊은 분별력 없는 후보에 의해 난장판이 된 민망한 토론회였다"며 선관위에 진행자의 통제 등 특단의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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