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가 판매량을 따라가지 못해…국산차보다 불만 2배

20121214012307120.jpg

[투데이코리아=정단비 기자] 올해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수입차의 활약이 돋보이고 있다. 수입차는 올해만 13만대 이상 판매가 예상되고 있으며, 내년은 어려운 경기 속에서도 14만 여대를 예상하고 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만해도 수입차 신규등록대수가 지난 10월 등록보다 3.8% 증가한 1만2470대로 집계됐고, 전년 동월보다는 35.1% 증가했으며 2012년 누적 12만195대는 2011년 누적 9만7158대 보다 23.7% 증가한 수치이다. 국내 수입차 시장 점유율도 69.53%(11월 기준)이 됐다.

11월 브랜드별 등록대수는 비엠더블유(BMW) 2703대, 폭스바겐(Volkswagen) 2022대,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 1867대, 아우디(Audi) 1405대, 토요타(Toyota) 935대 등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이러한 수입차 승승장구 속에서도 업체는 마냥 편하지 만은 않은 실정이다.

최근 아우디코리아의 경우 서비스가 엉망인 이유가 마케팅 이사가 아우디코리아 에이전트로부터 돈을 받아 개인 용도로 남용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다수의 매체에 의하면 아우디코리아의 한 딜러 사장이 최근 독일 본사에 국내 마케팅 이사의 비리와 착복에 관련한 투서를 보냈으며, 이 투서는 동시에 아우디코리아 딜러와 본사 직원들에게도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달 29일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토마스 우르바흐 사장은 본사 출장 중 우울증을 이기지 못하고 자살을 해 세간을 놀라게 하는 등 수입차 시장의 사건사고로 어수선한 분위기가 자리잡고 있다.

수입차 1위 BMW, 리콜·모태녹차 등 사건연속
화난 고객들 차 부수고…수리맡긴 차량 폐차되서 돌아와

벤츠코리아를 누르고 지난달 수입차 시장 1위를 구가하고 있는 BMW코리아가 승용차 2차종 2195대에 제작결함이 발견돼 자발적 리콜에 들어갔다.

결함원인은 벨트를 걸어 회전시켜주는 팬벨트 풀리의 고정 볼트 이상으로 운행 중 풀리가 고정되지 않고 풀릴 수 있다는 점으로, 이 경우 팬벨트가 파워핸들 유압펌프를 회전시키지 못해 주행 중 핸들이 무거워질 수 있다.

이뿐만 아니라 BMW는 지난 3월 출시한 신형 3시리즈의 시트 프레임에 녹이 스는 현상이 발생, 소비자들의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인터넷과 방송에서는 이른바 '모태녹차'라는 신조어까지 나올 정도로 비판이 빗발치고 있다. 일부 소비자들은 BMW코리아 본사에서 시위까지 벌일 기세다.

결국 BMW는 최근 해당 차종에 대한 무상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영업사원들을 모두 동원해 사태 진화에 나서고 있지만 화가 난 일부 고객들은 BMW전시장에 자신의 차를 직접 몰고 와 항의하며 차를 부수기도 했다.

이에 BMW코리아 관계자는 "11월 이전 판매된 3시리즈 약 5000대 중 일부에서 녹이 스는 현상이 발생했다"며 "차량 운행이나 안전에 영향이 있는 게 아니어서 무상 점검을 통해 방청처리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일은 최근 알려진 BMW의 어의없는 사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BMW코리아 판매사인 도이치모터스 서울 동대문점에 수리를 맡긴 C씨의 차량이 폐차직전이 되어 돌아온 것.

3달이 지나도 수리가 다 되지 않았다는 답만 들어왔던 C씨는 한 자동차 정비소에서 걸려온 전화로, BMW측 직원이 C씨의 차량을 몰고 강원도에 갔다가 사고를 내고 그동안 방치해온 것을 알게 됐다. BMW는 이 황당한 사건에 직원을 해고하고 손해배상 비용을 제시했지만 비판의 여론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1.jpg IMG_2185.jpg

수입차 고질병, '배보다 배꼽이 큰' AS
늑장·비싼 비용 여전

BMW, 벤츠, 폭스바겐, 아우디 등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수입차들의 판매량은 증가한 반면, 소비자 불만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폭스바겐코리아의 경우 지난달 1일 리서치업체 마케팅인사이트가 지난 1년간 국내와 수입차의 AS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BMW와 함께 746점으로 최하위를 기록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같이 소비자 불만의 가장 큰 원인은 판매량을 따라가지 못하는 사후대책관리(AS)에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수입차 불만건수는 1만대당 10.8건으로 국산차보다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비스센터 부족은 물론, 차량 운행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급히 찾게 되는 긴급출동서비스 차량을 1대도 보유하지 않은 수입 브랜드도 상당수다.

주요 수입차별 서비스센터는 BMW 33개, 메르세데스-벤츠 28개, 포드 25개, 폴크스바겐 21개, 렉서스 21개, 아우디 19개, 닛산 19개 등 290여개소에 불과해 한국소비자원에 의하면 정비센터 한 곳당 차량 등록 대수는 적게는 2000대 가까이 되고 많게는 3000대가 넘었다. 반면 국산차는 정비센터 1곳당 500대 미만을 담당하기 때문에 수입차보다 AS가 낫다.

또 이때문에 엔진오일 교체나 간단한 정비를 받으려 해도 며칠 전 전화예약을 해야 하고, 부품이 없어 간단한 정비도 일주일 이상 걸리기도 한다.

수입차 업계가 핀잔을 듣는 또다른 이유는 수리비가 턱없이 비싸다는 점이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수입차 수리에 드는 평균 비용은 국산차의 5배가 넘는다. 시간당 공임이 높을 뿐 아니라 원칙도 없다. 국산차 공임은 대체로 시간당 1만~2만원 선인 데 반해 메르세데스-벤츠는 딜러에 따라 6만원에서 최고 7만6000원에 달하고, 가장 낮은 도요타도 4만2000원이다.

B씨는 크라이슬러 닷지 니트로 차량을 8만5000km 밖에 주행하지 않았는데 '터보 차저'란 부품이 고장났다. 이를 고치고 위해 수리비만 400만원이었고, 수리를 마무리하는 데 무려 62일이 걸렸다.

더구나 이렇게 고생해서 수리를 해도 수리 후에 또 고장 나는 현상이 많아 소비자의 인내심에 시험을 들게 하고 있다. 다시말해 서비스의 질에도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한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소비자원에 피해접수를 할 정도면 한번의 서비스로 문제해결을 하지 못하고 반복적으로 서비스를 받아봤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본사에서 직접 정비하는 국내 자동차회사들과 달리 수입차의 정비는 본사의 정비 기술력이 직접 전달되지 않기 때문에 이같은 문제가 발생한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최근 3~4년간 수입차 판매가 급증해 향후 워런티 기간이 만료되는 차량이 늘어나면 소비자 불만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