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을 '끊임없이' 더 높여라"…프라다를 향한 분노의 진실은?


프라다 가격인상과 '청담동 앨리스'

[투데이코리아=정단비 기자] 프라다 가격인상을 두고 논란이 많다. 이탈리아 럭셔리 브랜드 프라다는 샤넬, 구찌 등과 더불어 '여성들의 로망'으로 불리는 우리나라 인기 명품 브랜드다.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라는 영화도 있듯이 프라다를 입는 것은 욕망을 대변하기도 한다.

이러한 프라다가 지난 2월 제품 가격을 3.4% 올린 데 이어 8월에도 3~5% 가격 인상을 단행했음에도 지난 17일 또다시 가격인상을 선포했다. 가방과 지갑 등 주요 제품 가격을 평균 2% 인상하며, 국내 인기 있는 모델인 사피아노는 230만원선까지 육박하는 등 인기 모델의 경우 인상률이 6~8%를 넘어서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프라다의 가격인상을 보면서 최근 상영하고 있는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가 떠올랐다. 극중 아르테미스라는 글로벌 명품회사의 한국지사 CEO인 쟝띠엘 샤(박시후)는 "명품에 열광하는 것은 명품의 본질이 아니라 가격 때문이다"라며 지사장들에게 가격을 '끊임없이' 더 높이라고 한국 마케팅방법을 제시한다.

이 장면에서 박시후는 "우리나라 여성들은 희소성에 관심없다. 대학생이고 애엄마고 할머니고 너도 나도 명품인데 그게 무슨 명품인가? 그냥 비싼 가방이고 사치품이지"라며 "내가 말하는 차별화라는건 오로지 가격, 한국여자들은 남들보다 더 잘나보이고 더 성공한듯이 차별화되야 직성이 풀리는 그런 한심한 족속들이다. 하지만 바로 이런 여성들이 지금의 우리 회사를 만든다. 그러니 값을 더 올려라"라고 씁쓸한 돌직구를 연달아 던진다.

이 장면은 '청담동 앨리스'의 명장면으로 꼽히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좋은 장면이다", "맞는 말이다"라는 극찬을 하고 있다.

하지만 프라다의 가격인상을 실제 접한 사람들은 "프라다 미쳤네", "한국소비자가 봉이라 생각한다" 등의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왜그럴까? 프라다가 가격을 높이면 안사면 그만이다. 굳이 욕을 하면서도 20만원 안팎으로 더 오르는 가방을 사기 위해서 긴 줄을 서가면서까지 기다릴 필요가 있을지 의문이다.

'청담동 앨리스'의 초반, 명품을 밝히는 여자들을 욕하면서도 친구의 1억5000만원짜리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꺼내 자신에게 해본 문근영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물론 내가 안사면 그만이라는 생각을 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지금 프라다를 향한 사람들의 분노는 겉으로는 비판을 하면서도 하나쯤은 갖고싶다는 내재된 욕망이 표현된 것이 아닐까. 점차 자신의 능력으로 가질 수 없을 만큼 멀어져 가는 프라다를 향한 외침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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