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대통령, 참평포럼 등에 업고 총선겨냥할까

잔여임기 5개월을 남겨두고 노무현 대통령은 현재 큰 시련에 빠졌다. 참여정부에 스캔들은 없다고 큰소리쳤으나 집권 말기에 정윤재 비서관과 신정아 사건등 권력형 의혹이 터졌다. 게다가 친노 후보인 이해찬, 유시민, 한명숙 의원은 단일화에도 불구하고 대통합민주신당 경선에서 눈에 띌만한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노 대통령에겐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포기하지 않고 마지막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그것은 바로 '노의 사람들'을 결집시켜 내년 총선을 겨냥한 정치세력화에 있다. 노 대통령의 퇴임 후 정치활동에 대해서는 이미 지난 6월말 정가에는 노 대통령의 내년 총선출마설이 조심스럽게 제기된 바 있다. 민병두 의원은 노 대통령의 총선출마가능성을 언급하며 가상시나리오를 제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청와대 측은 0.1%의 가능성도 없는 얘기라고 일축해 노 대통령의 총선출마설은 일단락되는 듯 싶었다.

하지만 한 언론사의 보도에 따르면 노 대통령이 김성호 전 법무부 장관에게 내년 총선출마를 제의했으며 김 전 장관의 거절의사에도 거듭 총선출마를 권유했다고 한다. 이에 한간에 불었던 노 대통령의 총선출마설이나 신당만들기등의 정치공략에 대한 의구심이 다시금 고개를 들었다. 노 대통령이 김 전 장관에게 총선 출마를 권유한 것은 퇴임후에도 그가 정치적 활동을 계속할 의사가 있음을 내비친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친노그룹의 사람들이 주축이 된 참평포럼의 경우 지난 6월 서울, 경기등 전국 시,도에 지역포럼을 만들며 정당의 시, 도당 형태를 그대로 원용했다. 사실상 준 정당조직의 형태를 갖춘 것이다. 참평포럼은 노 대통령 퇴임 후를 대비해 노 대통령의 추종자들이 그의 정치철학을 계승하기 위해 만든 정치전위조직으로 노사모와 성격이 같다.

이러한 노 대통령과 그의 주변 행보들이 내년 총선을 대비해 '신당'을 만드는 등의 구체적인 정치적 형태로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다.

◆참평포럼, 내년 총선이 목표

노 대통령의 가장 큰 정치적 구심점은 참평포럼이다. 이러한 참평포럼의 지향점은 대선 등 향후 정치일정에 맞춰져 있다. 노 대통령은 퇴임 후에도 정치를 계속할 의사를 갖고 있지만 '참여정부 실패론'에 동조하는 현재의 범여권으로는 이런 목적을 이루기 어렵다고 보고있다. 또한 참평포럼에 참여하고 있는 참여정부 출신 고위 공직자들 역시 내년 총선출마를 위해선 일정한 정치세력에 올라타야 하지만 현재의 범여권에서는 설 자리가 마땅치 않다.

이에 범여권의 울타리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세력화를 꾀하려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실제 참평포럼의 2천여명에 달하는 풍부한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전 청와대 인사들이 참평포럼쪽으로 속속들이 모여들고 있는 것이 참평포럼의 무게를 더해준다.

또한 노 대통령의 최측근인 안희정씨는 참평포럼 상임집행위원장이고 이병완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당 총재격인 참평포럼 대표를 맡고 있다.

안씨는 언론인터뷰를 통해 “어떤 형태로든지 노무현 정치의 흐름은 이어져야 한다”며“대선에서 패배해 정권이 교체된다면 할수 없지만 그렇다고 모든게 끝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이에 참평포럼측 인사들은 친노 대선후보만들기를 1차적인 목표로 이해찬 후보캠프에 모여들고 있다. 이들은 이해찬 후보의 당선을 위해 노력하지만 실패할 경우 참평포럼 멤버로 총선에 출마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실제로 참평포럼측의 워크숍 비공개에서는 '참여정부의 성과를 계승하고 발전시키기 위해 연말 대선과 내년 총선에서 적극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던 것으로 전해진다.

참평포럼측은 포럼 참여자들의 총선 출마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해 “포럼은 취지와 목적에 동감해서 참여하는 것이다. 그분들이 정치적 행보를 어떻게 할 지에 대해 방향을 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 며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참평포럼측 한 인사에 따르면 전국에 퍼진 지역포럼을 관리하는 지역관리자도 내정돼 있다고 한다. 선거구에 해당하는 곳을 지역관리자에게 맡긴 것은 내년 총선을 대비하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열린우리당이 대통합민주신당에 흡수통합되며 사라졌지만 김혁규 전 의원과 김원웅 의원등은 열린우리당 사수를 주장하며 대통합민주신당에 가지않았다. 참평포럼측이 이들과 손잡을 가능성이 남아있는 부분이다.

◆ 노의 말,말,말

노 대통령은 참평포럼이나 노사모와의 만남에서 대통령 퇴임후에 관한 발언을 해왔다.

그는 지난 8월 노사모와의 만남에서 “역사적 과제가 남아있는 한 노사모는 끝날 수 없고 나도 임기를 마치면 노사모가 될 것이다. 정치, 언론 문제는 임기가 끝나도 손을 놓지 않을 것이다”라고 밝힌바 있다.

또한 지난 5월에도“내 나이 60밖에 안됐는데 아직 젊지 않으냐. 인생은 60부터라는데, 나를 믿고 따라와 달라”고 독려하기도 했다.

이러한 노 대통령의 발언들은 퇴임 후 친노 그룹의 재결집을 꾀하는 듯하는 인상을 주기에 충분하다. 또한 노 대통령의 측근들인 386 정치인들은 주로 참여정부시기에 정치에 입문해 정치에 뜻을 품고 어떻게든 계속해서 정치활동을 이어가려는 이가 많다.

하지만 한간에는 이러한 노 대통령의 발언들이 노 대통령의 정치철학을 이어받는 후속 정치인 양성의 정도라는 평가도 있다.

노 대통령은 퇴임 후 이 전 대통령들과는 확실히 다른 행동을 보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그것이 '친노 신당'이 됐든 '직접 총선출마'가 됐든 그의 말과 행동에는 퇴임 후를 내다보는 그의 정치적 철학과 전략이 담겨져 있다.

지난 2002년 대선당시, 노풍을 일으키며 이변의 주인공이 됐던 노 대통령. 제 2의 노풍을 기대하며 정치적 행보를 진행중인 그에게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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