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소매업 중단 약속 이행 않아…경제민주화 역행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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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구자열 LS그룹 회장

[투데이코리아=구재열 기자] "정도경영을 통해 동반성장을 도모하자" LS그룹(회장 구자열)의 전 회장인 구자홍 회장이 한 말이다.

구자홍 전 회장은 'LS파트너십'선포식까지 가지며, 맞춰 LS 각 계열사는 조직적으로 상생펀드 마련, 기술 전수, 인센티브 제공, 설비 공유 등 협력업체와의 지속가능한 상생협력 시스템 구축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하지만 지난 2일 '아름다운 승계'를 받아 회장으로 취임한 구자열 회장의 생각은 조금 다른 듯 하다.

LS그룹의 유통계열사인 LS네트웍스가 지난 2월 자전거 소매업을 중단하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판매를 계속하면서 영세상인들을 생존위기로 몰고 있다는 비난여론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일부에서는 구 회장이 이·취임식 및 신년하례 행사에서 강조한 'LS의 새로운 시대를 위한 내실 있는 성장'이 영세업자들을 밟고 일어서는 것이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구 회장이 내세운 '사회적 책임과 역할 이행'의 포부가 무색한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다.

LS네트웍스는 지난 2007년 프로스펙스로 유명한 국제상사를 인수해 이름을 바꾼 LS계열사로 의류 브랜드사업을 비롯해 유통사업, 부동산 임대∙투자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지난 2010년 4월 서초구 잠원동에 자전거 전문 유통브랜드 ‘바이클로’ 1호점을 오픈하면서 영세상인들의 무대인 자전거 소매업에 진출했다.

LS의 이러한 자전거 업계 진추은 구 회장이 대한사이클연맹회장직까지 맡고 있으며, 과거 경기도 안양 LS타워까지 자전거로 출근할 정도로 자전거 타기를 즐겼던 '못말리는 자전거 사랑'에서 비롯됐다는 말도 있다.

소매점포 약 2500개, 시장규모 3천억원대로 추정되는 자전거 유통시장에도 LS가 등장하면서, LS는 공격적인 몸집불리기로 목동, 부산, 일산, 안양, 용산 등 전국 직영점포 11호점을 개설했다.

이에 위기를 느낀 중소업자들이 반발해 뭉친 자전거판매업협동조합은 당선전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면담을 통해 골목상권 보호를 요구하기에 이르렀다.

한 업자에 따르면 바이클로의 등장으로 매출이 30%이상 하락했다는 주장이다.

결국 이러한 논란에 LS네트웍스는 지난해 2월 자전거 소매업 철수를 약속하고, 기존 지점은 도매업을 위한 쇼룸 정도로만 활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여전히 철수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어 다시 중소상인들과의 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경제민주화 공약의 일환으로 내세운 중소기업 및 골목상권 보호 공약에도 역행하는 일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LS의 행보에 주목하는 눈길도 많아졌다.

이와 관련해 LS네트웍스 관계자는 "일부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것은 맞지만, 소매업 부문은 완전히 중단된 상태고 계속 철수작업 중에 있다"고 전하며, 자전거 사업 완전 철수가 아닌 소매업만 중단할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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