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세 전면배치 인사…보통 직장인들보다 배로 빠른 승진 속도


(왼쪽부터) 허창수 GS그룹 회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허진수 부회장

[투데이코리아=정단비 기자] 2013년을 맞이하면서 시행된 정기인사가 휩쓸고 간 자리에는 '씁쓸함'이 남았다. 아직 회사에 입사한지 10년도 채 되지 않은 재벌가 자녀들이 고위임원직에 대거 올랐기 때문이다.

또 보통 직장인들이 말단 사원으로 입사해 20여년은 지나야 겨우 오를 수 있는 부장이나 임원직에 재벌 3, 4세들이 초고속으로 오르는 드라마에나 나올 법한 상황에 상대적 박탈감은 물론 '부의 대물림'에 대한 비판도 쏟아지고 있다.

특히 '경제민주화' 바람이 불면서 많은 구설수에 시달렸던 GS그룹은 이렇다 할 실적이 없는 총수 일가들의 승진이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지난달 4일 GS그룹이 단행한 임원인사를 보면 인사대상자 37명 중 6명이 GS 오너일가로, 허창수 회장의 외아들인 허윤홍(34) GS건설 상무는 지난 2011년 처음으로 임원 타이틀을 단 뒤 1년 만에 33세의 나이로 상무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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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창수 GS그룹 회장 외아들 허윤홍씨

또한 허동수 회장의 장남으로 4세 경영인들 가운데 가장 먼저 임원에 오른 허세홍(44) GS칼텍스 전무도 부사장으로 승진, 허창수 회장의 사촌인 허용수(45) GS에너지 전무는 부사장으로, 허신구 GS리테일 명예회장의 차남 허연수(51) GS리테일 MD본부장 겸 정보서비스부문장 역시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어 허남각 삼양통상 회장의 장남인 허준홍(39) GS칼텍스 상무도 7년 만에 사원에서 임원으로 승진했다. 허준홍 상무는 GS 오너 일가들이 자본을 모아 렉서스 등 외제차 딜러 사업을 하는 센트럴모터스의 대주주로 참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경제개혁연대는 "경영 능력에 대한 철저한 검증 없이 '혈연'이라는 한 가지 이유로 30대 임원을 탄생시키는 것은 우리 사회의 재벌 병폐 중 하나"라고 말했다.

네티즌들 역시 이를 두고 '부익부 빈익빈'이라고 꼬집었다.

한 네티즌은 "10년을 일하고 자살하는 노동자가 있는데, 부의 기원에서 태어나 부족함 없이 자라서 이젠 바로 사람위에 사람으로 올라서니 부익부 빈익빈의 사회가 정말 어이없다. 일반 노동자의 자제들은 우리부모는....이라는 푸념이 어찌 생기지 않겠는가. 경쟁 사회에서 태어나도 있는집 자제는 배우기도 쉽게 배우고 출세도 빠르건만, 어려운집 자제는 배우기도 힘들고 성공은 더욱더 힘드누만"이라고 한탄했다.

또다른 네티즌은 "도덕적인 문제를 제쳐두고 요즘은 부럽네 자본주의사회의 귀족들 돈 많은 집안에서 태어나 그냥 복을 타고 난 듯 태어날 때부터 금수저 물고 태어났는데, 어쩌라구"라며 부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밖에도 "재벌 3세 4세가 고속승진해서 임원급여 받을수 있는것은 조직 구성원의 생산성 덕분이다! 경제 민주화가 별거냐? 공정하면 되는거지..이건 너무 불공정하잖아!", "나 같아도 저러겠다. 안 그럴거 같냐?", "뭔 놈의 나라가 기업 경영을 세습으로 하냐?", "존슨앤 존슨 창업주의 4세대 는 본인이 직접 만든 다큐멘터리에서 그러더라. 지금 존슨앤존슨 사에는 한명의 존슨도 남아 있지 않다고. 자기가 거기 들어가도 아무도 못알아 본다고", "법인으로 바꾼이상 창업주의 가족은 일선에서 물러나야 하는거 아닌가?" 등의 복잡한 심경을 나타냈다.

한편 GS그룹은 승진 뿐아니라 계열사 일감몰아주기로도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공정위의 '2012 지주회사 현황'을 보면 지주회사 중 체제 밖 계열회사가 가장 많은 대기업은 GS로 48개의 체제 밖 계열사를 두고 있었다. 그 중 12개는 총수일가의 지분이 90% 이상이고, 15개는 총수일가 지분이 50%가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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