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직후 가장 먼저 밀가루 8.7% 인상…증가한 영업이익에도 '엄살'


이희상 동아원 회장

[투데이코리아=이규남 기자] 최근 동아원(회장 이희상)을 선두로 밀가루 제품의 출고가가 인상되고 있어, 서민들의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다.

지난달 21일 동아원이 밀가루 출고가를 평균 8.7% 인상한다며 물꼬를 트자, 이어 함께 밀가루 시장에서 25% 내외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던 CJ제일제당과 대한제분도 각각 평균 8.8%, 8.6%의 가격을 인상한다고 밝혔다.

동아원 측은 "지난해 105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국제 밀가격은 6월부터 급격하게 상승하여, 6월 대비 12월 현재 약 40% 상승했다. 선 구매한 물량이 소진되는 12월 이후로는 상승이 불가피했다"며 현재 확보된 원맥의 재고가격 및 국제 곡물시세를 감안하면 두 자릿수의 가격인상 요인이 발생하고 있으며 서민 물가안정에 부응하고자 인상폭을 그나마 한 자릿수로 낮췄다는 입장을 표했지만, 이 말을 그대로 믿기에는 석연치가 않다.

대선이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출고가 인상을 발표했을 뿐더러, 올 들어 원맥가격이 안정되고 환율이 개선돼 동아원의 경우 지난해 3분기까지 29억7300만원이던 영업이익이 올 3분기까지는 135억300만원으로 늘어 354.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더구나 동아원은 지난해 전체 813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한국제분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희상 회장의 동아원 그룹에 속해있다.

동아원은 앞서 지난 2011년에도 국내 제분업계 중 처음으로 밀가루 값을 평균 8.6% 올린 바가 있다.

이에 이 소식을 접한 소비자들은 "곡물시세가 상승해 앞으로 영업이익이 줄어들 것 같으니, 미리 가격인상을 하겠다는 말이냐"며 비판을 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앞서 공정거래위원회에 적발됐던 밀가루 담합 사건을 거론하며 "이것도 담합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밖에도 "이야 달러 떨어졋는데 밀가루 인상이라", "강제 다이어트", "밀가루값 올랐으니 자장면 면으로 시작되는건 다 오르겠네", "라면값도 곧 올라가겠네", "그래 내 시급빼고 다 오르는 세상이구나", "건강을 염려해주는 또 하나의 가족", "8% 인상이라니 너무하다", "가격올릴떈 너도나도 가격내릴땐 서로 단합", "이놈의 밀가루는 만날 쳐 오르기만하네", "건강 생각해서 빵도 라면도 안 먹으면 되겠네요. 골목상권이고 동네빵집이고 다 필요없어", "올해의 인상 : 대선 끝나자마자 번개같이 올라간 밀가루값", "어제는 부가세, 소주값 밀가루값 인상 오늘은 대학등록금 내일은?" 등의 부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편 지난 2006년 4월 공정위는 대한제분과 동아제분,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등 국내 밀가루 생산업체 8곳이 2001년부터 5년 간 조직적으로 생산량과 가격을 담합한 사실을 적발해 시정명령과 함께 434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