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현면 일대 시굴조사 명문 기와·고급 고려청자 확보

(투데이코리아=양 원 기자) 경남 남해가 고려대장경을 판각한 장소로 추정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남발전연구원 역사문화센터는 남해군 고현면 일대의 前 관당성지, 前 선원사지, 前 망덕사지, 안타골 유적을 대상으로 시굴조사를 벌인 결과 고려대장경 판각 추정지로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前 선원사지에서는 최소 6기의 건물지와 관련 축대시설이 확인됐으며 이곳의 관청이 관리하던 건물 등에 사용된 기와인 귀목문 암막새와 수막새 그리고 청자조각들이 잇달아 출토됐다.
前 관당성지는 경지 정리가 이뤄진 탓에 확실한 건물터가 남아 있지 않지만, 관당성 조성 때 대지를 조성한 평면범위를 확인했다.

또 안티골 유적에서는 건물지와 관련된 담장지가 확인됐고, 고려 청자조각과 기와조각이 나왔다.

특히 前 선원사의 부속암자로 추정되는 백련암에서는 '장명원시납은병일구 이○○(長命願施納銀甁壹口 李○○), 장명원시납은병일구 박○○(長命願施納銀甁壹口 朴○○)' 명의의 기와가 출토돼 前 선원사지와 前 관당성지가 같은 시기에 같은 목적으로 운영된 유적이었음을 확인했다.

이들 기와의 명문은 기원의 목적, 시주하는 내용물 단위, 시주자 순으로 구성됐으며 명문, 문양, 제작방법 등을 볼 때 고려대장경 판각시기에 제작된 것으로 역사문화센터는 판단했다.
명문의 은병은 국가 차원의 거래나 고관·귀족 등 상류사회에서 제한적으로 유통된 고액 화폐로, 고려사 등 문헌기록 이외 자료에서 은병의 기록이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사에서 명문 기와, 귀목문 기와, 고급 고려청자 등을 확보함으로써 고려대장경 판각시기에 남해 고현면 일대에는 고려 중앙지배층의 직접 관리·통제·지원을 받는 공공기구가 있은 사실이 밝혀졌다.

역사문화센터와 남해군은 고려대장경 판각작업을 주관한 남해분사도감의 실체 등을 밝히고 유적지 복원을 위해 조사를 벌였다. (영남지역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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