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서소영 기자] 박용성(73) 대한체육회장이 차기 회장 선거에 나가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박 회장은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오는 22일 열리는 제38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대한 불출마의 뜻을 내비쳤다.

박 회장은 "이제는 원로체육인의 한 사람으로서 대한민국 체육계를 응원하고 기회가 주어지고 또한 필요로 한다면 30여년간 발로 뛰며 쌓아 온 국제 네트워크를 언제든지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공수신퇴(功遂身退·임무를 완수했으니 몸이 떠나는 것)'라는 말을 인용해 "나이도 있고 해서 2월말에 있을 체육회장 자리에 출마하지 않고 떠나려고 한다"고 전했다.

국제유도연맹(IF) 회장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을 역임한 박 회장은 2009년 박상하 국제정구연맹 회장을 따돌리고 37대 수장으로 당선됐다.

박 회장은 국민의 숙원이었던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성공과 2010벤쿠버동계올림픽 및 광저우아시안게임, 2012 런던올림픽에서 한국 선수단이 호성적을 거두는데 크게 기여했다. 또한 2009년 6월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 통합 및 진천선수촌 1단계 완공 등의 공약을 지켜냈다.

한편 대한체육회는 제38대 회장선거 후보자 등록은 지난 3일부터 실시했다. 등록 마감은 7일이다.

태릉선수촌장을 지낸 이에리사 의원(59· 새누리당)이 지난달 30일 출마를 선언했고, 박상하 국제정구연맹회장(68)이 출마 의사를 드러낸 상황이다.

▼ 박용성 회장 불출마 선언문

안녕하십니까? 박용성입니다.

세월이 살같이 빠르다더니 2013년도 벌써 한 달이 훌쩍 지나갔고, 제가 체육계에 발을 담근 지도 벌써 30년이 넘었습니다.

2007년 국제유도연맹회장을 끝으로 저는 체육계에서 은퇴한 바가 있었습니다. 두 번에 걸쳐 IOC위원으로서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측면에서 도왔으나 모두 실패로 돌아간 쓰라린 경험은 항상 저를 떠나지 않았습니다.

2009년 들어서 ‘이번에는 주역이 되어 평창유치를 위한 마지막 봉사를 해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주변 분들의 권유를 받아들여 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하였고 8명의 후보가 난립한 가운데 당선이 되었습니다.

그후 체육계의 현안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나름대로 열심히 뛰었습니다. 2011년 더반에서 ‘평창’을 외치던 함성이 아직도 생생하고, 역대 최고의 성적을 올렸던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과 광저우아시안게임 그리고 2012년 런던올림픽을 통해 보여준 스포츠 강국의 위상에 미약하나마 일조를 했던 것이 가장 영광스럽고 자랑스럽습니다.

2009년 6월 대한체육회와 대한올림픽위원회를 통합했고, 진천선수촌 1단계 완공에 이어 2단계 사업도 공사를 착공했으며, 우리 체육인들의 꿈이던 체육회관의 건립 문제도 해결되었으니 출마 때 세웠던 꿈을 다 이룬 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국제스포츠를 이끌어가는 세 개의 축인 대한체육회장(NOC), 국제유도연맹회장(IF), IOC위원을 모두 지냈으니 체육인으로서 더 이상의 영광이 없습니다.

최근에 읽은 노자의 도덕경에 말하기를 '공수신퇴(功遂身退)'라 했습니다. '임무를 완수했으니 몸이 떠나는 것'이 맞는 말이라 여기며, 나이도 있고 하여 2월말에 있을 체육회장 자리에 출마하지 않고 떠나려 합니다.

우리나라 체육계의 당면과제는 2013년 충주세계조정선수권대회부터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을 비롯하여 2019년까지 크고 작은 국제 대회를 유치했거나 유치 확정 단계에 있습니다. 이런 국제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낼 수 있도록 지금부터 경기운영요원을 양성하고 우리 선수들이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훈련시키는 일이 가장 큰 현안으로 다가왔습니다.

이제는 원로 체육인의 한 사람으로서 대한민국 체육계를 응원하면서, 기회가 주어지고 또한 필요로 한다면 30여년간 발로 뛰며 쌓아 온 국제 네트워크를 언제든지 적극 지원하겠습니다.

부족함이 많았으나 지난 4년간의 대한체육회장을 포함하여 30년이 넘는 체육계 활동기간 중에 물심양면으로 도와주신 데 깊이 감사를 드리며, 하시는 일마다 축복과 행운이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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