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수수색 등 연이은 악재에 신세계 측 대책없어 '그저 지켜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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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정용진 신세계 그룹 부회장

계열사 부당지원으로 12시간 집중 조사
직원사찰·노조탄압 의혹으로 이마트 압수수색
이마트 양심고백자 "노조탄압·직원사찰 개입했다"
국감·청문회 불출석 혐의로 정식 재판 회부

[투데이코리아=구재열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그동안 국정감사와 청문회에 출선하지 않은 혐의로 정식 재판에 회부된 가운데, 또 다시 신세계에 잇단 검찰조사와 압수수색 등이 불어 닥쳐 휘청거리고 있다.

정용진 부회장은 지난 7일 서울지방노동청으로부터 이마트 본사와 동광주·구미·부천·신도림·동인천점 등 점포 13곳에 압수수색을 받기 이틀 전에 5일 계열사 부당 지원 문제로 검찰에 불려가 12시간에 걸친 집중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에서는 "아무래도 심상치 않다"며 정 부회장이 사법 처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말을 하고 있다. 특히 최근 이호진 태광 회장과 김승연 한화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법정구속 되는 등 재벌 총수들의 엄중한 양형이 내려지고 있는 시기라 잇따른 악재에 신세계는 긴장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해 10월 공정거래위원회에 베이커리 계열사 신세계 SVN을 판매수수료 과소 책정 등의 방법으로 부당지원해 40억원의 과징을 부과받았으며, 이로 인해 경제개역연대에 고발을 당했다.

또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달 폭로된 일부 직원 사찰, 노조 탄압 등 부당노동 행위 의혹은 이마트 측이 자료 제출을 거부하자 특별사법경찰관 150여명이 투입돼 압수수색을 벌이는 등 갈수록 점입가경이다.

이와 관련해 8일 이마트 본사 중간간부로서 직접 노조 탄압과 직원 사찰에 개입했다는 직원의 양심고백까지 이어져 전방위적 위기에 봉착했다.

신세계 이마트의 한 지점에서 근무하는 중간 간부라고 밝힌 익명의 이 간부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이마트 본사에서는 ‘기업문화팀’을 만들어 각 지역별로 직원을 파견해 문제 사원들을 감시했다"며, "(집중관리사원들이) 서로 뭉칠 수 없도록 서울에 있는 사람을 부산으로 발령을 낸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원격지 발령을 낸다. 그래도 움직임이 이상하면 개인면담을 통해 권고사직을 강요하거나 퇴직금을 더 얹어줄테니 나가라는 식으로 얘기하고, 심지어 협박까지 하는 것으로 안다"고 주장했다.

게다가 지난 4일에는 국정감사와 청문회에 불출석해 국회정무위원회로부터 고발이 된 후 약식기소로 벌금형에 그칠 줄 알았던 일이 재판부에 의해 정식 재판에 회부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이완형 판사는 "검사가 제출한 자료를 보면 정용진 부회장 등이 당시 국회에서 증언하지 못할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정식재판에서 이를 따져볼 것"이라며 국정감사와 국회청문회에 정당한 이유 없이 참석하지 않은 혐의로 약식 기소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부사장을 공판에 회부했다.

검찰은 정 부회장에 대해 이달 말까지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면서 원칙대로 처리할 것이라고 밝힌 상태이며, 노동부는 노조원 사찰 및 해고에 불법성이 일부 확인됐고 압수수색한 자료를 분석해보면 CEO의 책임소재가 드러날 것으로 보고 구속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상황에도 신세계 측은 "지켜보겠다. 회사 내에 이에 대해 아는 사람이 없다"는 다소 방관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아울러 일부 시민단체에서 불매운동까지 일어나는 등 소비자들의 돌아서는 마음에 대해서도 뾰족한 수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신세계 측은 "할인점이라는 것이 소비자에게 질좋은 물건을 싸게 파는 것인데, 각자 자리에 열심히 일하는 수밖에 없지 않냐"는 말만 하고 있다.

한편 앞서 지난달 29일 민주노총, 서비스노조연맹,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등 6개 시민사회단체들로 구성된 '이마트 정상화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는 정용진 부회장 등 신세계·이마트 임원 19명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업무방해,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검찰과 노동청에 고소·고발했으며, 고용부는 지난달 17~25일 이마트에 대한 1차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하고, 오는 15일까지로 연장해 전국의 이마트 24개 지점에 대해 특별근로감독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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