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수십억 법인세 포탈 고발…대기업들과 거래 많아


▲ 사진=홍송원 서미갤러리 대표

[투데이코리아=정단비 기자] 법인세 수십억원을 포탈한 혐의로 검찰이 '서미갤러리'의 수사에 착수하자 대기업들의 연관성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서미갤러리는 2008년 삼성그룹 비자금 사건, 지난해 오리온그룹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자금 세탁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드러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만약 대기업들과 관련이 있다면 '서미갤러리' 게이트가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지난 25일 막 들어선 새 정부의 대처에 대해서도 주목이 되고 있다.

26일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검사 강남일)는 지난주 국세청이 서미갤러리 법인 및 홍송원 대표(60·여)를 조세포탈 혐의로 고발한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검찰 등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지난 1월까지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세무조사를 실시한 결과, 홍 대표는 지난 2007~2010년 고가 미술품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세금계산서를 발행하지 않거나 회계장부에서 수입금액을 누락하고 원가를 임의로 기재하는 등의 방식으로 수십억원 상당의 법인세를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으며, 해외에서 고급 가구를 수입·판매하는 과정에서 수입가를 누락하거나 과소평가하는 등의 방법으로 부가가치세도 포탈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에 일부에서는 누락되거나 계산서 미발행 등의 혐의를 들며, 대기업들의 비자금 창구 역할을 한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홍 대표가 업·다운 계산서를 발급하는 방법으로 비자금 조성, 편법 상속 등 지하경제 통로 역할을 했을 수도 있다는 것.

국세청은 당시 서미갤러리가 최근 5년간 판매한 작품 내역과 송금내역 등을 확보하고 미술품 중개판매 수수료에 대해 세금 탈루 여부를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술품 대부분을 국내 대기업들에 판매한 사실도 확인됐으며, 관세청 신고내역과 실제 구입가격의 차이가 큰 일부 기업의 법인세 탈루 사실을 적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대상 업체에는 제과, 식품, 우유 업계를 각각 대표하는 대기업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고발장 검토를 마치는 대로 조만간 국세청 관계자를 불러 고발 내용과 경위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한편 앞서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고급빌라를 짓는 과정에서 조성한 비자금 40억여원을 입금받아 미술품을 거래하는 방식으로 돈세탁을 한 담철곤 오리온 회장의 횡령사건에서 서미갤러리 홍 대표는 40억원을 허위세금계산서를 발급해 주는 방법 등으로 돈세탁을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홍 대표는 지난해에도 김찬경 미래저축은행 회장과 임석 솔로몬저축은행 회장간 불법 교차 대출에 관여한 의혹으로 검찰에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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