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마약조직, 감기약 쉽게 구입가능한 점 악용



[투데이코리아=정단비 기자] 국내에 마약 공장을 차려 마약을 만들고 밀수출까지 한 국제마약조직이 검찰에 검거되는 영화같은 일이 벌어졌다.

국제마약조직이 국내에서 마약제조로 적발된 것은 20여 년 만에 처음이라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4일 인천지검 강력부(부장검사 이철희)는 국내에서 만든 필로폰을 해외로 밀수출한 국제 마약조직원 한국인 A(36)씨와 호주인 B(31)씨를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2011년 7월부터 지난 2월까지 5차례에 걸쳐 인천 서구 가좌동 사무실에서 감기약 원료인 슈도에페드린을 추출하는 수법으로 5차례에 걸쳐 필로폰 7∼10㎏을 제조, 호주로 밀수출한 혐의이다.

이들은 호주와 달리 국내는 약국에서는 쉽게 감기약을 구입할 수 있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A씨는 특히 자신의 명의로 사무실을 빌리고 시중 약국에서 감기약을 구입하는 등 사전 준비역할을 했으며, B씨는 지난달 10일 필로폰 2㎏을 몸에 숨기고 출국하려다 공항 보안요원에 적발됐다. 필로폰 2kg은 6만6000여 명이 동시 투여할 수 있는 엄청난 양이며, 시가 66억원에 달한다.

또 이들이 1년 6개월여 동안 제조·밀수출한 총 필로폰 양은 33만명이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양으로 시가 33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B씨를 추궁해 A씨를 잡았으며 국내 마약제조 공장을 급습해 장비 일체를 압수했다.

한편 검찰은 A씨와 B씨의 진술을 바탕으로 조직원이 총 10명인 것으로 판단하고 이들의 범행을 도운 호주인 조직원 8명의 뒤를 추적하고 있으며, 이와 함께 감기약이 히로뽕 원료로 이용되는 점을 막기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에 히로뽕 원료 물질이 함유된 일반의약품에 대한 대량 판매 규제를 건의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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