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계적 시스템 구축으로 국제뮤지컬 페스티벌 위상 자리매김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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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국제 뮤지컬 축제인 대구국제뮤지컬 페스티벌(Daegu International Musical Festival / 이하 DIMF) 개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은 이 행사는 내달 15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7월 8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 등 대구 시내 주요 공연장에서 관객과 스킨십을 나눈다.

올해는 미국 작 ‘썬피쉬’를 비롯해 4편의 해외초청작과 ‘샘’ ‘아리랑-경성26년’ ‘해를 품은 달’ 등 6편의 국내초청작 그리고 ‘유앤미’ ‘왕을 바라다’ ‘사랑꽃’ 등 공모를 통해 제작지원에 선정된 5편의 창작 작품이 선을 보인다.

페스티벌을 앞두고 이유리 집행위원장을 만났다. 그는 요즘 행사의 성공개최를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개막을 3개월 앞두고 갑자기 위원장직에 선임된 터라 준비할 일이 더 많다. 다행히 학교(청강문화산업대학 공연산업계열 뮤지컬전공)가 이 일에 마음을 다할 수 있도록 2년간 휴직을 허락해줘 직임에 전념할 수 있게 됐다.

“DIMF를 비단 지역축제에 머무르지 않고, 대한민국 뮤지컬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축제로 만들고 싶은 게 제 욕심입니다. 그러기 위해 체계적이고 내실 있는 운영시스템을 구축하려고 해요. 이번 행사를 통해 DIMF가 국제적 위상을 갖춘 뮤지컬 축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유리 위원장은 촉박한 준비기간에 서울과 대구를 마치 출퇴근 하듯 다니느라 정신없이 바빠 보였다. 하지만 특유의 에너지는 여전히 활력에 넘쳤다. 재도약을 위한 정비 등 여러모로 신경 쓸 일도 많고, 준비과정도 녹록치 않지만, 지난 6년간 DIMF의 집행위원으로 활동한 것이 큰 도움이 된 듯 했다.

이 위원장은 “DIMF는 이제 더욱 수준 높은 공연을 배출하고 세계화 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기술감독지원제’와 출품작의 텍스트 심사-실험공연-공식초청작 선정 등 지원과정을 시스템화하고, 올해부터 지원작의 기성 공연 진출을 위한 쇼닥터 프로듀싱 프로그램을 구상하고 있다”고 큰 그림을 제시했다.

많은 인력과 장비가 동시에 투입돼야 하는 노동집약문화산업인 뮤지컬공연의 특성상 뮤지컬은 페스티벌 형식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다. 때문에 대개(외국 유명 페스티벌도) 소규모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이유리 위원장 역시 올해 DIMF를 규모보다는 전문성과 대중성에 초점을 맞춰 진행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무엇보다 초청작의 질적 성장에 방향성을 두었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전문가의 참여와 활동 폭을 더욱 확대했다고 했다. DIMF를 통해 공연 인프라나 창작 콘텐츠, 인력 양성 등 다방면에서 전문성이 향상되고, 이러한 역할이 한국 뮤지컬 시장에 순기능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이와 관련해 지난 6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국제 뮤지컬 페스티벌은 공연의 프로그램으로 정체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전제하면서 “앞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초청작도 지속적인 리서치와 전문가, 심사위원 평가를 통해 수준 높고 가능성 있는 작품을 선보이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유리 위원장은 이와 함께 “창작뮤지컬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더욱 강화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DIMF는 그동안 ‘모비딕’ ‘스페셜 레터’ ‘식구를 찾아서’ ‘날아라 박씨’ 등 다양한 창작뮤지컬을 선보이며 실험성 높은 창작 작품의 산파역할을 해 왔다. 이 위원장은 이러한 특성이 바로 DIMF가 여느 뮤지컬 페스티벌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라고 짚었다.

“창작 지원작의 선정 기준을 좀 더 명확히 하고, 프로그램 관리에 더 신경을 써야 할 필요성을 느껴요. 나아가 창작 지원작의 사후관리까지 DIMF가 전문적으로 케어해주는 시스템을 구상중이에요. 갓 껍질을 깨고 나온 창작 작품이 다음 해에도 관객과 만나고, 기성 공연 무대에 설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도움을 제공할 생각입니다”

그는 DIMF가 이런 지원활동에 나서는 이유에 대해 “대부분의 창작 작품이 아티스트 중심이어서, 프로덕션이 약한 구조적 원인을 갖기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단계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도입해 선택과 집중을 이루겠다는 목표도 함께 설정했다. DIMF가 이런 체계를 갖추게 되면 창작 작품이 단순히 마켓이나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성장곡선을 그려나갈 수 있으리란 기대감에서다.

이와 더불어 시민과 함께 호흡하는 대중성의 확장도 함께 꾀하고 있다. 이유리 위원장은 이를 위해 부대행사를 더욱 늘이는 방안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뮤지컬 갈라콘서트와 거리축제, 백스테이지 투어, 체험 이벤트, 스타데이트, 전시회, 아우라지존 운영 등의 부대행사가 그것이다. 페스티벌 기간 동안 누구라도, 이곳에서 뮤지컬 관련 콘텐츠를 맘껏 즐길 수 있다.

전문가의 워크숍과 컨퍼런스도 준비돼 무대미술 등 관련 분야 노하우를 공유하고, 문화와 관련된 아이디어를 나누는 프리마켓 그리고 일반인의 생활 속으로 쉽게 다가설 수 있는 핸드아트, 인디밴드 공연 등의 볼거리도 곁들여진다. 뮤지컬 축제가 시민참여형 축제로 날개를 펴는 것이다. 이 밖에 DIMF 고유의 자체 캐릭터를 개발해 각종 상품을 연계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이유리 위원장은 “DIMF를 통해 미래 한국 뮤지컬을 이끌어 갈 대학생 등 젊은 층의 인력개발과 관련 분야 인재가 육성되고 있다”고 자부하며 “중장기적으로 창작자 발굴 및 지원 프로그램에 더욱 공을 쏟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화두가 뮤지컬 페스티벌의 역할론과 중요성에 다다르자 그의 목소리가 더욱 또랑또랑해 졌다. DIMF의 발전가능성과 비전으로 대화는 이어졌다. - 계 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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