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력, 기술력 등 제작기반 경쟁국 앞서 투자되면 선점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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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김범태 기자] “대구국제뮤지컬 페스티벌(Daegu International Musical Festival / 이하 DIMF)은 뮤지컬을 주제로 한 국내 유일의 축제이자, 국제 행사입니다. 회를 거듭하면서 그 위치를 탄탄하게 다지고 있는데, 앞으로 더욱 명실상부한 뮤지컬 축제가 될 것입니다”

이유리 집행위원장은 DIMF의 비전과 방향성에 대해 확실하고 구체적인 구상을 그리고 있었다. 그리고 대구광역시가 아시아 뮤지컬산업의 거점도시가 될 수 있으리라 확신했다. DIMF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전주한옥마을 등과 함께 행정안전부가 지원하는 ‘5대 지방브랜드 세계화 시범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그만큼 발전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유리 집행위원장은 “어느 도시도 대구처럼 문화산업 전반에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곳이 없을 것”이라며 “얼마 전, 뉴욕뮤지컬페스티벌 총감독을 만났는데 대구시의 지원과 시민들의 열정을 보고 깜짝 놀라더라. 세계 제1의 뮤지컬 도시에서 온 전문가조차 그 뜨거운 관심을 부러워했다”고 귀띔했다.

그는 지방자치단체와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이 이뤄지면 대구가 아시아 뮤지컬시장의 허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뮤지컬은 킬러콘텐츠 싸움이기 때문에, 좋은 작품을 생산하고 유통한다면 부가적인 산업까지 함께 발전할 수 있으리란 생각에서다.

“지금까지의 아시아 뮤지컬시장은 일본이 주도해 왔죠. 해외 유명 작품이 아시아 투어를 할 때도 일본에서만 공연했을 정도니까요. 그러나 이제 판도가 바뀌고 있습니다. 지형이 한국으로 옮겨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한국 배우가 일본에서 주연으로 캐스팅되기도 하고, 우리가 만든 작품이 도쿄 심장부에서 공연하는 일도 흔하잖아요?”

그는 일본은 한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창작력이 부족하고, 중국은 기술력이 떨어지므로 적절한 투자와 지원만 확보된다면 한국이 아시아 뮤지컬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또 그러한 가시적 성장의 중심에 DIMF가 서길 기대했다. DIMF가 단순한 문화축제에 그치지 않고, 뮤지컬산업을 주도할 생산기지의 역할을 해야 한다는 마음에서다.

이유리 위원장은 “해외 대형 작품이 아시아시장에 진출하려 해도 어마어마한 규모의 비용 때문에 주저하는데, 우리나라에 뮤지컬 생산기지가 있어 일정한 제작시스템이 갖춰진다면 훨씬 안정적으로 투자할 것”이라며 대규모 트러스트 구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이 위원장은 “솔직히 서울은 ‘시장’이고, 생산기지의 역할을 하기엔 마땅치 않다”며 대구가 그 축이 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특히 대구는 뮤지컬에 대한 지방자체단체와 시민사회의 집중도가 타 지역에 비해 월등하기 때문에, 이러한 구조를 갖추는데 훨씬 유리하다고 말했다. 여기에 뮤지컬산업의 육성을 위해 정부에 ‘뮤지컬 진흥위원회 설립’을 촉구하기도 했다. 인프라의 체계적 확충을 위해서다.

인터뷰를 마치며 성공적인 행사를 위해 시민들에게 전하는 말을 물었다. 그는 이런 질문에서 의례적이고 상투적으로 나오는 ‘열심히 할 테니 지켜봐 달라’거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 혹은 응원을 부탁’하지 않았다. 오히려 관객의 권리와 선택의 중요성을 짚었다. 그것이 궁극적으로 뮤지컬산업과 DIMF의 동반성장을 가져올 것이기에 그렇다. 그리고 DIMF가 그러한 기대치를 충족시키는 장이 될 것을 약속했다.

“관객은 본인이 더 관심을 갖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찾아 관람할 선택의 권한이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대중에게 그러한 즐거움을 주고, 선택이 될 만한 프로그램, 나아가 시민참여를 자연스럽게 유도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더 많이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이유리 위원장은 이처럼 DIMF를 대구의 문화관광산업과 연계하는 방안을 다양하게 구상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시도는 올해를 계기로 본격화될 것이다. 페스티벌 개막을 불과 3개월 앞두고 갑작스럽게 위원장에 선출된 탓에 자신이 원하는 밑그림을 충분히 그리지 못했던 이 위원장은 “내년부터 DIMF가 본격적으로 변신할 것”이라며 다음을 더욱 기대해 달라고 강조했다. 그의 목소리에 자신감이 가득했다.

올해로 7회째를 맞은 DIMF는 개막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6월 15일 전야제를 시작으로 7월 8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 등 대구 시내 주요 공연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올해는 미국 작 ‘썬피쉬’를 비롯해 4편의 해외초청작과 ‘샘’ ‘아리랑-경성26년’ ‘해를 품은 달’ 등 6편의 국내초청작 그리고 ‘유앤미’ ‘왕을 바라다’ ‘사랑꽃’ 등 공모를 통해 제작지원에 선정된 5편의 창작 작품이 선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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