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예산정책처가 최근 6년간 정부 투자 공기업들에 대한 경영 및 재무상태를 평가한 결과 외형적인 자산과 매출액은 2001년에 비해 성장을 이루었지만, 한국석유공사와 한국토지공사를 제외한 나머지 기관의 수익성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사실은 한나라당 심재철의원(문화관광위원회, 안양동안 을)이 국회예산정책처로부터 입수한 '정부투자기관 경영 현황 평가'자료를 통해 밝혀졌다.

13개 정부투자기관에 대한 재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총자산의 경우 2001년에 비해 65조 6,946억원이 증가하였으나, 그 구성비율을 살펴보면 부채(37조 2,071억원)가 자본(28조 4,874억원)에 비하여 더 많이 증가하였다.

택지개발, 임대사업, 도로사업 등의 확대로 인해 외형적인 총자산은 증가했지만, 부채규모가 60%(37조 2,071억원) 이상 증가했고 이중에서 외부자금의 조달이 전체 증가액의 89%를 차지했다.

특히, 대한주택공사의 경우 원가율이 100%를 상회하는 비수익성자산의 건설을 외부 자금에 의존함으로써 금융비용이 급속한 증가하여 부채관리가 시급한 것으로 밝혀졌다.

주요 기관별 경영 현황을 살펴 보면 그 상황은 심각한 수준을 넘어선다.

대한주택공사는 분양목적의 부동산과 임대자산의 급증으로 인해 총자산은 크게 늘어났으나, 금융성 부채와 이자비용이 급증해 재무건전성이 악화됐고 대한석탄공사는 석탄산업의 사양화 등으로 인해 자산과 매출이 크게 감소해 최근 6개년 연속 완전자본잠식 상태다.

한국관광공사 역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한국관광공사는 독점적으로 수행하던 면세점을 경쟁체제로 전환되면서 오히려 수익성이 악화됐고, 장기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외부에서 차입함으로 인해 재무건전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력공사도 매출액은 2001년에 비해 7조 1,585억원(36,12%)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오히려 7,306억원(37.23%) 감소했다.

한국농촌공사는 정부위탁사업을 주로 수행하고 있어 수익성이 매우 낮으며, 수익사업 발굴을 위해 정부로부터 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받았으나 투자안을 찾지 못해 5년 가까이 정기예금으로 예치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자금 운용 능력면에서도 총체적인 부재 상황을 나타냈다.

또한,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 신설 및 확충으로 인한 부채가 지속적으로 증가해 자체 자금으로 건설비를 충당하기 힘들어 외부 차입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며, 농수산물유통공사는 지원사업 외에는 대부분 정부위탁사업으로 자체수익이 거의 발생하지 않아 수익성 지표가 매우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심재철의원은 “공기업들이 택지개발과 임대사업 등을 통한 외형적 몸집 불리기에만 급급한 나머지, 수익성 개선을 위한 경영 합리화를 위한 노력은 부족했다”고 지적하고 “참여정부의 낙하산 인사가 집중된 공기업들이 앞으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자율경영의 확립과 정부의 효율적인 정책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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