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자사고는 전학생 거의 없어 양극화 우려돼

[투데이코리아=강정욱 기자] 서울지역 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 신입생 중 상당수가 일반고로 전학을 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일 서울시교육청의 자료를 보면 올해 새 학기가 시작된 이후 지난달 5월 31일까지 서울지역 자사고 25개교에서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간 고교 1학년 전출생은 199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자사고 정원의 2%에 해당한다.

자료를 보면 200명 중에서 특히 올해 정원 미달을 기록했던 경문고와 대광고·미림여고·숭문고·우신고 등 5개 자사고의 고1 전출생은 모두 64명으로 자사고 전체 고1 전출생의 32.2%를 차지했다.

학교별로 보면 미림여고가 20명, 우신고 16명, 경문고 11명, 숭문고 10명, 대광고 7명 순이었다. 정원을 채운 자사고 중에서도 10명 이상의 전출생을 기록한 학교가 많았다. 장훈고는 18명이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갔고 이어 중앙고(14명), 세화고(13명), 배재고·선덕고(12명) 등이었다.

신입생들의 전학 주요 원인으로는 mb정권 시절, 고교 다양화 정책을 추진하면서 자사고를 급속하게 확장하는 과정에서 정원 미달 등의 폐해가 발생한 것, 현 정부가 일반고 육성 정책을 강하게 추진하면서 자사고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형성된 것이 지목되고 있다. 게다가 등록금 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는 자사고의 교육과정이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점도 원인으로 파악되고 있다.

시 교육청 관계자는 "전출률이 높은 학교의 경우 학생들이 주로 인근 일반계 고등학교로 전학을 가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자사고보다 일반고에 진학하는 것이 내신성적·학비 등에서 더 낫다고 학부모와 학생들이 판단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정원 미달 사태에 이어 전출생이 급증하는 일부 자사고가 원하면 자사고 지정을 취소하고 일반고로 전환할 것을 지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전환 의사를 밝힌 학교는 없다. 규정상 지원자가 2년 연속 모집정원의 60%에 미달하는 학교는 일반고로 전환 할 수 있다.

이번 자료에 의하면 비인기지역에 있는 자사고의 경우 많은 전학생이 나왔지만, 교육열이 높기로 정평이 나 있는 지역의 자사고에서는 적은 수의 전학생만 나와 자사고 사이에서도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 1번지’로 불리는 강남 대치동에 있는 휘문고와 지난해 대입 성과가 좋았던 하나고는 올해 입학한 신입생 중 전학을 간 학생이 한 명도 없었기 때문.

경희고에서는 1명의 전출생이 나왔고 중동고와 보인고, 한가람고는 3명, 현대고는 4명의 전출생이 각각 나와 이를 뒷받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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