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부처 식약처도 연구결과만 몇 년째 기다리며 ‘뒷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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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코리아=구재열 기자] 해열진통제로 잘 알려져 있는 게보린의 이소프로필안티피린(이하 IPA) 성분 부작용이 매년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시중에 유통되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성주 의원(민주당)이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IPA 성분 의약품 현황자료에 따르면 2009년 29건에 불과했던 IPA 제제 부작용 보고건수는 2010년 112건, 2011년 146건으로 매년 증가했고 2012년 상반기에만 75건의 부작용이 보고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4년간 총 379건의 IPA 성분 의약품 부작용이 보고된 것이다.

IPA 성분 유형별 부작용 중 가장 많이 보고된 부작용은 두드러기로 최근 4년간 101건(26.6%)이 발생했고 그 다음으로는 발진, 가려움증, 알레르기 순이었다. 또한 호흡곤란도 34건(9%)이나 보고됐고 혈관부종 29건(7.7%)과 어지러움, 구토 증상도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신체 기관별로 구분해 봤을 때 피부 및 부속기계 이상이 280건(73.9%)으로 가장 많이 발생했고 전신 또는 일반적 증상 101건(26.6%), 호흡기계 이상 50건(13.2%) 등 신체 각 기관별로도 부작용이 보고됐다.

또한 중추 및 말초신경계 이상 34건(9%), 심박 조율 이상 및 정신신경계 이상 각각 11건(2.9%), 시각 이상, 심혈관계 이상도 다수 나타났다.

이와 같은 IPA 성분에 대한 문제 제기 이후 중앙약사심의위원회는 지난 2009년 IPA 성분 의약품의 만 15세 미만 아동·청소년의 복용을 금지했다. 대한약물역학위해관리학회(이하 학회)도 지난 2011년 3월 제약사들의 의뢰를 받아 안전성 여부를 검토 중에 있으며 최종 결과는 오는 2014년 8월에나 나올 예정이다.

또한 학회는 최근 IPA 환자 대조군 연구를 3년으로 계획,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얻기 위해 환자군과 대조군을 1:2의 비율로 각각 875명, 1750명으로 구성해 연구를 진행 중에 있다. 하지만 이 연구 또한 3년 이상이 긴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당장의 효과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경우도 페닐프로판올아민(PPA)에 관해 4년이라는 기간이 소요된 바 있다.

문제는 안전성 논란이 있는 IPA 성분 의약품을 국민들이 오는 2014년 8월까지 먹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의약품 안전을 담당하고 있는 식약처 또한 2009년 이후 별다른 조치 없이 학회의 연구 결과만을 바라보고 있다.

이에 대해 김성주 의원은 “항암제와 같이 부작용이 있음에도 대체약이 없어 불가피하게 복용할 수밖에 없는 의약품은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대체할 수 있는 해열진통제가 있고 효과도 아주 특별하지 않는 IPA 의약품에 대해 식약처가 수년간 결론을 내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국민의 건강권을 생각해 일반의약품인 IPA 의약품을 의사의 처방을 받는 전문의약품으로 바꾸거나 최소한 의약품 포장지에 ‘만 15세 미만 아동·청소년 복용 금지’ 라는 경고 문구를 확실히 보이게 표기하도록 명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게보린을 생산 및 판매하고 있는 삼진제약 측은 게보린의 IPA 부작용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삼진제약 관계자는 이같은 문제 제기에 대해 “최근 게보린의 IPA 성분 부작용이 갑자기 늘었다고 알려졌는데 이는 부작용 보고 시점이 2009년부터이기 때문”이라며 “이에 따라 2009년 2010년, 2011년 IPA 관련 부작용 보고가 늘어난 것으로 보일 뿐 부작용이 갑자기 급증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 관계자는 IPA 성분이 없는‘게보린S’ 출시에 관해선 “시판 허가가 난 것은 맞지만 현재 연구 중에 있고, 지금 게보린S를 출시할 경우 게보린의 IPA 부작용에 관한 억측이 난무할 수 있다”며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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