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막강한 브라질 미드필더진에 고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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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013 FIFA 컨페드레이션스컵에서 우승한 브라질 [출처=FIFA 홈페이지]

[투데이코리아=방성환 기자] '삼바축구' 브라질이 다시 한번 세계정상에 섰다.

1일 오전(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로 마라카낭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국제축구연맹(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이하 컨페드컵) 결승전에서 브라질은 스페인을 3-0으로 꺾었다. 이로써 브라질은 2005, 2009년에 이어 3회 연속 컨페드컵 정상을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이번에 '세계랭킹 1위' 스페인을 제압하며 오는 2014년 자국에서 열리는 월드컵 우승 가능성에 '청신호'를 밝혔다. 반면 준우승에 그친 스페인은 A매치 29경기 무패(25승 4무) 행진에 제동이 걸리며 브라질 월드컵 우승 가능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브라질은 이날 홈경기에서 종횡무진 스페인을 유린했다. 전반 2분 문전 혼전상황에서 최전방 공격수 프레드는 완전히 넘어진 상황에서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해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공은 카시야스 골키퍼의 허를 찔러 문전 깊숙히 꽃혔다. 빠른 시간에 터진 선제골에 분위기는 브라질로 완전히 넘어왔다.

스페인은 브라질의 강한 압박과 빠른 속도의 역습에 특유의 축구방식인 패스플레이가 완전히 차단되는 등 고전했다. 빌드업을 네이마르-프레드-헐크에 전담시키고 중원에 구스타보(바이에른 뮌헨)와 파울리뉴(코린티안스)를 배치한 브라질 감독의 전략이 성공을 거둔 것.

당초 주요언론의 우려와 달리 구스타보와 파울리뉴의 중간에 오스카(첼시)를 배치해 공격시의 창의성도 확보했다. 구스타보와 파울리뉴라는 든든한 보디가드들의 지원 속에 오스카는 공격임무에만 전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수세에 몰린 스페인에도 결정적인 기회가 있었다. 전반 41분 페드로가 오른쪽 문전에서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맞이한 것. 페드로가 낮게 깔아찬 슈팅은 훌리오 세자르 골키퍼의 손을 벗어나 문전으로 향했으나 다비드 루이스가 바람같이 나타나 슬라이딩으로 공을 걷어냈다.

이에 브라질은 전반 44분 스페인에 결정타를 날렸다. 오프사이드 트랩을 절묘하게 피한 네이마르(바르셀로나)가 각도가 안 보이는 상황에서 왼발 강슛을 날린 것. 네이마르가 찬 공은 카시야스의 손을 벗어나 골대 왼쪽 상단에 제대로 꽃혔다. 이 득점은 중원에서 자유롭게 공격에 가담하던 오스카의 전진 패스덕분이었다.

사실상 승부가 갈린 상황에서도 삼바군단은 만족을 몰랐다. 후반 시작 후 단 2분만에 프레드가 세 번째 골을 뽑은 것. 수비수를 절묘하게 속이며 공을 흘려준 네이마르의 천재성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분투한 스페인은 후반 9분 페널티킥을 얻어 추격의 발판을 얻었으나 키커 라모스가 실축해 기회를 허무하게 날렸다. 이에 스페인은 토레스(첼시)를 빼고 다비드 비야(바르셀로나)를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으나 이마저 소용없었다.

결국 스페인은 후반 23분 네이마르를 막던 피케마저 퇴장당해 스스로 몰락했다. 피케의 느린 발과 둔한 몸놀림으로는 '축구황제 펠레의 후계자' 네이마르를 막기가 역부족이었던 것.

이번 결승전으로 양국의 명암은 극명하게 엇갈렸다.

먼저 브라질은 스페인을 꺾으면서 예전 막강했던 '삼바군단'의 자존심 회복에 성공했고 '네이마르'라는 차세대 에이스도 얻었다. 그간 네이마르는 A매치에서 자국리그에서 보였던 퍼포먼스를 보이지 못해 '거품'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하지만 이번대회에서 MVP를 수상해 '거품논란'을 종식시켰다.

또한 이번 대회에서 중용된 프레드도 그간의 설움을 날려버렸다. 프레드는 상당한 유망주로 주목받아 어린시절 프랑스 리그에 진출헀다. 하지만 처절한 실패를 겪고 고국무대로 돌아왔다.

게다가 아드리아누 등의 브라질산 포워드 전성시대에 선수경력을 시작해 그동안 삼바군단의 부름을 받지도 못했다.

세월이 흘러 브라질 막강 포워드진들이 하나둘 은퇴했지만 레안드로 다미앙(인터나시오날)의 등장으로 또 한차례의 위기를 겪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자신의 가치를 십분 증명하며 결승전에서만 2골을 작렬해 '해결사'로의 면모를 과시했다.

반면 스페인은 최근 독일과의 일전에서 패배해 전문가들에 의해 제기된 '스페인 전성시대 종말론'에 대해 일정 부분 수긍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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