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인츠05, 주전 경쟁의 무주공산…박주호 존재로 적응 이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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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볼프스부르크 소속 선수 구자철 [출처=볼프스부르크 홈페이지]

[투데이코리아=강정욱 기자] 어느덧 분데스리가에서 3년을 보낸 구자철(볼프스부르크)의 입지가 얼핏 보면 많이 좋아진 듯 하다. 새로 부임한 헤킹감독의 적극적인 구애로 일단 잔류로 가닥을 잡은 모양새지만 주전 경쟁은 감독의 애정과는 별개로 펼쳐진다는 것을 늘 염두에 둬야 한다.

특히 볼프스부르크는 매 이적시장마다 과도한 영입으로 포화스쿼드를 만든 전적이 있다는 점에서 불안요소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공격형 미드필더에서 '지단같은' 플레이를 가장 선호하는 구자철의 바램과는 달리 볼프스부르크 측은 그를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할 생각이다.

공격형 미드필더에는 한때 세계최고수준의 유망주였던 부동의 에이스 디에구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디에구는 볼프스부르크의 공격을 이끄는 핵심중의 핵심일 뿐 아니라 명실상부한 분데스리가 최상위 공격형 미드필더이기 때문에 구자철이 해당 포지션 주전 경쟁에서 이길수 있는 가능성은 전무하다.

계약이 1년 남은 디에구는 최근 볼프스부르크 측에 지난 시즌 임대로 활약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이적시켜달라는 요청을 했으나 구단 측은 자유계약선수(FA)로 방출하는 한이 있더라도 이번 시즌은 꼭 잔류시키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디에구가 이적한다고 해도 볼프스부르크는 폭스바겐이 소유주인 막강한 재력을 가진 구단이라 그와 클래스가 비슷한 공미를 사올 공산이 크다. 그러므로 이러한 호재가 발생한다해도 구자철이 볼프스부르크에서 주전 공미로 뛸 가능성은 높지 않다.

게다가 구자철은 팀 공격의 핵심으로 활약할 때 빛이 나는 선수다. 분데스리가에서도 통하는 볼키핑 기술과 적절한 패스능력과 창조성, 언제라도 양발 중거리 슛팅으로 득점이 가능하다는 특성을 지녔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격형 미드필더 치고는 공격력이 돋보이는 유형은 아니다. 오히려 수비가담력이 좋아 후방에 위치한 수비진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지녔다. 이는 구자철이 과거 수비형미드필더와 중앙미드필더에서 활약한 것에 기인한다.

일반적으로 공격형 미드필더 포지션은 축구적 재능이 유달리 탁월한 선수들이 활약하는 곳이기에 축구 인생 전반을 해당 포지션에만 보낸 선수들이 많은 편이다.

하지만 구자철의 경우 감독의 지시에 따라 수비가담을 줄이면서 공격에 전담시켜 화력을 극대화시키거나 수비가담을 늘려 전체적인 수비안정을 꾀하는 병행적인 전술운용이 가능한 것이다.

이렇게 공격형 미드필더 포지션에서 나름의 경쟁력을 가진 구자철이지만 볼프스부르크 내에선 디에구의 부상상황에서만 모습을 비출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구자철이 뛸 만한 곳은 중앙 미드필더 뿐이다. 수비형 미드필더도 가능하나 그러기엔 구자철의 막강한 공격력이 매우 아쉽다.

이렇게 볼프스부르크에서의 유일한 희망인 중앙 미드필더 위치에서의 주전 가능성을 엿보기 위해서는 자연스레 볼프스부르크 내 잠재적인 경쟁자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볼프스부르크 기존의 중앙미드필더 자원 중 하세베 마코토는 오른쪽 수비수로 보직변경을 해 실질적인 경쟁자는 전형적인 박스투박스 미드필더이면서 수비형 미드필더를 볼수 있는 얀 폴락이 될 가능성이 높다. 메도제비치라는 선수도 있으나 구자철과 경쟁을 펼칠만한 수준은 아니다.

얀 폴락은 벨기에 최고 명문 안데레흐트에서 활약하다가 볼프스부르크로 이적했으나 30줄을 넘어 은퇴수순을 밟을 선수다.

그럼에도 얀 폴락의 수비력이 구자철보다는 낫기 때문에 강팀과의 경기에선 수비적인 면에서 강점을 지닌 얀 폴락의 출전경기가 더 많을 수도 있다.

전력상 약세인 팀이 강팀을 맞이하는 방법에는 공격적으로 나가는 맞불대응도 있으나 수비적 밸런스를 탄탄히 가져가고 빠른 속공을 노리는 것이 보다 현실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물론 구자철과 얀 폴락의 장단점이 극명하게 대비되기 때문에 동시기용도 가능하다. 이는 물론 새로운 선수의 영입이 없을 시에 한정된다.

그러나 볼프스부르크는 현재 바이에른 뮌헨의 루이스 구스타보(26)에게 열렬한 구애를 보내고 있다. 수비형 미드필더 외에 측면 수비수 등을 소화할 수 있는 구스타보는 현재 티아구 알카타라의 영입으로 포화상태에 다다른 뮌헨의 미드필더진에서 펼쳐질 예정인 지나친 주전경쟁에 환멸을 느끼고 있으며 브라질 월드컵 출전을 위해서 주전 출장이 보장되는 팀으로의 이적에 관심이 있는 상태다.

게다가 칼 하인츠 루메니게 바이에른 회장도 6일 독일 축구전문지 ‘커커’와의 인터뷰에서 “만약에 볼프스부르크와 구스타보가 협상이 이뤄진다면 우리는 공식적으로 볼프스부르크와 구스타보 이적에 관한 협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신이 난 볼프스부르크는 동향인 브라질 국적의 날두와 디에구를 이용해 구스타보를 설득하고 있다. 이렇게 간절히 원하는 구스타보가 자신들의 선수가 된다면 볼프스부르크는 분명 핵심 선수로 기용할 것이다
.
이는 구자철에게는 분명한 악재다. 구스타보가 수비형 미드필더 핵심선수로 자리잡으면 얀 폴락과 구자철은 중앙 미드필더에서 경쟁을 펼칠 수 밖에 없다. 어쩌면 한 선수가 출전하면 다른 선수는 출전못하는 엇갈린 운명이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렇게 진퇴양난(進退兩難)에 빠진 듯 한 구자철이지만 해법은 있다. 단장까지 나서서 구자철에게 구애를 보내고 있는 마인츠05로 이적하는 것이다.

마인츠05는 기존에 공격의 핵심으로 활약하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반테로 이적한 안드레아 이반쉬츠의 공백을 구자철로 메우려 한다. 구자철이 마인츠05로 이적한다면 붙박이 출전이 보장된 사실상 주전경쟁의 무주공산(無主空山)으로 들어가는 셈이다.

마인츠05 입장에서도 이미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능력을 검증받은 구자철 영입은 매력적인 카드다. 약체팀 아우크스부르크에서도 혼자만의 능력으로 기회를 만들어내거나 골을 만들어내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기 때문이다.

앞서 언급한대로 준수한 수비능력을 보여주는 구자철의 장점은 짠물수비를 바탕으로 하는 마인츠 05의 팀컬러에도 잘 맞는다. 화력과 수비력 모두 보강하는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이미 한국선수 박주호가 왼쪽 주전 수비수로 활약할 예정이라 새로운 팀에서의 적응도 수월하다.

결과적으로 구자철의 마인츠05 이적은 구단과 선수 모두에게 윈윈일 가능성이 높다. 이에 과연 구자철이 과감하게 이적 요청서를 제출해 마인츠로의 이적에 성공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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