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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데뷔골을 넣은 손흥민을 축하하는 레버쿠젠 동료들 [출처=레버쿠젠 홈페이지]

[투데이코리아=강정욱 기자] 이번 주말에 개막한 분데스리가는 어느때보다 한국 축구팬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바로 새팀으로 이적한 '손세이셔널' 손흥민의 존재 때문이었다. 손흥민은 개막전에서 데뷔골을 기록하면서 산뜻한 출발을 시작했다.

안드레 쉬얼레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레버쿠젠이 야심차게 영입한 손흥민은 폭발적인 스피드와 슛팅능력으로 지난 10일 상대 팀 프라이부르크를 위협했다. 하지만 개막전과 동시에 선발 출전했던 탓인지 골에 대한 부담감을 상당부분 안고 있는 듯 보였다.

보통 새로 영입된 선수를 바로 선발 출전시키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특히 거액의 이적료로 이적한 선수의 경우 지나치게 기대하는 모습을 보이면 다소 위축돼 슬럼프로 이어질 수 있는 위험이 높다. 이는 같은 리그에서 이적한 선수의 경우에도 해당하는 경우지만 손흥민의 경우 '프리날두'라 불릴 정도로 발군의 기량을 뽐내 사미 히피아 레버쿠젠 감독의 맘을 사로잡아 개막전과 동시에 출전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 해당했다.

손흥민의 개막전은 역시 기대한 바였지만 개선점도 눈에 띄었다. 탁월한 개인기량을 바탕으로 공격찬스를 만들거나 본능을 쫓아 골찬스를 잡아내는 능력은 찬사를 이끌어내기 충분했다.

특히 데뷔골의 상황을 짚어보자면 손흥민의 질풍같은 쇄도로 얻어낸 골이었다. 공은 오른편인 시드니 샘에게 연결됐지만 중앙에서 손흥민이 돌진하면서 직접 슈팅과 패스 두가지의 선택이 가능했다. 이미 상대 골키퍼가 효과적으로 각을 좁혀온 상황에서 시드니 샘이 욕심을 부려 슛팅을 했다면 자칫 선제골 찬스를 무산시킬 위험도 존재했다.

하지만 개선점도 눈에 띄었다. 같은 왼쪽 측면에 위치한 보에니쉬와의 연계에서는 합격점을 주기 어려웠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현대축구에서의 공격 수비간 밸런스 유지의 중요성을 알 필요가 있다.

축구 전술면에서 밸런스는 측면 뿐만 아니라 현대 축구의 화두로써 공격시의 수비 밸런스가 담보되야 공격수들이 마음껏 제 기량을 발휘할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수비력 강화가 공격력의 강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에 레버쿠젠도 역시 공격 수비 상황에서의 밸런스 유지에 많은 신경을 썼다.

지난 시즌 레버쿠젠은 쉬를레가 왼쪽측면의 공격을 담당하고 오른쪽 측면은 레알 마드리드에서 임대해온 다니 카르바할이 공격을 전담했다. 공격력이 탁월한 카르바할이 자주 오버래핑하면서 생기는 수비력 공백을 곤잘로 카스트로를 활용해 메웠다.

하지만 이번시즌은 지난 시즌 맹활약한 카르바할이 원 소속팀으로 복귀한 공백을 U-21 국제대회에서 활약한 줄리오 도나티의 영입으로 메웠다. 도나티는 카르바할보다는 오버래핑을 자제하며 수비에 중점을 둔 선수이다.

이에 왼쪽 측면의 보에니쉬가 공격적인 풀백의 임무를 띄어 자주 오버래핑할 것으로 예상되었고 이날 경기에서도 이런 모습은 자주 나왔다.

하지만 이런 찬스마다 손흥민의 선택지는 직접 돌파나 중앙 쪽으로 패스인 경우가 많았다. 그 중에서는 아쉽게도 보에니쉬가 노마킹 찬스도 있었다.

손흥민이 보다 더 좋은 경기를 펼치려면 우선은 보에니쉬와 호흡을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측면 수비수의 오버래핑을 이용한 2대1 패스 공격은 축구에서 매우 고전적이나 아직까지도 효과적인 공격전술이기 때문이다.

물론 공식 리그 첫 경기라 아직은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함부르크 시절에도 손흥민의 고질적인 약점으로 뽑혔던 팀원과의 연계플레이 부족은 분명 한국 축구팬들이 염원하는 세계적인 클래스의 공격수가 되기 위해서는 만드시 갖춰야 할 덕목이다.

개막전에서 골을 기록해 골에 대한 부담감은 줄어들었으니 다음 경기부터는 특히 앞서 언급한 보에니쉬 등의 동료와의 연계플레이 강화에 중점을 둘 필요가 있다.

하지만 손흥민의 나이가 아직은 어리다는 점, 높은 이적료를 기록하며 생겼을 부담을 잘 털어버렸다는 점에서는 성공적인 데뷔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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