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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극 라긴 유령 포스터 [출쳐=문화아이콘]

[투데이코리아=신기한 기자] 2013년 09월 05일 명품극단의 명품 연출들이 뭉쳤다.

‘THE GAME-죄와벌’, ‘관촌수필-옹점이를 찾습니다’ 등의 작품으로 독창적인 연출력을 보여줬던 명품극단의 김원석 연출이 이번에는 안톤체홉의 작품으로 관객들을 찾는다.

19세기 러시아의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안톤체홉의 날카롭고 사실적인 문체로 이뤄진 단편소설 <6호병동>은 김원석 연출의 <라긴>을 통해 인간성이 메말라가는 현실이 직접적인 묘사로 그려진다. 연극<라긴>은 모순된 현실을 바탕으로 하여 포스트모던적이고 상징적인 무대가 꾸며진다.

그리고 명품극단의 연출부 소속인 서은정 연출이 연극<유령>을 데뷔작으로 야심찬 도전을 시작한다.그 동안 명품극단에서 다양한 연출기법과 색다른 도전으로 예술적인 감각을 키워온 서은정 연출은 안톤체홉의 단편소설인 <어느 관리의 죽음>을 새롭게 각색하여 특별한 매력을 보여준다.

연극<유령>은 너무나도 사소하지만, 이 사소한 일들로 인생을 좌우할 수 있는 찰나의 이야기로 극을 이끌어 간다. 순간의 선택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는 아무도 모른다. 어쩌면 우리의 인생은 찰나와 순간의 연속이라 할 수 있다. 연극<유령>은 사건을 제시하고 견해를 묻는다. ‘의심’과 ‘의문’을 바탕으로 현실에 대한 문제를 관객들과 함께 짚어보는 것이다.

김원석 연출의 참신한 아이디어와 서은정 연출이 만들어 갈 감각적인 무대가 조화를 이루어 올 가을, 돌풍을 일으킬 명품극단의 야심찬 도전이 시작된다.

안톤체홉, 명품작품으로 다시 태어나다

러시아의 소설가이자 근대 단편소설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안톤체홉의 작품은 사회의 어두운 면을 냉철하게 그려내고 있다. 이러한 매력으로 그의 작품들은 다양한 공연으로 각색되었다. 하지만 그가 말하고자 하는 내막을 공연으로 풀어가기엔 한계점을 뛰어 넘을 수 없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명품극단의 두 연출가는 소설의 의미를 새롭게 풀어나간다. 이들은 안톤체홉의단편소설중 그 동안 다뤄지지 않은 ‘6호 병동’과 ‘어느 관리자의 죽음’을 선택하여 체홉만의 천재성과 위트를 살려내고 있다.

명품극단의 상임 연출가로써 그 이름에 걸 맞는 참신한 아이디어로 시선을 압도했던 김원석 연출은 이번에도 역시 그만의 독특하고 개성 있는 무대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연극<라긴>은 원작의 내용을 살리면서도 현대의 난폭함과 잔인함을 더욱 극적인 표현들로 나열한다.

연극<유령>은 허무하지만 결코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사건 속 진실에 대해 의문을 던진다. 안톤체홉은 전혀 예기치 못한 결말로 독자의 기대감을 한 번에 무너뜨리는 기법을 종종 사용하였는데, 바로 ‘어느 관리자의 죽음’이 대표적인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서은정 연출은 연극<유령>을 통해 이유 없는 긴장의 연속성을 드러내어 극의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또한 인간의 심적 불안감과 고통의 요소들을 거칠지만 정확하게 나타내고 있다.

사회와 인간의 모순적인 면들을 나쁘다고 판단하거나, 바로 잡으려 하기 보다는 우리를 한 번 더 생각하고 되돌아 보게 하는 힘이 두 연출의 무대에서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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