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적인 최전방 공격수 문제·수비불안 여전
▲사진=두 가지 난제를 해결해야 할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 홍명보 감독 [출처=투데이코리아DB]
[투데이코리아=강정욱 기자] 홍명보 호가 두 번의 평가전으로 난제인 수비불안과 최전방 공격수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으나 실패했다.
홍명보 호는 먼저 지난 6일 아이티를 불러 평가전을 가졌다. 경기결과는 4-1로 한국의 압승이었으나 내용 상으로는 아쉬운 점이 많았다.
최전방 공격수 지동원의 부진으로 미드필더진과 최전방의 유기적인 플레이가 실종됐고 최후방에서는 너무나 쉽게 실점을 허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게다가 11대 11로 맞선 순간에선 대등한 모습을 보여 압도적인 승리를 기대했던 축구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홍명보 감독은 이 경기에서는 하대성, 이명주, 한국영, 김창수 등 국제 경기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을 기용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심판의 판정으로 아이티 선수가 퇴장당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경기의 주도권을 잡아 스코어 상으로는 대승을 기록할 수 있었다.
그나마 연계플레이 부족으로 지적받던 손흥민이 적절한 연계와 개인플레이로 패턴이 다양화된 위력적인 선수로 성장한 것과 치명적인 부상으로 선수 생명에 기로에 섰던 우측 날개 이청용의 회복세를 확인한 것이 성과였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10일 열린 크로아티아 전에서는 다른 선수들로 경기에 임했다. 아이티전에서 실망감만을 안겨준 지동원 대신 k리그 클래식에서 활약하는 조동건을 최전방에 내세워 손흥민-이청용 좌우 날개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했다.
공격력이 뛰어난 구자철과 활동량이 높은 박종우를 투 볼란치로 내세워 중원의 균형을 맞추려 하는 의도도 보였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카디프 시티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좋은 활약을 보이고 있는 김보경이 소속팀과 같은 포지션으로 출전했고 k리그 선수 이용에게 오른쪽 수비수로 뛸 수 있는 기회를 줬다.
여기서 홍 감독의 김보경-구자철의 공존에 관한 고심을 읽을 수 있었다. 김보경과 구자철은 모두 공격형 미드필더 포지션에서 위력을 발휘하는 선수이나 구자철을 공격형 미드필더로 두게 되면 김보경의 자리가 없게 된다.
김보경은 왼쪽 측면 공격수로 기용될 수 있으나 이미 기대이하의 활약을 보인 바 있고 현재 대표팀의 왼쪽 공격수 손흥민은 언터쳐블 수준의 실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는 중원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기성용이 여러가지 문제로 라인업에서 제외되어 구자철을 중원에 기용할 수 있었으나 만약 대표팀에 복귀하게 된다면 김보경-구자철-기성용의 공존 문제가 홍 감독의 주요 고민거리로 자리잡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이다.
이날 경기에서는 손흥민-조동건-이청용이 유기적인 플레이로 위력적인 공격력을 보여줄 것이라 홍 감독은 예상했던 것으로 여겨지지만 최전방에 위치한 조동건은 기대이하의 모습만 보여줬다. 구자철-박종우의 투볼란치도 기대하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김보경도 열심히 뛰어다니기는 했으나 위력적인 모습을 보이지는 못했다.
이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고 있던 구자철을 최전방으로 올리는 일종의 제로톱 변칙 전술로 변화를 줬다. 하지만 이 역시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구자철은 지난 시즌 아우크스부르크에서 공격형 미드필더 프리롤로 출전한 것과 현재 소속팀에서 역할, 그리고 대표팀에서 맡은 역할이 다른 탓인지 자리를 못잡는 모습이었다.
이 경기에서도 왼쪽 측면 공격수 손흥민은 상대 수비수 한명 쯤은 가볍게 제치는 발군의 실력을 보여줘 대표팀의 차기 에이스 자리를 공고히 했다.
크로아티아는 일전에 한국 대표팀을 상대로 4-0의 승리를 거둔 것과 선수들의 피로도 부담이 있는 원정경기였던 탓인지 1.5군을 내세웠다. 에두아르도 다 실바, 이반 페리시치, 이반 라키티치, 다리오 스르나, 니콜라 칼리니치 정도가 인지도 있는 선수였다.
자국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위주로 라인업을 구성해 정예선수들에게는 휴식을 부여하고 새로운 선수들에게는 기회를 주는 면이 강한 선수구성이었다.
하지만 세비야에서 활약중인 라키티치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크로아티아는 역시 피파랭킹 8위의 강호다웠다. 크로아티아는 2골 모두 공중볼에 의한 헤딩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한국은 교체출전한 이근호가 헤딩으로 만회골을 넣어 영패는 면했다.
이렇게 최근 벌어진 두 번의 평가전에서 2골을 실점해 홍명보 호는 최근 경기만으로 볼때는 경기당 1골의 실점을 기록했다. 홍 감독의 수비력 강화 조치가 필요한 부분이다.
고질적으로 한국 축구의 문제점으로 꼽혔던 확실한 골게터 부재도 여전했다. 두 경기에 출전했던 지동원과 조동건은 기대이하의 모습을 보이면서 고질적인 문제를 더 돋보이게 만들었다.
이에 과연 홍명보 감독이 난제들을 해결하고 브라질 월드컵 개막까지 완성도 있는 팀을 만들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