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JPG
▲사진=축구선수 기성용 [출처=투데이코리아DB]

[투데이코리아=강정욱 기자] 기성용(선더랜드)이 'SNS 막말 파문'에 관련해 공식입장을 발표했다. 하지만 사과의 진정성 여부 등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7일 오전 11시 쯤 기성용은 입국 후 기자회견을 열어 "당연히 (최강희 감독에게)사과를 드렸어야하는 문제인데 찾아뵙고 말씀드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서 늦어졌다" 면서 "지난 2달 동안 나도 너무 힘들었다" 고 이야기했다.

이어 기성용은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올 수 없었다. 최강희 감독님께 미리 사과를 했어야하는데 타이밍을 놓쳐서 진심으로 죄송하다”면서 “팀을 옮기는 등 어려운 시기라 한국에 들어올 수 없어서 인사를 못 드렸다. 제일 중요한 것은 찾아뵙고 사과하는 것이다. 지금이 진심으로 사과할 시기라고 생각한다”는 뜻을 전했다.

이어“내 마음 편하자고 사과하려는 것이 아니다. 받아주신다면, 당연히 사과드리겠다”는 뜻을 전했다.

지난 최강희 감독 체제 시절, 기성용은 비밀 SNS 계정을 통해 최 전 감독을 겨냥한 듯한 "리더는 묵직해야 한다" "우리(해외파)를 무시하지 마라, 그러다 다친다" 등의 게시글을 남긴 사실이 드러나 한바탕 곤욕을 치룬 바 있다.

이뿐만 아니라 기성용은 지난 최강희 체제 시절 대표팀 내 발생했던 것으로 추정되는 해외파와 국내파 간 파벌 형성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고 여겨지고 있다. 이때문인지 최강희 체제에서 대표팀은 팀워크가 실종된 모습을 보여 '20년 이상 퇴보했다'는 강력한 비판에 직면했다.

이에 이번 공식입장 발표를 계기로 기성용이 최 전 감독을 직접 찾아가 사과를 할 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 사과에는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적지않은 역할을 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홍 감독은 "기성용과 함께 최강희 감독 찾아가겠다"며 두 사람 간의 앙금을 해소할 중재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선 바 있다.

홍 감독으로서는 나름대로의 선발방침을 정하고 기강 확립에 노력하고 있으나 대표팀의 최근 성적은 좋지 않다. 기성용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하대성과 이명주를 시험대에 올렸으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모양새다. 브라질 월드컵이 코 앞으로 다가온 과정에서도 한국 축구 대표팀은 공격 전개 작업에서 난항을 보이고 있다. 이에 홍 감독은 대표팀 전력강화를 위해 기성용의 재승선을 강력 추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 감독의 중재자 발언에 기성용이 마음이 바뀐 것인지, 애초부터 사과의 의사가 있었으나 시기를 놓친 탓인지 이번 공식입장 발표의 배경은 확실치 않다. 다만 홍 감독이 유럽에서 기성용에게 "사과를 하지 않으면 대표팀에 뽑지 않겠다"고 말했다는 설(說)이 돌고 있다는 것은 의미심장(意味深長)하다.

더불어 사과시기의 적절성 등에 대한 비판을 벗어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서는 '시즌 중 귀국은 힘들지만 A매치 기간에는 경기를 쉬기 때문에 본인이 마음만 먹었다면 충분히 더 일찍 공식입장을 밝혔을 수도 있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받아주신다면 사과드리겠다"는 발언도 도마 위로 오르고 있다. 이 발언은 관점에 따라 '사과를 할 테니 받아라'라고 해석될 수 있다.

만약 기성용이 직접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를 해도 최 전 감독이 수용 할지도 의문이다. 최 전 감독은 홍 감독의 중재자 자처 발언에도 그럴 필요없다는 입장을 전한 바 있다.

한편, SNS 막말 파문의 시발점(始發點)인 기성용은 오는 1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브라질과의 평가전을 위해 대표팀에 합류한다. 과연 기성용이 '프로선수는 실력으로 말한다'는 표현처럼 그라운드 위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이번 논란을 극복 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