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천영세 민주노동당 원내대표

국회 국정감사가 한나라당과 대통합민주신당의 당리당략에 의해 파행감사로 흔들리고 있는 10월이지만 군소정당인 민주노동당은 노회찬 의원이 두산 비자금 의혹을 제기하는 등 국감에 매진하고 있다.

대선 정국이라는 숨가쁜 상황과 국감 파행의 산만한 와중에도 의정활동에도 한치 소홀함이 없는 민노당의 힘은 어디에 있는지, 민노당의 원내사령탑격인 천영세 원내대표를 서면으로 인터뷰했다. 천 원내대표가 들려주는 진보정책에 대한 소신과 2007년 대통령 선거에 대한 견해들을 정리했다.

-당원들이 생각하는 권영길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쉽게 오르지 않는 요인은?

▲권영길 후보와 다른 당 후보와의 차별성이 부각될 기회가 아직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대통합민주신당, 민주당 등의 후보가 확정되어 정리된 감이 일부 있지만, 후보 단일화 논의 등 아직은 범여권의 후보가 어떻게 될 것인지가 명확하지 않다. 그러다 보니 범여권의 후보 문제에 관심이 많이 가 있다. 각 당 후보의 윤곽이 나오고 상호 간의 정책, 공약 등이 비교 된다면 권영길 후보의 장점이 부각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번 17대 국회에서 민노당의 활동이 기대만 못하다는 평가가 있다. 또 대통령께서는 “민노당이 안 될 정책만 내놓는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런 부분이 민노당 대선후보의 지지율에도 일부 영향을 준다고 본다. 민노당의 17대 활동에 대한 자평과, 앞으로 18대 국회에서 어떻게 활동할 것인지 대강의 포부는?

▲민주노동당은 무상의료를 적극 주장한 바 있다. 처음에는 처다도 안보던 여권과 한나라당이었다. 그런데 결국 어떻게 되었나? 여권의 유력 후보가 민주노동당의 무상의료 정책을 자기의 공약인냥 주장하고 있고, 이명박 후보도 거기에 버금가는 무상의료 정책을 표방하였다.

민주노동당이 2차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 관계를 새롭게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하였는데, 조건이 어떠니 이야기 하던 노무현 대통령이 임기 말에 뒤늦세 정상회담을 해서 민주노동당이 주장하던 것이 거의 그대로 반영된 합의문을 만들지 않았나?

원내 의석 9석으로는 많은 한계가 있었지만 개혁과 민생이 실종된 17대 국회에서 민주노동당의 활동은 활력소가 되고 방향타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를 바탕으로 18대 국회에서는 실제 정책을 실현시켜 나가는 견인차로 역할을 할 생각이다.

-당내 경선과정에서 보여준 결선투표제가 신선했다는 평가가 많다. 앞으로 대선에서도 이를 도입하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다. 이에 대한 의견은?

▲결선투표제를 대선에 도입하자는 것은 민주노동당의 일관된 요구이며 하루빨리 도입해야 한다. 결선투표를 도입하면 자신의 정견에 따라 선명하게 투표할 수 있고, 그리고 결선에서는 나쁜 후보를 낙선시킬 수도 있다. 게다가 국민 과반수가 동의하고 지지하는 후보를 선출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민주노동당 내부 경선에서 보여주었던 것처럼 국민적 관심과 지지도 높일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민노당이 한국 정당 구도에서 갖는 비중을 자평해 달라. 그리고, 이번 대선에서는 경제난국으로 인한 민심이반으로 진보진영이 집권하기 힘들 것이란 의견이 많다. 이명박 후보에 대한 필승 전략을 과연 민노당-권영길 후보는 갖고 있는지?

▲민주노동당은 창당에서부터 현재까지 한국 정당사를 새로 쓰고 있다고 생각한다. 당원들의 자발적 참여와 재정적 지원, 그리고 정책 생산에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은 다른 정당과는 차별화되는 것이다.
물론 현실적으로 민주노동당 후보가 이명박 후보와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은 쉽지 않다. 그러나 이번 대선을 통해 서민의 후보가 어떤 후보인지, 어떤 정책과 공약을 제시해야 하는지 분명히 보여 줄 것이다.

-민노당이 반기업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이에 대한 견해 혹은 반박은?

▲민주노동당은 친노동자 정당이다. 실제 창당 때부터 노동자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참여가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 민주노동당이 반기업적인 입장을 갖고 있지는 않다. 기업도 노동자도 함께 상생하는 것이다.

다만 삼성을 비롯한 주요 재벌기업들이 노동자들의 권리와 이익을 심각히 침해하고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노동자가 살아야 재벌도 사는 것 아닐까? 노동자들에 대해 정당한 대우를 하고 상생의 의지를 기업이 보여 준다면 문제는 해결 되는 것이다.

-북한 방문 보고 기자간담회에서 “국보법 폐지 운동을 재개하겠다”고 발언했는데, 현재 17대 국회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고, 2004년 폐지 바람이 불던 당시와는 연대할 대상(정당)도 변화된 상황이다. 또 사회분위기가 전반적으로 보수화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남북관계를 통일 지향적 관계로 확고하게 전환하며 법률적, 제도적 정비를 하기로 합의한 바 있고, 의회 교류도 하자고 합의했다. 이런 합의를 지켜 나가기 위해서라도 국가보안법과 같은 냉전, 대결적 법률을 정비해야 한다.

국회 내에서 상당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고, 그리고 11월 총리회담을 비롯 국방장관 회담에서도 군사적 긴장 완화와 남북 신뢰관계 형성 문제가 주요한 의제로 될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차원에서 국가보안법을 폐지하도록 정치권 전체를 적극 설득하고, 시민사회 진영의 힘도 빌리겠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불과 며칠 만에 한나라당등의 거센 반대와 방해로 암초에 걸린 형국이다. 남북 평화 무드를 고조시키기 위한 민노당의 앞으로의 계획은?

▲한나라당의 반발은 대단히 정략적인 것이다. 그리고 전체적인 부정이라기 보다는 수세적이고 부분적인 반대다. 민주노동당은 민족적인 지지를 받고 있고, 국민 대다수가 지지하는 합의가 신속히 이행되어 남북 평화, 통일, 번영의 토대가 마련되도록 적극적인 지지, 이행에 나설 것이다.

-한미 FTA 가 현재 안대로 국회 비준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한 원내대표로서의 각오는?

▲한미 FTA 국정조사 요청서가 이미 제출되어 있는데, 국정조사가 실시되지 않고 있다. 우리 국회가 한미 FTA에 대한 정확한 진단과 평가 없이 그냥 거수기로 역할을 할 수는 없다. 한미 FTA의 문제점과 미치는 여향에 대해 국민들에게 적극적으로 알려내고 평가받도록 할 생각이다. 각 당 원내대표들과도 적극적으로 협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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