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 매각 빨리해서 현금 보유액 늘리는 게 무엇보다 중요"

[투데이코리아=박대호 기자] 금융당국이 연내 STX나 동양처럼 대기업 부실로 인한 추가 자금 지원이나 구조조정은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진해운과 경남기업은 신속한 유동성 지원으로 확실히 살리기로 했으며 취약 대기업에 자산매각을 서둘러 최대한 현금을 확보하라고 강력히 주문했다.

중소기업 구조조정은 과감하게 추진하기로 원칙을 정해 정리 대상이 100개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금융권은 금융위와 금감원 등 금융당국이 STX, 금호아시아나, 동양, 경남기업을 끝으로 연내 대기업 구조조정을 사실상 일단락하고 회생 가능 대한 지원을 집중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최근 검찰 수사를 받는 효성은 재무구조가 탄탄하다는 자체 평가를 했다.

STX와 동양은 이미 법정관리에 들어갔으나 경남기업은 워크아웃이 시작됐고 한진해운은 유동성 문제로 영구채 발행을 추진하는 만큼 채권은행을 독려해 속전속결로 정상화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동양 사태 재발 방지를 위해 주채무계열 외 관리 채무계열을 만들어 시장성 차입이 많거나 재무 상태가 불안한 대기업도 집중 관리할 방침이다.

금융기관 신용공여 잔액이 전체의 0.1% 이상인 대기업은 주채무계열로 편입해 주채권은행이 관리하고 있다.
금융당국 측은 주채권은행에 살 기업은 살리고 가능성이 없는 기업은 신속히 정리하도록 강력히 지도했다고 전했다.

산업은행 등은 최근 경남기업에 대해 1천억원의 긴급자금 지원과 워크아웃을 결정했다. 대한항공에서 1천500억원을 긴급 수혈받은 한진해운은 4천억원 규모의 영구채 발행을 추진 중인데 금융당국의
지원 의지가 강력함에 따라 은행들이 지급 보증에 나설 예정이다.

아울러 금융당국은 조선, 해운, 건설 등 취약업종 대기업에 대해 자산 매각을 통한 현금 확보에 집중하라고 강력히 주문했다

금융당국 측은 동양그룹 사태의 원인으로 계열사 매각 시 가격에 따른 이견때문이었다며 자산 매각을 빨리해서 현금 보유액을 늘리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금융당국의 강력한 경고에 대기업들도 서둘러 움직이고 있다.

동부그룹은 주력 계열사인 동부건설이 보유한 각종 지분을 매각해 5000억원 규모의 실탄을 확보할 계획이다. 동부건설은 서울 동자동 오피스 빌딩 지분을 팔아 3000억원의 자금을 회수하기로 했다.
동부익스프레스 지분도 매각해 1700억원을 추가 확보할 계획이다.

현대그룹은 계열사인 현대상선이 최근 회사채 신속인수제를 이용해 회사채 2800억원의 차환 발행에 성공했다. 2145억원의 유상증자도 시도하고 현대부산신항만 매각도 추진한다.

이처럼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확실한 원칙을 세움에 따라 이달 중에 발표되는 중소기업 구조조정 대상이 많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해 채권단은 97개 중소기업을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했는데 이번에는 '확실히 살 수 있는 기업만 살린다'는 금융당국의 방침에 따라 100개를 크게 넘어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중소기업 구조조정을 과감히 할 것이고 대기업과 같은 원칙을 적용한다며 구조조정 대상도 생각보다 많아질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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