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 성희롱 간주…조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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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여자 축구선수 박은선 [출처= 방송화면 캡쳐]

[투데이코리아=박한결 기자] 박은선 선수의 성별논란으로 국내 여자 축구계가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앞서 성별논란을 제기한 WK리그 감독들의 리그 보이콧 움직임이 사실로 드러난 가운데, 박은선 선수의 소속팀인 서울시청이 공식입장을 밝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7일 오전 서울 중랑구 서울시체육회서 서울시청의 서정호 감독과 주원홍 서울시체육회 실무부회장, 김준수 서울시체육회 사무처장은 기자회견을 열어 박은선 선수의 성별 논란과 관련된 입장을 발표했다.

김준수 사무처장은 “박은선 선수의 성별논란은 두 번 다시 거론돼서는 안 된다. 한 인간의 성별을 확인하자는 주장은 당사자의 인격과 자존감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심각한 인권침해다”며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어 각 구단 감독들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서울시체육회는 "박은선 선수는 이미 지난 2004년 아테네올림픽 국가대표로 선발되어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성별 판정 검사를 이미 받았다. 이후 국가대표로 여러 국제대회에 출전해 여자축구선수로서 전혀 문제가 없음을 인정받았다”며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서 서울시청은 WK리그 6개리그 감독들이 한국여자축구연맹에 제출한 문서를 공개했다. 한국여자축구 실업감독 간담회 안건'으로 제출한 이 문서에는 박은선에 대해 '13년 12월 31일까지 출전여부를 정확히 판정하여 주지 않을시 서울시청팀을 제외한 실업 6개 구단은 14년도 시즌을 모두 출전을 거부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박은선 성별 논란에 이은 WK리그 보이콧 움직임이 언론에 보도되자 일부 WK리그 감독은 '농담이었다'며 넘겼지만 이미 이 내용은 문서화되어 여자축구연맹에 전달됐다.

서울시청 서정호 감독과 서울시청 측은 '여자축구선수의 출전 규정에 대해 국제축구연맹(FIFA) 아시아축구연맹(AFC) 대한축구협회에 명확한 내용이 없다. 대한축구협회가 FIFA에 정확하게 질의했으면 좋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이후 서울시청은 "박은선의 성별 논란이 다시 제기되어서는 안된다. 국제대회 출전을 위해 FIFA 규정이라는 기준이 확실히 정해져 문제 소지가 발생한다면 적극적으로 해명하기 위해 임하겠다. 팀승리를 위해 다른팀의 선수를 못뛰게 하는 것은 없어져야 한다"고 전했다.

서울시청 서정호 감독은 동료 감독들의 리그 보이콧 움직임에 대해서 "과욕과 욕심에 의한 개인이기주의가 전체가 담합하는 결과로 이어졌다"며 "있어서도 되지 말아햐 하는 일이다. 한명의 서울시청 선수가 아니라 한국여자축구 미래를 이끌어가야할 선수다. 이 선수를 국내 지도자들이 단합해 이런 일을 만든 것이 안타깝다. 외국에서 한국에서 이런 문제가 제기되면 국내 지도자들과 협회가 이 문제를 한국여자축구를 위해 해결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궁지로 몰아가는 것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체육회는 “우리 서울시청은 국가인권위원회 등 관련기관에 정식으로 철저한 진상조사를 의뢰할 것이다. 6개 구단 소속 감독들은 사회적 물의에 대해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할 것이며 공식 사과를 요청한다”며 6개 구단에 대해 사과를 요구해 사태의 여파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번 사건을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간주하고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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