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용 목적이나 편리함을 이유로 렌즈를 착용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안경을 착용하는 사람들 중 대부분이 별도의 렌즈를 갖고 있을 정도다. 그러나 관리를 제대로 하지 못해 부작용을 겪는 사례가 많아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필자의 병원에 내원한 20대 여성 환자는 계속 눈이 아파 고가의 새 렌즈로 교체했으나 몇 달도 안돼 또다시 통증이 생겼다고 고통을 호소했다. 진단 결과 콘텍트렌즈로 인한 세균성 결막염이었다. 렌즈를 수돗물로 세척하거나 오염된 렌즈 케이스를 장기간 사용하는 등 평소 잘못된 렌즈 관리가 부작용의 원인이 되었던 것이다.

너무 흔하고 익숙하다보니 렌즈를 쉽게 취급하는 경향이 있다. 안경과 마찬가지로 렌즈는 제2의 눈이므로 렌즈 선택도 중요하지만 보관과 관리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렌즈관리의 시작과 끝, 철저한 세척

렌즈를 세척할 때는 흐르는 수돗물에 손을 깨끗이 씻은 후 취급해야 한다. 간혹 렌즈를 식염수로 세척하는 사람도 있으나 가능하면 지정된 세척액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개봉 후 3일 이상 지난 식염수는 세균이 빠르게 번식하기 때문에 렌즈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알약을 풀어서 만드는 식염수도 있으나 손으로 알약을 취급하는 경우가 많아 감염에 더욱 취약하다.

간혹 편하다는 이유로 수돗물로 세척하는 사람도 많은데, 수돗물은 불순물이나 균에 오염되기 쉬워 각종 질환과 결막염을 유발할 수 있다.

렌즈를 관리할 때는 세척, 소독, 보존, 단백질 제거 단계로 관리하는 것이 좋지만 한꺼번에 할 수 있는 다목적 관리용액이 나와 있어 이러한 제품을 사용하는 것도 무방하다. 렌즈케이스의 보관용액은 매일 새로 교체하고 그 전날 렌즈를 세척해 보관했다 하더라도 착용 전에는 다시 한번 세척하는 것이 좋다.

◆간과하기 쉬운 렌즈 케이스 오염

보관할 때는 깨끗한 세척도 중요하지만 렌즈 케이스의 청결도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대부분 렌즈 케이스는 교체하지 않거나 오랜 기간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것은 목욕을 깨끗이 한 후 더럽혀진 헌옷을 입는 것과 마찬가지다. 렌즈를 아무리 깨끗이 세척하더라도 세균 번식을 유발하는 꼴이 된다.

렌즈 케이스는 평소 수용성 비누로 깨끗하게 씻은 후 식염수로 세척하여 햇볕에 말려 사용하도록 하고 가능하면 매일 세척해 주어야 한다. 장기간 사용하여 세균에 노출된 케이스는 아무리 씻어도 세균이 완전히 씻기지 않으므로 서너 개를 번갈아 사용하고 한두 달에 한번씩은 정기적으로 교체해주는 것이 좋다.

◆아칸트아메바 감염되면 치명적

목욕탕이나 수영장에 갈 때는 반드시 렌즈를 빼고 가야만 각종 질환을 막을 수 있다. 특히 수영장 등에서 감염되는 아칸트아메바 각막염은 일반인보다 렌즈 착용자가 450배 정도 감염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칸트아메바는 일단 감염되면 각막염을 유발하고 진행되면 상처난 각막에 세균이 침투하여 각막궤양, 각막천공으로 이어져 실명까지 이를 수 있는 무서운 질환이며 일반 치료제로도 잘 치료되지 않는 특

징이 있다.

아칸트아메바는 두꺼운 세포벽 때문에 한번 오염되면 렌즈를 세척, 소독해도 살균되지 않으므로 목욕탕이나 수영장 갈 때는 아예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일상 생활에서 아무렇지 않게 지나쳤던 행동들이 각종 안질환을 유발하므로 특히 렌즈를 착용하는 사람은 렌즈의 세척, 보관뿐만 아니라 착용하는 순간까지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부작용을 막는 지름길이다.

이동호/빛사랑안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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