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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친정팀을 상대로 만점활약을 보인 손흥민 [출처=레버쿠젠 홈페이지]

[투데이코리아=박한결 기자] 손흥민이 친정팀 함부르크를 상대로 해트트릭과 도움을 기록하는 맹활약을 펼쳐 주가를 드높였다. 왼발로 2골, 오른발로 1골을 기록해 정확한 양발 슈팅 능력도 뽐냈고, 상대수비의 패스를 가로채는 수비능력에 이어 득점찬스를 만들어내는 패스까지 보여줘 전천후 공격수의 면모를 과시했다.

특히 손흥민은 영원한 한국 축구 레전드 차범근도 못한 해트트릭에 성공해 한국인 최초의 해트트릭 달성이라는 겹경사를 맞았다. 이에 이적설이 보도되는 등 빅클럽까지 손흥민의 비상에 주목하고 있다.

이날 경기의 의의는 단순히 손흥민의 개인기록 수립만으로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경기에서 레버쿠젠은 그간 제기됐던 문제점이 개선된 듯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데스리가 3강을 넘기 위해서는 개선이 필수인 치명적인 문제점도 보여줬다. 이에 본지는 이날 경기로 인해 손흥민에게 올 3가지 호재와 레버쿠젠 팀 차원에서의 문제점에 관해 주목했다.

손흥민 vs 함부르크

지난 9일 손흥민은 경기장에서 친정팀 함부르크를 만났다. 일개 유망주에 불과하던 자신을 분데스리가의 스타로 만들어준 구단이기에 고마움이 앞선 경기였지만 승부의 세계는 냉정했다. 그간 조용하던 득점포를 가동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날 경기에서만 총 4개의 공격포인트를 올린 것.

손흥민은 경기초반인 전반 9분 롤페스의 패스를 받아 리그 2번째 골이자 선제골을 작렬했다. 좋은 퍼스트 퍼치로 공의 소유권을 유지한 뒤, 드리블로 슈팅 각도를 만들어낸 의미있는 골이었다. 하지만 골장면에서 시드니 샘과의 불협화음도 눈길을 끌었다. 손흥민이 함부르크 골대 왼쪽으로 쇄도했기에 시드니 샘은 반대편인 오른쪽으로 침투하는 것이 상대 수비를 혼란시키는 최고의 장면이었겠지만 샘은 골대 중앙으로 돌진했다.

특히 샘은 롤페스에게 패스를 달라는 듯한 모션을 취하고 있었다. 이미 롤페스가 샘보다 좋은 위치로 향하고 있는 손흥민을 선택한 순간, 샘은 득점 이외의 임무인 상대 수비 유인을 수행했어야 했기에 아쉬운 장면이었다. 이는 이타적인 면이 적은 샘에게는 바라기 힘든 장면이긴 하다.

하지만 손흥민의 다음 골 장면에서는 둘의 멋진 호흡을 볼 수 있었다. 상대 수비의 실책을 놓치지 않은 샘은 공을 잡고 상대 최종수비 라인에 침투하고 있는 손흥민에게 정확한 패스를 연결했다. 공을 받은 손흥민은 한 차례 퍼스트퍼치로 상대 수비 2명의 가운데를 그대로 질주, 아들러 골키퍼까지 재쳐낸 후 빈 골대에 슛을 날렸다.

3번째 골은 좋은 위치선정이 만들어낸 것이었다. 키슬링이 슈팅한 골이 손흥민에게 떨어졌고 침착하게 슈팅을 날려 해트트릭을 달성했다.

이어 상대수비의 패스를 가로챈 후 침투하는 키슬링에게 결정적인 패스를 제공해 도움까지 추가해 경기 MOM(Man of Match)을 일찌감찌 확정지었다. 이날 경기에서는 레버쿠젠 수비 실책이 자주 나와 손흥민의 해트트릭이 아니었다면 자칫 패배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에 더욱 의미 깊었다.

이날 경기에서 레버쿠젠은 상위권의 순위와는 걸맞지 않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수비의 어이없는 실책으로 2골을 헌납한 후 함부르크의 반격에 휘둘려 자신들의 경기를 펼치지 못했다.

이때 손흥민은 슈테판 키슬링과의 활발한 스위칭 플레이를 시도하며 타개책을 찾았고, 이는 곧 해트트릭을 완성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호재 1- 손흥민 개인의 자신감 상승

이날 활약으로 개막전 골 이후 무뎌졌던 득점포를 재가열시킨 손흥민은 향후 경기에서 팀내 동료들로부터 좋은 패스를 받을 가능성도 높였다. 레버쿠젠 이적 전에는 함부르크의 주요 득점루트로 군림하던 손흥민이었지만 레버쿠젠에는 분데스리가 득점왕 슈테판 키슬링과 뒤를 받치는 샘의 존재로 인해 양질의 패스를 받을 확률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일찍이 레버쿠젠의 우수한 미드필더진의 패스를 받아 손흥민이 득점하는 청사진을 예상했던 축구 팬들의 예상과는 사뭇 다른 전개였다. 이로인해 일각에서는 팀을 잘못 선택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주전경쟁이 치열하지만 유망주 성장에 일가견이 있는 위르겐 클롭의 도르트문트가 더 나은 선택지였다는 때늦은 후회도 잇따랐다.

레버쿠젠 팀으로서도 이미 검증된 득점 루트인 키슬링과 샘이 건재한 상황에서 아직 검증이 덜 끝난 손흥민에게 기회를 제공해 줄 이유는 없었기에 불가피한 암흑기였다.

하지만 이날 맹활약으로 인해 손흥민이 팀 내에서 제목소리를 낼 가능성이 커졌다. 오늘 터진 3골 중 2골이 개인능력에 의한 골이었던 점도 주목할 만하다. 속공을 주요 공격 루트로 삼는 레버쿠젠의 특성상, 향후 속공상황에서 손흥민을 선택할 경우가 매우 잦아질 전망이다. 여타의 전도유망한 유망주들이 자신감 회복이 되면 고공행진을 지속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향후 손흥민이 골폭풍을 몰아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호재 2-팀 전력 상승

레버쿠젠 전체적으로도 손흥민의 맹활약은 긍정적이다. 이날 경기처럼 주요 득점루트인 키슬링이 고전하면 양 측면의 샘과 손흥민이 지원하고 이마저 막히면 미드필더의 롤페스가 지원하는 공격루트의 다변화가 이루어진다면 레버쿠젠의 공격력이 한층 강화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로써 레버쿠젠을 상대할 상대팀들은 진정한 SSS편대(손흥민-키슬링-샘)의 위력을 실감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에도 SSS라인으로 불렸으나 왼쪽 측면의 손흥민이 침묵해 키슬링과 샘이 틀어막히면 공격의 날카로움을 잃을 정도로 레버쿠젠의 공격루트는 단순했다. 이미 키슬링과 샘은 날카로운 공격력을 과시하고 있어 손흥민이 완벽히 부활한다면 상대수비가 분산돼 sss편대의 전체적인 공격력이 올라가 개인 공격 포인트가 상승하는 선순환이 이뤄질 수도 있다.

게다가 측면 파트너인 보에니쉬와도 나아진 호흡도 고무적인 부분이다. 이날 손흥민은 보에니쉬가 빠르게 오버래핑을 할 시 중앙으로 침투하는 척하며 보에니쉬에게 공을 내주며 동료의 공격력을 살려줬고, 보에니쉬 또한 손흥민이 수비 가담이 어려운 상황에서는 라인을 완전히 내려 앉으며 수비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간 보에니쉬가 비효율적인 오버래핑으로 손흥민의 활약에 장애가 된 것을 고려했을때 괄목성장한 유기적인 호흡이었다. 이는 레버쿠젠 팀에게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현대 축구의 특성상 팀 전체 밸런스 상 양쪽 측면의 다양성은 공격루트 다변화를 위한 효율적인 선택이 된 지 오래기 때문이다. 이를 바탕으로 레버쿠젠의 사미 히피아 감독은 왼쪽 측면에 보에니쉬, 오른쪽 측면에 도나티를 배치해 다양성을 추구하고 있다.

하지만 그동안에는 오른쪽 측면은 탄탄한 수비력을 가진 도나티의 적절한 오버래핑으로 안정감을 가진 반면, 왼쪽 측면은 상대팀에게 구멍으로 통해 팬들조차 혹평을 제기했다.

이는 보에니쉬가 수비도 불안해면서 비효율적인 오버래핑을 시도한다는 점 때문이었다. 게다가 측면 파트너 손흥민 역시 수비력 측면에서는 의문부호가 제기될 정도였기에 왼쪽 측면의 수비 불안은 가중됐다.

함부르크에서는 '맞춤 환경'에서 뛰던 손흥민에게 이는 적응기간이 필요할 정도로 생소한 일이었고, 공교롭게도 이런 비판이 제기됨과 동시에 손흥민의 득점포는 침묵을 시작했다.

하지만 고무적이게도 그간 '불편한 이웃'이었던 손흥민과 보에니쉬는 이날 경기에서는 나아진 호흡을 선보여 사미 히피아 감독은 큰 고민을 덜 것으로 보인다.

레버쿠젠의 수비가 안정감을 갖게되면 공격수들에게도 호재다. 수비가 안정되면 공격수들은 부담없이 공격작업에 임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호재 3- 쏟아지는 관심 세례…겨울에 빅클럽 이적?

이렇게 함부르크 전이 손흥민에게 자신감 상승이라는 보약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빅클럽들도 손흥민의 활약에 주목했다.

지난 10일 영국 언론 ‘히어 이즈 더 시티’는 “아스널과 토트넘 등 지난 여름 이적시장서 손흥민에 관심을 보였던 구단들이 다시 그의 영입을 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 언론은 “지난 여름 이적시장에서 아스널과 토트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등이 그의 영입을 노렸지만 손흥민은 독일 잔류를 선택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이 언론에 따르면, 손흥민의 영입에 적극적인 구단은 아스날과 토트넘. 이 매체는 “아스날과 토트넘은 손흥민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태고 올 겨울 이적시장서 스트라이커의 영입을 노리고 있는 팀들이다”고 소개했다.

특히 손흥민과 링크된 아스날과 토트넘은 최전방 자원의 보강이 절실한 팀들이기에 겨울이적시장에서의 이적 가능성도 높게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손흥민이 기존의 측면 공격수 자원으로 영입된다면 치열한 주전경쟁은 불가피하다.

부상상황을 배제하면 이미 아스날에는 월콧, 챔벌레인, 포돌스키의 전문 측면 자원들이 있고 최근 맹활약하고 있는 외질도 왼쪽 측면이 소화가능하며 월셔, 카졸라 등도 측면에서 활약가능 한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이미 2선자원은 포화상태에 이른 아스날이다.

이때문에 아스날 이적시에는 올리비에 지루와는 다른 공격옵션으로 최전방에 활약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아직 빅클럽에서 최전방 자원으로 성공할 만한 가능성을 검증받지 못했다는 것이 불안요소다.

토트넘의 경우, 에릭 라멜라, 나세르 샤들리, 애론 레넌, 안드로스 타운센드 등이 측면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다. 토트넘의 경우도 역시 주전경쟁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역시 최전방이라면 경우가 다르다. 야심차게 영입한 로베르토 솔다도는 아직까지는 팀이 '믿을맨'으로 의지할 활약을 못 보이고 있고 기존의 저메인 데포는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지만 곧 노쇠화를 걱정할 나이다. 게다가 토트넘 임대시절 맹활약한 아데바요르는 전력외로 평가되고 있다.

이렇기에 만약 손흥민이 최전방자원으로써의 능력도 입증해 보인다면 빅클럽 입성의 꿈은 한층 더 크게 다가올 전망이다.

보완점- 수비 불안 해소

하지만 이날 경기에서 레버쿠젠은 불안한 수비를 보여줬다. 이날 경기가 홈에서 치뤄진 것을 감안하면 반성이 필요한 부분이다.

리드를 하고 있어도 이를 지킬 수 있는 수비력이 없으면 진정한 강팀이 될수 없기에 사미 히피아 감독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이날 경기에서 삽질을 한 롤페스와 스파히치 등 고참급 선수들에게는 헤어드라이어 처방을 내리고 미드필더의 수비 가담을 조정해 수비 불안을 해소해야 할 것이다.

동시에 맹활약한 선수들에게는 칭찬을 해 논공행상을 명확히 해서 팀의 동기부여를 유지할 필요가 있다.

쉽사리 유례를 찾아볼수 없는 평점 10점을 받은 손흥민도 후반 29분 함부르크 라소가의 만회골 장면에서 실점의 빌미를 제공한 것에서는 확실히 비판을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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