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0억 원 운영자금 지원 후속조치

[투데이코리아=강정욱 기자]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을 상대로 강도 높은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한진해운에 최근 1500억원의 운영자금을 지원키로 결정한 이후 후속조치다. 이에 이번 고강도 실사 이후 구조조정에 착수할 지 관련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의 기업가치 유지 및 성장 가능성, 상환 능력 및 재무적 건전성 등을 파악하기 위해 실사를 벌이고 있다.

앞서 지난달 30일 대한항공은 임시이사회를 열고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의 3자 협의를 통해 한진해운홀딩스가 보유한 한진해운 주식을 담보로 한진해운에 1500억원을 지원하기로 결의했다.

대한항공 측은 이사진이 한진해운 재무구조에 대한 실사를 강력히 요구해 이뤄졌다며 이번 실사가 3주간 시행될 것이라고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한항공 재무담당 직원들은 한진해운의 재무상황 뿐 아니라 선박 주문 및 대여상황, 사업계획의 적정성 등 경영진의 경영능력 검증 형태로 실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한진해운의 살림을 맡아왔던 김영민 사장은 경영 실적 부진과 영구채 발행 지체 등에 대한 책임을 지고 이날 돌연 사의를 표명했다. 한진해운 측은 김 사장의 사의 표명과 이번 실사가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일각에서는 대한항공이 실사에 착수하는 것이 심리적인 압박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의를 표명한 김 사장은 지난 2001년 한진해운으로 옮기기까지 씨티은행 부행장을 역임했다. 김 사장은 한진그룹 최은영 회장을 도와 한진해운 계열분리 작업을 주도적으로 진행해 왔다고 알려졌다.

한편 대한항공이 1500억원 지원 조건으로 한진해운홀딩스로부터 받은 담보는 한진해운 주식 192만주다. 대여금리는 5.40%으로 만기는 1년이다. 한진해운이 대한항공으로부터 빌린 1500억원을 갚지 못하면 담보로 제공된 한진해운 지분 15.36%가 조양호 회장에게 넘어가게 돼 계열분리가 힘들어 질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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