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활약 김신욱·이근호 홍心 잡을까?


▲사진= 역전골을 넣고 포효하는 대한민국의 주장 이청용 [출처= 방송화면 캡쳐]

[투데이코리아=박한결 기자] 한국이 지난 15일 대어 스위스를 잡았다. 이날 김신욱과 이근호는 대활약해 한국을 승리로 이끌었다.

당초 스위스는 피파랭킹 7위에 오른 강호로 한국과의 대결에서 우세가 점쳐졌다. 경기초반에는 예상과 같은 내용이 펼쳐졌다. 전반 초반 어이없는 수비 실책으로 스위스의 카사미에게 선제골을 헌납한 것. 홍명보 감독이 준비한 전술을 채 보이기도 전에 실점한 골이라 아쉬움이 더했다. 카사미의 슈팅을 향해 수문장 김승규기 몸을 날렸지만 역부족이었다.

예상과는 달리 전반전 선제골 이후, 경기의 주도권은 한국으로 넘어갔다. 스위스는 원정경기인 만큼 선수비 후역습 전략으로 한국의 골문을 노리는 것처럼 보였다. 유럽에서 손꼽히는 명장인 오츠마 히츠펱트 감독은 신중하게 경기를 운영해 나갔다. 하지만 이것이 결과적으로 패착으로 작용했다.

선제골 이후 한국의 수비조직력은 극심히 흔들려 상대 공격수 하리스 세페로비치(레알 소시에다드)에게 결정적인 1대1 찬스를 허용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스위스로는 이때 연속골을 뽑아 승기를 굳혀야 했다. 하지만 오츠마 히츠펠트 감독은 피파랭킹에서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한국을 얕본 탓인지 공격에 별다른 무게를 두지 않았다.

이틈을 타 새로운 대한민국의 주장 이청용을 필두로 한국은 분위기를 다잡았다. 이청용은 오른쪽 측면에서 상대수비와의 경합에서 우위를 점하며 명불허전의 기량을 과시했다. 여기에 원톱으로 출전한 김신욱도 신체적능력을 활용해 상대 수비와의 경합에서 우위를 점하는 모습을 보여 희망을 더했다.

왼쪽 측면의 손흥민이 침묵이 아쉬웠다. 스위스는 경기 전부터 손흥민을 집중견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고, 이날 경기에서 실제로 수비 2~3명이 끊임없이 압박을 가해 손흥민을 괴롭혔다. 하지만 손흥민은 몇차례 슈팅찬스를 만드는 등 분데스리가의 스타다운 경기력을 보였다.

공세를 지속하던 한국은 결국 동점골을 터뜨렸다. 기성용이 올려준 코너킥에서 홍정호가 뒤로 빠져있다가 골대로 쇄도하면서 헤딩을 한 공이 스위스 베나글리오 키퍼가 손쓸 틈도 없이 골대로 빨려들어갔다. 이제는 SNS파문을 실력으로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기성용과 분데스리가에 진출해 한국 수비수 역사의 새 장을 연 홍정호의 합작품이었다.

뜻밖의 동점골을 얻어 맞은 탓인지 스위스 선수들은 크게 당황한 모습을 보였다. 위험지역에서의 실책이 한국의 속공찬스로 이어졌다.

이때 홍병보 감독의 용병술이 빛을 발했다. 홍 감독은 이에 앞서 손흥민을 빼고 이근호를 집어넣었다. 이근호는 활발한 움직임으로 상대적으로 느린 스위스 수비들을 공략했다. 또한, 김신욱과 이청용과 스위칭 플레이를 시도해 스위스를 흔들었다. 특히 울산 현대 시절 빅앤스몰 투톱으로 오랜기간 동안 호흡을 맞춰 온 이근호는 김신욱과 좋은 호흡을 보였다. 한차례 불협화음을 보인 그들은 이내 절정의 하모니늘 보였다.

이때부터 김신욱의 역할이 급변했다. 전반에는 최전방에서 상대수비와의 경합 후 볼 소유권 유지에 집중하던 김신욱은 2선으로 내려와 연결고리 역할을 수행했다. 기존 경기에서 최전방에 머물려 헤딩셔틀의 역할만 수행하던 김신욱의 환골탈태였다. 국내 축구 전문가들에게만 회자되던 김신욱의 발밑 능력을 볼 수 있는 진귀한 장면이기도 했다.

이렇게 분위기를 탄 한국은 결국 역전골을 뽑아냈다. 이번에도 헤딩골이었다. 2선으로 빠진 김신욱이 왼쪽 측면의 이근호에게 패스를 연결했고, 이근호가 이를 상대수비의 타이밍을 뻇는 크로스를 이청용에게 날렸다. 대한민국의 주장 이청용은 돌진해가는 탄력 그대로 점프해 헤딩을 작렬했고 베나글리오 키퍼는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피파랭킹 7위의 강호 스위스를 꺾었다는 큰 자신감을 유산으로 가지게 됐다. 또한, 이타적인 김신욱이라는 보다 확실한 원톱감을 낙점할 수 있는 경기이기도 했다. 일부 축구팬들은 이날 경기에서의 김신욱의 이타적 연계플레이를 보며 아스날의 올리비에 지루가 떠올랐다고 감탄 할 만큼 , 이날 그의 플레이는 눈부셨다.

골키퍼 포지션에서의 건전한 경쟁도 이어가게 됐다. 이날 김승규는 안정적인 활약을 보여 기존의 정성룡과의 치열한 주전경쟁을 이어나갔다.

이근호의 슈퍼서브적인 면도 볼 수 있는 경기였다. 이근호의 투입이후 한국의 공격에 세밀함이 배가됐고 결국 역전골을 만들 수 있었다. 그는 이전에도 아시아 국가들을 상대로는 절정의 경기력을 선보이긴 했지만 유럽 국가들을 상대로는 부진한 적이 많았다. 하지만 이날의 활약으로 아시아용 공격수라는 오명을 벗어던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의 중용도 점쳐진다.

이에 이날 경기에서 맹활약한 김신욱과 이근호가 홍심을 사로잡아 얼마 안남은 브라질 월드컵에서 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