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코오롱 챔피언십 최종일 스케치

USLPGA 경기위원장 수 위터스(Sue Witters)는 지난 21일 오후 2시 11분,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하나은행 코오롱 챔피언십 3라운드가 취소되었음을 정식 통보했다.

우승컵 들고 기뻐하는 수잔 페테르센

이로써 2라운드까지 단독 선두를 달렸던 수잔 페테르센(26,노르웨이)이 3언더파 141타로 시즌 4번째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전날 단독 2위에 이름을 올렸던 '미키마우스' 지은희(21,캘러웨이)는 올 시즌 8번째 준우승을 차지하며 2주 연속 아쉬움을 삼켰다.

경주에 위치한 마우나오션 리조트(파72,6천2백7십야드)에서 열릴 예정이던 하나은행 코오롱 챔피언십(총상금 127만5천불, 우승상금 191,250불) 최종일이 강한 바람으로 인해 전면 취소됐다.(3라운드 취소로 총상금의 85%만 지급)

7시59분, 첫 팀이 제 시간에 출발한 이후 11분 간격으로 7조까지 모두 티오프를 끝내고 제8조(나탈리 걸비스-박희영-마리아 요르트)가 티잉 그라운드에 올랐다.

장내 아나운서의 소개를 받고 나탈리 걸비스(24,미국)가 티잉 그라운드에서 어드레스를 하고 있던 상황에 갑자기 USLPGA 경기위원이 뛰어와 경기 중단을 선언했다. 중단 선언 시간은 9시15분.

경기 중단 이유는 강한 바람으로 인해 그린 위의 볼이 움직여서 선수들이 경기를 계속 치르기에 부적합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히 12번홀(파4,366야드)의 상황은 최악이었다. 홀 방향으로 퍼트를 하면 홀 앞에서 휘어져 그린 밖으로 나가버리는 상황이 모든 선수들에게 발생했던 것이다.

USLPGA 커미셔너 캐롤린 비벤스와 경기위원장 수 위터스는 오전에 치렀던 경기에서 바람이 플레이에 지대한 영향을 줄 정도로 많이 불었고 그 상황이 나중에 출발하게 되는 선수들과 공평하지 못하다는 이유로 경기를 취소했다.

새로운 출발시간인 12시45분에 첫 팀이 다시 출발한다고 공지했고 경기는 무리 없이 진행되는 듯했지만, 오전에 코스를 미리 돌아본 선수들은 대회를 진행하기에 다소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고 결국 경기위원회는 다시 한번 코스를 체크하기 위해 나갔다.

경기위원 자넷은 “그동안 내린 비와 강한 바람으로 인해 그린이 일부 손상되었으며 그린 스피드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빨랐다.”고 그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경기위원회는 LPGA, 선수 대표단, 스폰서, 방송관계자들을 불러 모아 회의를 거듭한 끝에 결국 2시11분경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적으로 3라운드의 취소를 공지했다.

경기위원장 수는 “지난 이틀 동안 바람이 상당히 불어 그린 위에 잔디가 없는 상태에서 경기를 해왔다.”면서 “내일도 상황이 좋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어서 대회의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회의에 참가했던 로라 데이비스(44,영국)는 “선수들이 제 기량을 펼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며 “선수들의 의견을 모아 경기위원회에 건의를 했고 위원회의 결정에 우리는 따른 것 뿐.”이라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참가한 박세리(30,CJ)는 “여기에 온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기 위해서 왔으나 라운드가 취소된 것에 대해 나를 비롯해 다른 선수들도 아쉽게 생각한다.”면서 “선수들의 플레이를 보기 위해 먼 곳까지 찾아와주신 갤러리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미현(30,KTF) 역시 “날씨도 추운데 응원을 해주기 위해 밖에서 오랜 시간 기다린 갤러리 여러분께 정말 미안한 마음이다.”면서 “날씨 운이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국 3라운드가 취소되면서 2라운드 단독 선두에 올랐던 수잔 페테르센이 어부지리 우승을 차지했다.

페테르센은 “라운드가 취소되면서 나를 추격하던 선수들이 많이 실망했을 것이다.”면서 “물론 내가 원하는 시나리오는 아니었지만 36개홀을 혼신의 힘을 다해 플레이 했고 시즌 4번째 우승을 하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1타차 2위에 올랐던 지은희는 “올해 준우승만 8번째다. 선두와 1타차여서 라운드를 꼭 하고 싶었는데 아쉽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장정(27,기업은행)과 이선화(21,CJ)가 공동 3위에 올랐고 문현희(24,휠라코리아)가 이븐파 144타로 단독 5위에 이름을 올렸으며, 세계 랭킹 1위의 로레나 오초아(26,멕시코)는 공동 12위, 박세리(30,CJ)는 공동 18위를 차지했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