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몇 차례 해산 권고 후 물대포 동원 강제해산 절차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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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민노총 시국대회에 참석한 참가자들이 가두행진 도중 주어진 경로를 이탈, 경찰이 몇 차례 해산 권고 후 불응하자 물대포를 쏴서 해산시켰다. [출처=투데이코리아, 방송화면 캡쳐]



대열을 이룬 사람들은 말이 없었다. 겨울치곤 춥지 않은 날씨지만 사람들의 얼굴에선 차가움만이 감돌았다. 대열의 선두에 선 통진당 이정희 대표는 말없이 대회가 열리는 무대만 응시할 뿐이었다.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 대기하고 있던 경찰들의 표정에도 긴장감만이 감돌았다.

[투데이코리아=강정욱, 김영훈, 오정희 기자]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민노총 비상시국대회가 열려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을 규탄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를 외쳤다. 이후 대회 참가자들은 가두행진에 돌입해 인근 지역의 교통에 막대한 불편을 초래했다. 몇 차례 해산 권고를 했음에도 시위대가 이에 응하지 않자 경찰은 물대포를 동원해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7일 서울역 광장에서는 오후 3시부터 '관권 부정선거·공약 파기·민생파탄·공안탄압 박근혜 정부 규탄 비상시국대회'가 열렸다. 이날 대회에는 통합진보당, 전국농민회총연맹, 민주노총, 쌍용차 대책위 밀양대책위 등이 참여했고 주최 측 추산 3만여 명(경찰 추산 1만여 명)의 시민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금이 '비상시국'이라 주장하며 저마다의 목소리를 드높였다. 이들은 특검 시행, 대선공약 이행 등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결의문에서 "이제 들어선 지 1년도 안된 박근혜 정권의 실정을 규탄하고, 국민의 힘으로 심판하기 위해 찬 바람을 맞으며 이 자리에 섰다."라며 "박근혜 정권이 들어선 지 1년, 우리는 새로운 희망 대신, 민주주의가 파괴되고, 약속된 민생 공약이 파기되며, 이 땅의 평화가 위협받는 참담한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결의문 낭독이 끝나자 밀양대책위, 철도, 보건, 전교조, 제주도 해군기지, 쌍용차 문제에 관련된 관계자들이 단상에 서 현 정부의 대선 공약 불이행을 질타했다. 이들은 현 정부를 '유신정권' '공안탄압'이라 표현하기도 했다.

이후 '청와대로 가자'는 구호 아래 오후 4시쯤 가두행진에 돌입해 인근 지역에 막대한 교통대란을 유발했다. 시위대는 경찰이 인근 주역 교통 대란을 막기 위해 폴리스라인을 설치하자 4시 50분쯤 명동성당 방향으로 경로를 바꿨다. 이 과정에서 한차례 경찰병력과 충돌했다.

시위대는 오후 5시 20분 쯤에 종로2가 사거리에서 경찰과 다시 충돌했다. 이미 경찰은 집시법 관련 규정에 의거 여러 차례의 해산을 권고했으나 시위대는 묵묵부답이었다. 이에 경찰은 물대포를 동원해 강제 해산 절차에 나섰다.

이후 시위대는 6시 30분쯤 시청광장에 집결해 촛불집회를 연 후 해산했다.

이날 시위로 인해 인근 지역을 지나던 차량들은 심각한 교통 대란을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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