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지난 2012년 총선에서 127석을 얻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의 제1야당이다. 지난 대선에선 민주당 후보가 48%의 지지율을 얻기도 했다. 민주당은 또 과거에 정권교체와 연장을 이룬 경험도 있다.

전국의 많은 지자체장들도 민주당 인사들이 많다. 민주당은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다. 또한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의 수장 역시 민주당 소속이다. 민주당은 야당이지만 국정운영에서 큰 몫을 맡고 있는 정당인 것이다.

그랬던 민주당이 지금은 안팎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패배하면서 대안야당으로의 지위를 잃어가고 있으며 청와대와 여당의 잇단 실책에도 불구, 지지율 역시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게다가 ‘안철수’ 라는 정치초년생이 일으키고 있는 바람에 맥없이 무너지고 있는 형국이다. 아직 형태도 인물도 나오지 않은 안철수 신당보다 지지율이 못하다. 국민들이 민주당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민주당에 대한 기대도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안철수발(發) 정계개편의 가장 큰 희생양이 민주당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여의도에 파다하다.

내부는 어떤가. 계파간의 권력다툼이 치열하다. 총·대선 패배의 책임론에 휩싸여 몸을 사리던 친노(친노무현)계는 자신들을 향한 여권의 공격을 막고 내년 지방선거에서의 기득권 확보를 위해 본격적인 기지개를 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친노, 비(非)노, 반(反)노 인사들의 싸움이 시작됐다.

또한 친노계에 대한 당내외 비난여론으로 인해 쓰러져가는 당을 이끌 책임자로 뽑힌 김한길 대표의 리더십도 제대로 먹혀들고 있지 않다. 물론, 거대 정당이기에 당론대로 일사불란한 모습을 보이기 어렵다 하더라도 이건 해도 너무하다 싶을 정도다. 자신들에게 우호적인 이슈를 선점하지도 못하고 우왕좌왕하면서 되레 수세에 몰리기도 한다.

민주당의 이 같은 수난시대는 민주당이 자처했다. 지난해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선 민주당의 승리를 예상하는 목소리가 많았다. 그렇지만 이 모든 승리를 민주당은 스스로 걷어찼다. 총선에선 일부 계파의 무리한 공천 등이 문제를 일으키면서 국민들의 공분을 샀고 대선에선 대선주자의 말을 빌리자면 준비가 부족해 패배했다. 안철수라는 인물이 탄생하게 된 것도 민주당이 올바른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헛돌자 국민들이 대안세력을 생각하게 된 것이다.

내부의 상황은 어떤가. 정당보다는 계파를, 당론보다는 자신의 신념만을 생각하기에 당론은 그냥 참고사항 정도로 추락해버린 것 아닌가.

민주당이 현재 처해있는 상황을 가장 잘 대변해주는 모습이 8일 나타났다. 민주당 비례대표인 장하나 의원은 이날 18대 대선을 불공정했다고 규정하고 불복을 공식선언했다. 장 의원은 개인성명에서 “총체적 부정선거이자 불공정 선거로 당선된 박근혜 대통령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국민에게 사죄하고 즉각 사퇴하는 것”이라며 “내년 6·4 지방선거에서 대통령 보궐선거를 실시하자”고 주장했다.

물론, 민주당은 즉각 유감입장을 밝혔다. 그렇지만 최근 4자회담 합의로 여야 정국이 겨우 화해 국면에 접어든 상황에서 민주당 소속 의원의 일탈 행위와 이를 제어하지 못한 민주당의 책임은 클 수밖에 없다. 새해 예산안과 민생법안 처리를 요구하는 국민들은 이번 사태로 정국이 불안정해지면 누구에게 책임이 더 크다고 생각할까.

뒤죽박죽의 민주당, 미래가 없는 민주당, 자신의 색깔을 잃고 흐리멍텅한 민주당은 오히려 대한민국호(號)의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민주당은 자신들의 미래를 잘 고민해야 한다. 이를 위한 첫 단초가 장하나 의원 사건을 어떤 식으로 처리해 나가는지, 대선 불복 문제에 대해 당내 의견을 어떻게 정리해 나가야 할 것인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선택이 민주당의 앞날을, 그리고 대한민국의 향후 모습을 결정짓기에 귀추가 주목된다./ 光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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