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후보, 대한상공회의소 간담회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가 23일 대한서울상공회의소에서 재계 인사들과 만나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정 후보를 비롯, 김진표 대통합민주신당 정책위원회 의장, 박영선 대통합민주신당 의원과 재계 인사들로는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장, 박진선 (주)샘표식품 사장, 전원중 한국제지 사장 등이 참석했다.

정 후보는 간담회가 시작되는 자리에서 "내가 대선 후보가 된 것에 대해 안심하셔도 될 것"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김대중 대통령 취임 이후인 지난 10년간 세상이 많이 깨끗해졌다고 말하며, 정치·사회의 문화가 깨끗하지 않으면 선진국이 될 수 없다면서 이에 자신의 기준을 두고 다음 정권에서는 보다 깨끗한 정치로 국정을 이끌겠다고 전했다.

정 후보는 "민주화가 완성 단계에 와 있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가정의 행복"이라 말하며 이의 기반이 되는 일자리 창출, 주택 문제 등의 해결을 위해 상공회의소와 재계의 협력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자신의 경제 전략을 두 가지로 요약하며 첫째는 '사람에 대한 투자'로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과거 가정에서 해결하던 육아·보육 문제를 국가가 떠안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으로 ▲0~5세의 보육 ▲사교육비 절감 ▲평생 교육을 내걸었다.

두 번째 전략은 북한과 관련된 것으로 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강조하던 "북한의 싼 토지와 노동력, 그리고 남한의 자본과 기술이 힘을 합쳐야한다"라는 말을 되새기면서 최근 대기업들이 중국과 인도로 진출하는 것에 대해 자신이 구상한 개성-해주-인천의 삼각라인에 투자하면 굳이 중국으로 갈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사진 설명 =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

[사진 설명 =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장]


정 후보는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에 이어 다가오는 새 정부의 명칭은 '통합의 정부'로 명명한다며 산업화와 민주화를 기반으로 한 환경에서 행복의 시대를 누리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이어진 재계 인사들과의 토론에서는 다음과 같은 문답이 오갔다.

투자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한 대기업 대표의 질문에 대해 독일과 일본의 사례를 들며 현재 시행되고 있는 상속법 개선의 필요성을 심각하게 느꼈다고 말했다. 이어 ▲가업 상속이 고용 유지하면 상속세 탕감 ▲가업 승계 기준 확대 ▲전문적인 업종의 가업 승계 장려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새로운 규제의 진입을 금지하고, 현재 총리실 소속의 규제 기구를 대통령 직속으로 바꿀 것을 약속했다.

노사 문제에 대해서는 통합적 노사관계를 적극 지지하며, 사회적 약자인 중소기업에 대한 대기업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꾸준히 논란이 돼 왔던 한-미 FTA 문제에 관해서는 공세적 대응이 필요하며, 미 의회와 우리 국회간의 이야기가 있어야한다고 주장했다.

정 후보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대북 문제에 대해 자신이 역사학도임을 강조하며 "현재의 남북 관계는 지극히 비정상적인 구도이고, 3년동안 전쟁하고 그 후 57년 동안 그 결과를 매듭짓지 못한 나라는 대한민국 뿐"이라며 우리가 해결사(Key Player)가 되어 미국을 설득해야한다고 말했다.

그 외 김진표 의장은 현재 시행되고 있는 법인세의 지역적 차별에 대해 문제가 있다고 인정하고, 이에 관해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현재의 부동산 문제가 주택을 '자산 증식의 도구'로 생각하는 풍조가 만연해 있기 때문에 이의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목희 의원은 유연성과 안전성을 동시에 보장해야 하며, 기업은 노조를 갈등의 대상이 아닌 파트너로 생각해야 하고, 이를 바탕으로 노동시장에 있어 대전환의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장 논쟁의 소지가 있는 금산분리 문제에 대해서는 손경식 회장이 "외국 산업 자본이 들어와 우리 산업이 피해를 볼 확률은 극히 적다" "자본이 금융을 소유해도 금감위, 금감원, 주식시장 등 감시 기구가 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폐해를 일으키는 일은 없을 것"이라 말하면서 제약을 완화해 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 후보가 "100대 은행 중 93개의 은행이 금융자본이며, 산업 자본이 금융 시장을 지배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말했지만 커다란 논쟁은 오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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