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의 인사적체가 감내하기 힘든 한계치에 다다랐기에 이를 지적하고자 한다.

본 의원이 우리 군의 인사적체를 분석한 바에 의하면, 육해공군 3군을 공히 통틀어 인사적체가 심각한 수준에 도달했으며, 이를 방치햇다가는 국방개혁은 커녕 군시스템 자체가 붕괴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든다.

2007년 현재, 육군은 대령 중 30.8%, 중령 중에는 28.8%가 진급 적기를 놓친 이른바 '경과자'들이고, 해군의 경우도 대령 중 50.1%, 중령 48.1%, 공군은 대령 전체 정원 중 33.1%, 중령 중 29.5%가 진급 적기 경과자다.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 더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바, 2010년에는 육군 대령, 중령 중에 1/3 이상, 해군 대령, 중령 중 절반 이상, 공군 대령, 중령 중의 1/3 정도가 진급이 불가능한 군인들로 채워질 것으로 보인다. 그 피해는 어디로 가나? 고스란히 후배장교들이 진급 속도가 느려지는 불이익을 받는다. 현재만 해도 벌써 군 진급 체제가 정상이 아닐 정도로 느리다는 것이다.

군인에게 있어서 진급이란, 일반조직의 승진과는 엄청나게 다른 큰 의미를 갖는다. 군인으로서는 진급이 전력 상승의 동기다. 따라서 현재 진급 기간 경과자가 다수 발생한 이 구조는 군대의 전력을 높일 모티브가 상실됐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얘기다.

그래서 지금의 우리 군대는 소령만 되어도 오로지 진급과정에 누락되지 않고자 진급만을 바라보게 되고, 소리없는 전쟁을 치르는 형국이다. 또 진급에 문제가 있는 현재 시스템이 지속된다면, 능력 있는 젊은 피가 한 계급에서 머무는 기간이 장기화됨에 따라 불만이 고조되고 군의 노령화는 심화되게 된다.

본 의원은 현재의 인사적체가 갑자기 발생한 게 아니라고 본다. 진급 누락자가 다수 발생하고, 그 진급 누락자를 위로하기 위해 또 선심성 정책을 남발한 결과다. 정부 차원에서 새로운 특단의 조치를 마련하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가져올까 두렵다.

진급 경과자 한 사람을 군에 머물게 함으로써 소요되는 예산은 엄청나다. 대령 한 명이 진급 경과자로서 군에 더 머물게 되면, 연간 최소 1억 2천만원에 이른다. 3군의 적기 진급 경과자를 통틀어 계산하면, 역간 수천억 원이 낭비되고 잇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 오히려 국방부는 영관 장교를 늘려 전력을 향상시킨다는 계획을 하고 있다. 오히려 인사적체를 풀기 위해 진급 경과자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검토해야 할 국방부가,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는 식으로 간부 증원 계획이나 세우고 있어서야 되겠는가. 이는 군의 기형적 구조를 심화시킬 뿐이다.

자리를 늘리는 편법을 쓸 게 아니라 자리가 왜 모자라는지, 즉 진급 경과자 문제를 속히 해결해 진급적체를 근원적으로 풀어야 할 것이다.

김학송 의원/한나라당 국회의원(경남 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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