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관계자 "그룹 차원에서 메뉴얼 마련된다면 철저히 준수하도록 노력할 것"

[투데이코리아=이규남 기자] 현대차그룹이 한층 강화한 산업재해 방지대책을 마련 중인 것이 한 언론 보도로 알려졌다. 계열사인 현대제철에서 또다시 인명사고가 발생하자 그룹 차원에서 사고방지 매뉴얼을 만드는 것이다. 특히 이번 대책은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한층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지난 6일 고용노동부와 현대차 그룹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현대차 차원에서 강도 높은 산재 방지대책을 준비해 조만간 내놓을 예정이다.

현대차그룹 차원에서 산재예방에 투입하는 예산과 인원을 대폭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산재방지 매뉴얼을 만들어 계열사뿐만 아니라 하도급업체까지 관리감독하고, 사고가 잦았던 하청 직원이나 협력사에 대한 예방교육을 강화하는 방안도 포함할 것으로 보인다. 인명사고를 포함한 중대사고가 다시 발생하면 최고경영진을 포함해 지위계통에 책임을 묻는 방안도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이 특단의 대책을 내놓는 것은 계열사인 현대제철에서 잇따른 인명사고가 발생하고 그룹 안팎의 비판에 직면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총 1200억원을 투입하는 안전관리 종합대책을 발표한 현대제철의 당진제철소에서 지난달 또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하면서 현대차와 그룹 수뇌부의 인식이 지나치게 안이하다는 질타가 쏟아졌다.
특히 안전사고 희생자들이 대부분 협력업체 직원들로, 하도급업체 소속 근로자들에 대한 산업안전에 심각한 구멍이 뚫려 있다는 비판을 들어야 했다. 정부도 현대제철 당진공장을 위기사업장으로 지정해 특별관리까지 들어간 상황에서 사고가 터지자 미온적인 대응을 질타하는 여론에 밀려 현대차를 강하게 압박해왔다.

방하남 고용노동부장관이 지난달 “경영진 전체가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대책을 마련해 진정성 있게 실천해달라”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이 수뇌부가 근로자의 안전을 챙기려는 진정성이 없다는 뜻을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이다.

지난달 말 사고를 보고받은 정몽구 회장도 격노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수직계열화를 이룬 자동차그룹으로써 가장 기본이 되는 차의 강판을 만드는 주력계열사에서 계속해서 심각한 안전사고가 발생한다는 부분에 대해 경영진을 여러 차례 질책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회장이 그룹 전체적으로 산업재해와 관련해 체계적인 대책을 세우고 공유하라고 지시하자 회사 측이 곧바로 대책 마련에 착수한 것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그룹 내에서 인명사고가 사라지도록 더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며 “그룹 차원에서 새 메뉴얼이 마련돼 하달된다면 더 철저히 지켜나가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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