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정부 부처, 낙하산 근절 발표 전 인사 통보 '빈축'
[투데이코리아=이규남 기자]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한국동서발전 상임감사에 ‘친박(親朴·친박근혜)계’ 정치인이 또 임명됐다. 기획재정부가 지난 20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업무보고를 하면서 발표한 이른바 ‘낙하산 근절 대책’에 정면으로 반하는 일이어서 비난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광물자원공사는 새누리당 소속 정치인 홍표근(61·여)씨를 상임감사에 임명했다고 23일 밝혔다. 홍 신임 감사는 충남도의회 의원과 자유선진당 중앙위원회 부의장, 선진통일당 최고위원 등을 지냈다. 2012년 18대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과 선진통일당이 합당하면서 당적이 새누리당으로 바뀌었다. 대선 때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공동여성본부장을 역임했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 알리오에 따르면 광물자원공사 상임감사의 연봉은 3∼4년 전인 2010년과 2011년에 각각 1억3000만원에 달했다.
한국동서발전도 지난 대선에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에서 주요 보직을 맡았던 강요식씨를 상임감사위원으로 임명했다. 육사(41기) 출신인 강씨는 국방부 장관 정책보좌관, 한나라당 부대변인을 지냈다. 2012년에는 새누리당 구로을 당협위원장으로 선출된 뒤 19대 총선에 출마했다.
기재부는 낙하산 근절 대책을 발표하기 하루 전인 지난 19일 임명 통보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도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공기업에 주로 '낙하산' 인사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12월 김성회 전 새누리당 의원은 지역난방공사 사장으로 취임했으며, 전기안전공사도 신임 사장에 ‘친박계’로 분류되는 이상권 전 새누리당 의원이 취임했다.
한전은 지난 14일 신임 사외이사로 이강희 인천시 원로자문위원회 위원, 조전혁 명지대 교양학부 교수, 최교일 변호사 등을 선임했다. 또 상임감사로 박근혜 경선후보 서울선거대책본부장을 지낸 안홍렬 변호사를 임명해 에너지 분야와는 상관없는 비 전문가들를 앉혔다.
한전 산하 발전사도 비슷한 상황이다. 한국서부발전은 이송규 전 박근혜 대선 캠프 직능총괄본부장을 상임감사에, 한국남부발전은 정상환 전 감사원 건설ㆍ환경감사국장을 감사위원에 앉혔다.
한국중부발전도 최기성 전 국정원 실장 및 송재권 전 대통령경호실 과장을 각각 등기임원인 비상임 감사위원으로 뽑았다.
아울러 가스공사도 해병대 사령관을 지낸 김명환 자유총연맹 회장과 최주호 전 서울시 의원을 각각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대한석탄공사는 황천모 전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을 상임감사 자리로 선임했으며, 박연석 전 공군 장성 출신과 김종훈 전 국무총리비서실 행정관을 사외이사로 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