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절 대책 내놓은 당일조차 낙하산 인사 나와 논란 확산

[투데이코리아=박기호 기자] 최근 정부가 공기업 낙하산 인사를 근절하겠다며 대책을 내놓았지만 여전히 낙하산 인사가 임명되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 산하에 위원회를 만들어 공기업 임원 직위별로 세부 자격 요건을 만들기로 했다. 공기업 사장이 되려면 적어도 몇 년 이상 관련 직무 경험이 있어야 한다는 내용 등이 담겨있다.

하지만 기재부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이런 내용을 보고한 당일에도, 낙하산 인사는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전기안전공사 신임 사장에 친박 인사인 이상권 전 새누리당 의원이 임명됐다. 이 전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후보 시절 경선대책위원회 인천총괄본부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그러나 전기안전공사 직무와 관련된 경력은 거의 없다.

지난해 말 정부가 공기업 개혁을 외친 이후에도 도로공사와 석탄공사, 예금보험공사 등에는 공기업 사장과 감사, 사외이사까지 낙하산들이 줄줄이 자리를 차지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한국동서발전 역시 24일 상임감사위원에 새누리당 당직자 출신인 홍근표씨와 강요식 동국대 겸임교수를 각각 임명했다고 밝혔다.

홍근표 신임감사는 자유선진당 중앙위 부의장과 선진통일당 최고위원을 거쳐 지난 18대 대선 때 새누리당과 합당한 뒤 중앙선대위 공동여성본부장을 맡았다.

강요식 신임감사는 지난 2008년과 2009년에 한나라당 부대변인을 지냈고 18대 대선 때는 새누리당 중앙선대위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소통자문위원장을 맡아 SNS 선거전략을 지휘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한수원 역시 25일 임원변동 공시를 통해 조정제 시사뉴스투데이 회장, 류승규 전 대한석탄공사 사장, 이태형 수봉교육재단 이사장, 전성환 극동대 언론홍보학과 석좌교수 등 4명을 신규 사외이사로, 박규호 한국전력 국내부사장을 비상임이사로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조정제 신임 이사는 2012년 18대 대선 때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의 대외협력특보를 지냈으며 1997년 15대 대선부터 2007년 17대 대선까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에서 활동했다.

14대 국회의원을 지냈던 류승규 신임 이사 역시 18대 대선 당시 새누리당 중앙선대위에서 사회 노동 분야 정책을 담당하는 선진비전 제4본부장으로 활동한 바 있다.

한편, 공기업의 낙하산 인사 논란과 관련, 안종범 새누리당 정책위부의장은 26일 MBC라디오 '신동호의 시선집중'에 출연, "결과적으로 전문성이 얼마나 있고 독립적, 중립적으로 공기업의 경영합리화를 위해 잘 일하는가를 가지고 봐야한다"며 "공기업 사장이나 기관장에 친정부 성향의 인사가 왔다고 해서 무조건 낙하산이라고 보기에는 힘들다"고 주장했다.

안 부의장은 '낙하산인사 방지' 방안으로 "공기업의 경우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서 여러 가지 스크리닝을 통해 인사가 결정되는데 전문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기관장이 선임되도록 공운위에서 좀 더 절차를 개선했으면 하는 생각도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