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어민들, 하는 양식마다 폐사 결국 설비 팔아 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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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신안군이 최적의 양식지라 홍보하면 조성했던 첨단 양식단지가 폐허가 됐다

[투데이코리아/신안=강효근 기자] 전라남도 신안군이 총 69억 원을 투입 조성한 첨단 양식단지 입주 어민들이 운영비가 없어 공동 설비를 팔거나 공동 땅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 간신히 연명하고 있어 신안군의 근본적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신안군은 지난 2003년 국비 15억 원, 군비 23억 원, 융자 25억 원 자부담 6억 원 등 총 69억을 투입 신안군 압해읍 가룡리 134번지 일원에 양식에 최적합 단지라면 첨단양식장을 조성했다.

신안군이 당시 압해읍 가룡리를 양식의 최적지라 홍보했던 이유는 지난 2001년 시행된 ‘압해지구 첨단육상 양식단지 설계 보고서’를 근거로 경제성이 양호하고, 방풍효과는 물론 양식단지가 해안과 선착장이 가까운 것을 그 이유로 내세웠다.

그러나 신안군의 말을 믿고 양식단지에 입주했던 입주 어민 6명 중 현재 5명은 이미 오래전에 부도가 났고 나머지 남은 한 명도 부도 위기지만, 양식장 주주가 모두 형제 가족인 법인으로 구성돼 양식장을 폐쇄하면 대출금을 일시에 상환해야 해 어쩔 수 없이 근근이 연명하고 있다.

특히 어민의 부도 이유가 양식의 최적지라던 첨단 양식단지가 입주 초부터 갯벌이 올라와 물이 탁해 여과기가 없으면 양식을 할 수 없고, 급기야 겨울에는 수온이 낮아 냉해를 입었고, 여름에는 수온이 높아 양식 전복이 모두 폐사를 하는 등 양식이 최적지가 아닌 최악지였던 것이다.

이 때문에 이들은 결국 신안군으로부터 무상 양도를 받았던 공동 설비인 1억여 원의 발전기를 헐값에 팔고, 무상 양도를 받았던 공동 땅을 담보로 1억 5000만 원의 대출을 받아 운영비로 쓰면서 간신히 연명하고 있다.

신안군은 애초 양식단지를 조성하면서 개별로 바닷물을 끌어 올리던 것을 10억여 원을 들여 공동 펌프장을 만들어 물을 끌어 올릴 수 있도록 했고, 이 때문에 변압기와 펌프 그리고 정전에 대비 발전기를 설치했지만, 이 설비가 신안군이 어민협의회에 무상 양도를 해준 뒤 하나둘씩 사라지고 있다.

그러나 국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양식장 땅과 공동설비를 아무런 근거도 없이 신안군이 독단적으로 민간인에게 무상양여가 가능한지와 무상양여 조건인 ‘10년 동안은 양식장 외 목적으로 사용하면 안 된다’는 조건에도 10년 안에 대출을 받아 사용할 수 있는지는 논란으로 남고 있다.

이에 대해 신안군 관계자 “이미 신안군이 어민에게 양여를 해 준 것으로 설비와 땅은 어민협의회가 소유권을 가지고 있다”며 “어민들이 땅을 담보로 받은 대출은 무상양여 단서 조항인 10내 목적 외 사용할 시 소유권 무효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양식어민 김 모씨는 “신안군이 이곳이 양식의 최적지라 홍보해 그 말만 믿고 입주해 양식장을 시작했지만, 모두 다 망해가고 있다”며 “이곳은 양식의 최적지가 아닌 최악지다”고 분괴했다.

그는 이어 “설비를 팔고 공동 땅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던 것은 전기안전관리비도 내지 못할 정도로 양식이 되지 않아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며 “하루빨리 신안군이 근본적 대책을 수립해 양식어민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해주기를 바란다”고 애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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