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이 추진 중인 인천시 계양구 다남동 일대 골프장과 근린공원 조성을 위한 개발제한구역 관리계획안이 지난달 말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를 통과하자 시민단체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롯데건설이 계양산 환경관리재단 설립기금으로 30억원을 출연하겠다고 밝히자 더욱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상황이 이쯤되자 국회 국정감사장에서도 환경을 무시한 롯데그룹에 대한 비난이 일고 있으며, 롯데가 제출한 환경성 검토서가 조작됐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롯데건설은 지난 8월 23일 계양구에 다남동 대중골프장 및 근린공원 조성사업에 관한 의견을 제출하면서 계양산 환경관리재단 설립기금으로 30억원을 출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롯데건설 측은 지역 환경단체와 함께 환경파괴를 스스로 모니터링 해가면서 친환경 골프장을 건설하겠다는 의지인 것으로 설명하고 있는데, 인천지역 환경단체(인천녹색연합, 인천환경운동연합 등)들은 롯데건설이 어용 환경단체를 참가시키거나 만들어서 환경관리재단을 설립한 뒤 계양산 파괴라는 비난을 면피하기 위한 수단을 쓰고 있는 것이라며 강하게 비난하고 나서면서 골프장 건설의 '원천무효'를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계양산이 가지고 있는 생태적 가치가 높게 평가됐는데, 국회에서도 이러한 부분이 지적되면서 논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지난 22일 법사위의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계양산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는 롯데건설이 환경성검토서를 조작해서 한강유역환경청에 제출한 의혹이 있고, 한강유역환경청이 올 6월 25일 환경성검토서에 대한 '조건부 동의' 의견을 제출하는 과정에서 직무유기 등의 논란이 있어 이에 대한 감사원 감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노 의원은 국감장에서 “롯데건설이 외부 용역사에 의뢰해 작성한 1차 '환경성검토서' 원본에는 멸종위기 동물 6종이 문헌상 분포되어 있고, 현장조사에서 2종의 희귀조류가 발견, 2종의 희귀조류 서식 가능성을 적시하고 있으나, 환경성검토서가 조작된 이후 한강유역환경청에 제출된 축약본에서는 멸종위기 동물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허위기재 했다”고 밝혔다.

한편, 계양산 골프장 반대 시민위원회는 지난 달 인천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골프장 조성 관리계획안을 통과시킨 것과 관련해 계양산 파괴 인명부를 만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명부에는 이익진 계양구청장과 안상수 시장을 포함한 정치인, 신격호 회장을 비롯한 롯데건설 임원, 송영달 도시계획국장 등 인천시의 개발관료와 도시계획위원회 위원, 롯데건설 임직원 등이 수록될 것이라고 하며, 이를 작성한 뒤 인터넷 등을 통해 배포할 계획이라고 알려져 향후 계양산 골프장 문제는 롯데그룹 이미지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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