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박대호 기자] 지난해 고강도 세무조사를 받은 효성 등 7개 대기업이 8천억원이 넘는 '법인세 폭탄'을 맞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100대 대기업들의 실적 급락에도 정부는 해당 기업에서 1년 전과 비슷한 수준의 법인세를 거둬들였다.

17일 재벌닷컴이 상장사 매출 상위 100대 기업(금융회사 제외)의 2013회계연도 개별 감사보고서를 토대로 법인세 비용을 집계한 결과 12조 3천 483억 원으로 전년의 12조 3천 487억 원보다 0.04%(4억원) 감소했다.

반면 조사대상 100대 기업의 지난해 세전 순이익은 50조 6천 998억 원으로 전년의 59조 2천 46억 원보다 14.4%나 줄어들었다.

기업들의 실적 감소에도 세금 규모가 비슷한 것은 국세청의 고강도 세무조사에 따른 대규모 세금추징이 큰 역할을 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효성과 OCI, 코오롱글로벌, KT&G, 코웨이, 풍산, 포스코 등 7개 대기업의 법인세 추징 규모는 8,10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지난해 국세청의 전방위 세무조사를 받은 효성은 가장 많은 4,016억 원 규모의 법인세를 추징 당했다.

이어 OCI가 3천억원에 육박해 효성의 뒤를 이었다. OCI는 계열사 디씨알이 물적분할과 관련해 이연법인세(1,871억 원)와 가산세(1,094억 원) 등 2,965억 원의 추징금을 부과받아 법인세 비용이 전년 59억 원에서 1,201억 원으로급증했다.

코오롱글로벌과 KT&G도 지난해 세무조사로 각각 500억 원 안팎의 법인세 폭탄을 맞았다.

코웨이(58억 원), 풍산(49억 원), 포스코(28억 원) 등 대기업도 추징금이 법인세 비용에 반영됐다. 포스코는 현재 고강도 세무조사가 진행 중이어서 올해 추가 법인세 추징이 예상된다.

또 매출 100대 상장사별 2013회계연도 법인세는 삼성전자가 6조 2천 877억 원으로 1년 전보다 87.7% 급증해 최고액을 기록했다.

2위는 현대자동차가 전년 대비 3.2% 증가한 1조 1천418 억원으로 2위를 차지했고, 현대모비스(5천 942억 원), 효성(4천 541억 원), 포스코(4천 27억 원), 기아자동차(3천 315억 원), SK텔레콤(3천 106억 원) 등이 뒤를 이었다.

SK하이닉스는 2012년 대규모 적자를 냈다가 지난해 2조 9천억 원의 세전이익을 기록하면서 1천 980억 원을, LG유플러스도 적자에서 흑자로 반전하면서 500억 원 안팎을 각각 법인세 비용으로 부담하게 됐다.

반면 2012회계연도에 1조∼3조원대 세전이익으로 수천억원대의 법인세 비용을 기록한 삼성SDI와 KT는 지난해엔 적자로 반전해 거꾸로 법인세를 환급받는 상황이 됐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세전이익이 4천 938억 원으로 전년보다 65.6% 감소해 법인세 비용도 3천 248억 원에서 421억 원으로 급감했다. LG화학, 삼성엔지니어링, 대한항공, 대림산업, 현대제철 등도 세전이익 감소로 법인세 비용이 대폭 줄어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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