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경영 우려 목소리 벌써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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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KT 황창규 회장


[투데이코리아=박대호 기자] 모 그룹 출신의 황창규 케이티(KT) 회장이 ‘친정’ 기업 출신들을 잇따라 핵심 임원으로 영입하며 이너서클을 공고히 다지고 있는 것이 2일 한겨레 취재 결과 밝혀졌다.

한겨레에 따르면 황 회장은 여직원에 대한 부적절한 행위로 징계까지 받았던 전 기업 임원에게 윤리경영실의 핵심 직책을 맡겼다. 이외에도 그룹 출신 인사를 KT에 잇따라 영입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황 회장은 지난달 해당 그룹 임원 출신의 ㄱ씨를 윤리경영실 핵심 임원으로 영입했다. ㄱ씨는 그룹에서 감사 및 경영진단 일을 오래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황 회장의 윤리경영 강화 방침과 위배되는 조치였던 것으로 풀이된다.

ㄱ 씨가 모 그룹 임원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6월 여직원들에 대한 부적절한 행위를 해 '주의 경고' 징계까지 받았기 때문이다. 당시 그는 부장들과 회식한 뒤 사무실로 들어와 늦게까지 일하고 있던 직원들의 어깨를 두드리고 포옹까지 했다.

일부 여직원이 너무 과했다고 판단해 문제 제기를 하자, 해당 그룹은 사실조사를 거쳐 ㄱ씨에게 주의 경고 처분을 했다. 이후 그는 지난해 연말 인사에서 실적 부진 책임까지 겹쳐 경질됐고, 지난달 KT로 영입됐다.

KT 쪽은 “영입 때는 몰랐다. 나중에 뒷얘기로 들려 그룹 쪽에 문의했더니 부적절하긴 했지만 크게 문제삼을 만한 사안은 아니라고 했으며, 특히 케이티 윤리경영실에 꼭 필요한 외부 전문가라고 (판단해) 그냥 넘기기로 했었다”고 설명했다.

KT 새노조의 이해관 대변인은 “황 회장이 윤리경영실에 자기 사람들 심기 위해 무리수를 뒀던 것 같다”고 말했다.

<한겨레> 취재가 시작되자 ㄱ씨는 “회사에 부담을 주기 싫다”며 이날 전격 사표를 제출했다.

하지만 황 회장의 무검증 그룹 출신 영입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황 회장이 취임 뒤 영입한 그룹 출신 측근들은 여럿이다. 이미 KT의 재무관리, 핵심 계열사, 구조조정 담당 등 핵심 요직을 황 회장의 측근이 차지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또한, 케이티 내부에서는 황 회장의 경영능력을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특히 회장 말이면 문제가 있어도 실무자들이 토조차 달지 못하는 ‘황제경영’이 황 회장 체제에서도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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