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코리아=강정욱 기자] 최근 베트남에서 대규모 시위가 발생해 유혈 사태도 벌어지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역만리 떨어진 타국의 일이지만 우리는 이 문제에 좀 더 집중할 필요가 있다.

베트남 유혈 시위의 원인이 우리의 친한 이웃인 중국과 관련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중국과 베트남은 앙숙관계다. 베트남은 1979년에 이미 중국과 한차례 전쟁을 치룬 사이다. 이런 과거사 탓인지 십년동안 축적되어 온 반중감정이 최근 남중국해 원유시추와 국경분쟁 등으로 재점화됐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최근의 분위기도 좋지 않다.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베트남의 반발에도 원유시추를 강행하면서 갈등의 골이 더 깊어졌다. 남중국해를 둘러싸고 양국이 벌이는 영토분쟁도 또다른 발화 요인이다.

다행히 베트남 경찰 당국이 강경 진압에 나선 이후 시위가 급속히 진압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져 국내에서는 낙관적으로 보고 있지만 이와는 다르게 생각하는 현지 교민들도 있다.

한 현지교민은 "당국의 개입으로 (시위가) 잦아들고 있다." 라면서도 "여러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처하고 있다." 라고 말했다.

이번 시위가 단발성에 그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남중국해 영토 배분에서 나타난 극도의 불평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남중국해 영유권 현황을 보면 베트남이 불만을 가질 소지가 높다. 베트남의 근해를 제외하면 모두 중국의 영향권이다.

베트남의 반중정서 확산에도 중국이 영토분쟁에서 발을 뺄 가능성도 낮다. 이 지역에서의 해상을 점유하면서 통해 핵심 자원 장악, 자원 물류권 장악, 군사적 요충지 확보를 하는 중국의 복잡한 셈법이 작용한 탓이다.

일부 외신에서는 이미 중월전쟁 재발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더 주목해야 하는 것은 중국이 베트남을 제외하고도 많은 나라과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러시아 일간지 프라브다에 따르면 중국은 미얀마·라오스·인도·베트남·네팔·부탄·태국·말레이시아·싱가포르·일본·필리핀·대만 등과 영토 분쟁을 벌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일본과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분쟁이 있고 이번에 반중시위가 벌어진 베트남에서는 영어명 스프래틀리 제도를 둘러싸고 갈등을 벌이고 있다.

우리와도 마찬가지다. 중국은 우리의 관할권인 서해의 배타적 경제 수역과 이어도 관할권을 놓고 마찰을 빚고 있다.

중국은 사막지역 국가와의 관계도 불편하다. 키르기스스탄·몽골·아프가니스탄 등과 국경을 둘러싼 갈등을 겪고 있다. 대국인 러시아와도 바이칼호 인근부터 오호츠크 해 인근에서 충돌하고 있는 형국이다.

이것이 바로 중국의 이면이다. 우리와 최고의 무역 파트너인 중국이 사실 국제사회에서 사고뭉치인 것이다.

물론 이런 상황만 보고 우리가 중국과 당장 소원해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중국과 친교를 강화하면서 얻는 이득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대중국 무역에서의 이익이 수출경제로 거시경제를 지탱하는 우리의 근간이 되고 있으며 요우커라 불리는 중국인 관광객들의 급증으로 관광산업도 수혜를 입고 있다.

이 상황에서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중국과 협력하면서 얻는 이득은 모두 취하돼 국제사회에서 분쟁을 일삼고 있는 그들의 어두운 단면도 놓치지 않고 파악해 언제든 급변할 수 있는 국제 사회에서 균형을 유지하는 자세가 아닐까?

저작권자 © 투데이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