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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PC그룹 허영인 회장

[투데이코리아=김동일 기자] 국내 대표적인 식품 전문기업인 SPC그룹. 최근 지역마다 가격이 달라 논란이 일었던 파립게트 등을 거느리고 있는 ‘프랜차이즈 공룡’인 SPC그룹이 자사 회장가(家)가 대부분의 지분을 소유한 일부기업에 일감을 몰아줘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일감 몰아주기는 박근혜 정부가 출범 초기부터 엄단하겠다고 강조해온 대표적인 경제민주화 저해 행위. 이에 정부는 재계 총수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 행위에 대해 대대적인 제재를 내리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이 같은 상황에 SPC그룹이 회장 일가가 지분을 소유한 특정기업에 일감 몰아주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SPC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대상으로 지목된 기업은 호남샤니와 성일화학이다.

호남샤니는 허영인 회장 외 특수관계인이 지분 61.6%를 소유하고 있다. 호남샤니의 매출액은 2009년 264억에서 꾸준히 증가, 275억(2010년), 317억(2011년), 436억(2012년), 560억(2013년)을 기록했다.

매출액이 증가했지만 99%이상이 내부거래다. 내부거래 매출은 2009년 254억원에서 273억(2010년), 315억(2011년), 433억(2012년), 557억(2013년)원이었다.

지난 2009년 12월 법정관리 중 ‘파리크라상컨소시엄’과 M&A를 체결하며 SPC그룹으로 편입된 성일화학의 내부거래 비중도 매출의 상당액을 차지했다. 합성수지 제조와 그라비아 인쇄를 주요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는 성일화학은 허영인 회장이 3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파리크라상이 50%, 샤니가 20%를 소유하고 있다.

성일화학의 매출액은 2010년 328억원에서 2013년에는 461억으로 증가했는데 내부거래 액수 역시 2010년 150억원에서 2013년 212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이는 성일화학 전체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SPC그룹의 일감몰아주기 문제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SPC그룹이 연간 60억원에 달하는 신용카드 결제 업무를 사주 아들이 대주주로 있는 계열사에 몰아줬다는 지적이 나와 눈총을 산 바 있다.

당시, SPC 계열 밴사인 SPC네트웍스는 2009년부터 파리바게트 등 SPC그룹 계열 가맹점의 약 80%에 신용카드 단말기를 공급하고 결제시스템을 거의 독점적으로 관리했다. SPC네트웍스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 일가가 지분의 60%를 보유한 비상장사로 허 회장과 그의 아들 허진수, 허희수 SPC그룹 상무가 지분의 20%씩을 보유 중이며 나머지 40%는 실질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파리크라상이 소유하고 있다.

이처럼 SPC그룹의 일감몰아주기와 발맞춰 허영인 회장 일가의 높은 배당금도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SPC그룹 소속 파리크라상은 허영인 회장 등 일가족 4명에게 총 82억원을 배당했다.

뿐만 아니라 허 회장 등이 대주주로 있는 비알코리아 역시 74억원을 배당, 총수일가에 대한 배당규모는 최소 150억원 이상이 된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심혈을 기울여 단속하고 있는 와중에 드러난 SPC그룹의 내부 일감몰아주기는 정부의 방침에 어긋나는 행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즉, 정부 방침에 대해 정면으로 반기를 든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게다가 SPC그룹의 일감몰아주기와 맞물려 회장 일가에 대한 고배당을 두고 일감 몰아주기로 늘어난 이익이 결국 회장 일가에게 몰리는 것 아니냐는 의혹마저 나오고 있다.

한편, SPC그룹 파리크라상 정태수 대표이사 겸 그룹 대외협력실장이 실적부진 등의 책임을 지고, 취임 1년3개월 만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났다. 정 대표는 지난해 3월 파리크라상 대표이사로 선임됐지만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정 대표가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난 것을 사실상의 경질로 보고 있다.

오너인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최근 정 대표를 불러 SK텔레콤과의 제휴 중지에 따른 매출 하락과 동반성장위원회 적합업종 선정에 따른 출점 중단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것을 두고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허 회장은 지난 1월 빵 값을 올렸음에도 목표 대비 매출이 80% 수준에 불과하고,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로 한류 붐을 일으킨 전지현 씨를 전속모델로 기용했음에도 매출 효과가 미미한 것 등에 대해서도 진노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대표가 고문으로 물러남에 따라 후임은 권인태 파리크라상 부사장이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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