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영록 행장·이건호 행장·김재열 KB금융 전무 등 고위층 징계 불가피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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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금융 임영록 회장

[투데이코리아=박대호 기자] 금융감독원이 KB국민은행의 유닉스 기반 주 전산시스템 교체과정에서 관련 보고서들이 조작되는 등의 문제가 있었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잠정 유보돼 있던 국민은행 전산시스템 교체 작업은 원점에서 재검토됨에 따라 국민은행 고위층에 대한 징계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국민은행 전산시스템 교체에 대한 특별검사를 통해 경영보고서 내용의 조작 사실을 적발하고 임영록 KB금융지주 회장과 이건호 행장에게 각각 중징계를 통보했다. 최고정보책임자인 김재열 KB금융 전무도 중징계를 통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중징계 결정에 대해 "경영결정과정에서의 내부통제 미흡 등 복합적인 문제가 작용했다"고 말했다.

임 회장의 경우 이 행장과 정병기 KB국민은행 감사가 지적했던 문제를 묵살한 데 따른 책임으로 징계가 내려졌다. 이 행장과 정 감사는 이사회가 열리기 전 경영보고서에 문제가 있다며 감사위원회를 열어 시스템 교체를 재검토 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임 회장과 국민은행 이사회는 감사위원회 조차 열지 않고서 이 행장의 문제제기를 묵살했다. 결국 이 행장과 정 감사는 금감원에 자체 검사를 요청했고, 그 결과 보고서 조작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이 행장의 경우 IBM 메인프레임을 유닉스 플랫폼으로 교체하는 일련의 과정을 줄곧 추진해 오면서 이전에는 이런 과실을 발견하지 못했다는 책임에 따라 징계가 내려졌다.

다만 기존 메인프레임을 유닉스체계로 바꾸는 과정에서의 가격 조작과 리베이트 의혹에 대해서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결론났다. 또 유닉스 시스템 자체에도 문제점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가격 부분은 이미 정해져 있던 부분이고, 결국 채택하느냐의 문제였다"며 "어느 시스템에나 장단점이 있을 수 있지만 유닉스는 다른 회사에서도 사용하고 있는 시스템으로 크게 문제 될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KB금융과 국민은행 측은 보고서가 임의로 조작되지도 않았으며 부하직원의 관리책임을 물어 임 회장과 이 행장을 중징계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KB금융과 국민은행은 제재심의위에서도 이같은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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